[ history ] in KIDS 글 쓴 이(By): 구르미 (구르미) 날 짜 (Date): 2004년 6월 6일 일요일 오전 05시 04분 13초 제 목(Title): Re: [펌/한겨레] 김구 >하지만 스페인군이 이라크에서 비슷한 행위를 저질렀지에 대한 >보고는 아직까지 알지못합니다. 이라크 파병 자체로 전쟁범죄라고 생각하지만 >테러리즘에 해당하는 범죄와는 다르다고 봅니다. 구르미님, 아랍 테러리스트들은 현지인들과 자연스레 어울리면서 위협을 주지 않는 점령군 밑에서 살기 위해 테러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테러의 최종목표는 점령군을 몰아내는 것입니다. 그리고 폭탄 한방이 그것을 실현 시켰습니다. 스페인군이 얼마나 착하게(?) 주둔했는가는 테러리스트 들에게 고려될 사항이 아닙니다. ------ 테러리스트들은 이라크민중의 지지를 받고 있지 않은 극단주의자들기 때문에 스페인군들이 얼마다 착하게 주둔했는가가 고려되지 않은거죠. 이라크 민중의 최종목표는 점령군을 몰아내는 것 이상이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마드리드 열차테러는 과격모험주의자들의 망동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과격모험주의자들이 목표를 달성하고 최고의 효율을 냈습니다. 폭탄 한방으로 목적 달성. 지금 이 논쟁의 좌파분들이 테러를 반대하시는 이유는 효용성이 부족하단 것 아니었던가요. ----- 그동안 제가 쓴 댓글들을 일부만 읽으신게 아닌가 합니다. 효용성의 문제점에 대해 저는 "주체" 형성에 도움이 되는가를 가장 큰 기준의 하나로 제시했습니다. 스페인 민중이 201명의 무고한 시민의 목숨을 잃게 한 테러행위에 대해 스페인 군대의 이라크 철수를 주장한 사회당을 지지한 이유는 landau님이 동의한 "과격모험주의자"들이 이라크 민중의 지지를 받는 테러단체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열차테러가 일어난 당시 집권당이었던 보수적 민중당(PP)는 국민의 다수가 반대하는 이라크 파병을 감행함으로써 매우 인기가 낮았지만 스페인을 골치아프게 한 바스크 테러리스트 조직인 ETA에 대해 취한 단호한 조치들(조직원들과 지지자들의 대거 체포, 정치적으로 대변한 당의 불법화)은 광범한 지지를 받고 있었습니다. ETA가 저지를 대부분의 테러는 landau님이 한 때 제시한 예처럼 스페인의 정치적 지도자나 보안시설 등을 표적으로 한 것이었다고 합니다.(한번의 예외가 있긴 했지만) ETA는 여러차례에 걸쳐 열차테러와 무관함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집권당은 배후에 ETA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선거가 임박한 시점에 런던에 있는 이슬람계 신문사에 알카에다와 연관이 있는 그룹이 열차테러에 책임이 있다는 이메일을 보낸 것이 알려지고 열차테러의 생존자가 그 그룹의 한 인물을 목격했다고 사진대조를 통한 진술이 알려지면서 이번 테러가 집권당의 이라크파병에 의한 것임이 드러나게 된 것이죠. 알카에다가 사담 후세인과 연관성이 있다고 주장한 부쉬의 주장은 사실이 아님으로 드러났습니다. 알카에다가 이라크민중의 직접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으며 그들의 전략이 이라크민중의 그것과 일치하는 것도 아니라고 봅니다. >>>마드리드 폭탄테러범은 끝까지 잡아 처벌하겠다는게 현 집권사회당 정부의 >>>확고한 의지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의 독립 운동가들이 그 소식에 눈하나 깜짝했을까 싶습니다. >테러행위가 독립에 기여한 바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꼼꼼히 따져 봐야 합니다. 구르미 님께서 마드리드 폭탄 테러범들을 스페인 정부가 끝까지 잡겠다고 말했다 시길래, 저는 테러범들에겐 그런 공갈은 눈하나 깜짝할만큼의 영향도 미치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했던 것입니다. 테러의 효용성을 논하는데 상대편이 테러리스트들을 꼭 잡아서 처벌하겠다고 다짐했다는 이야기가 무슨 관계가 있습니까? ------ 테러범들에겐 이라크 민중의 안위와 미래에 대한 고려를 별로 하지 않았다고 봅니다. >모두 알다시피 한반도는 자력으로 독립하는데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좌파도 독립에 기여한 것 하나 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민족주의 계열의 테러만큼이나, 일제 치하의 좌익운동도 감옥에 끌려간 희생자들만 양산했지 해놓은 것 아무것도 없는 것 같은데요. ------ 여운형의 인공이 하늘에서 떨어진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레지스탕스운동은 제가 전에 열거한 "불가피성"의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한국의 독립운동이나 아랍의 알 카에다는 불가피한 것이 아니고 프랑스의 레지스탕스는 불가피하다고 말씀하시는 근거가 무엇이신가요? ---- 프랑스의 레지스탕스는 전쟁중 적의 군사적 요충지에 대한 타격, 연합군에 정보 전달, 연합군 특수부대의 작전 지원 등등으로 연합군의 승리에 많은 기여를 했습니다. 그랬기에 종전후 대중적 지지를 받는 사회당과 공산당이 가능했던 것이죠. 유럽의 많은 레지스탕스 세력이 2차세계대전이후 집권세력이 되었던 것은 미,소,영 등의 승전 열강들에게 그 공로를 인정받았던 것을 생각해야 한다고 봅니다. 더 나아가서는 베트남의 호치민이나 인도의 간디까지 포함시킬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묘하게 김구는 왜 연합군의 일원인 미국에게 테러리스트로서 아직까지 기억되고 있는지는 매우 흥미로운 질문이라고 봅니다. >알 카에다나 한국의 독립운동가들이 "조직된 다수의 민중"인가 아닌가는 >그들이 구사했던 주요한 전술이 무엇이었고 일반 대중을 조직하기 위한 어떠한 >노력을 기울였는가에 의해 평가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들의 노선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죠. 많은 민족주의자, 이슬람주의자들은 그들의 테러가 가장 효율적으로 민중을 자극시키고, 강대국들의 이해관계 사이에서 외면당하는 피압박자들의 문제를 극적으로 국제사회에 알릴 수 있는 방편이라고 생각합니다. (레닌이 비판한 부분이지요) 알 카에다나 한국의 임시정부가 이슬람 민중이나 한국의 민중을 조직화 하는데 관심이 없(었)다고 생각하시나요? 한국의 임정도 국내에 독립운동자금조달을 위한 조직을 꾸준히 시도하고 운용해 왔고, 알 카에다도 수천의 테러리스트 들을 모집하고 자금을 조달하는데 그것이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생각해 보십시요. 한국의 임정이나 아랍의 알 카에다는 대학생 몇명이 모여서 음모를 꾸몄던 레닌의 형보다는 훨씬 더 광범위하게 조직되고 민중에 기반한 집단입니다. ----------- 알카에다가 민중에 기반한 집단이라는 주장은 과장이라고 봅니다. 사우디 왕족의 지원을 받고 CIA의 훈련을 받은 오사마 빈라덴이 만들어낸 소수의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의 조직이라는 것이 더 정확하다고 봅니다. 러시아 공산당은 분명히 소수정예의 음모적 비밀조직이지만 한국의 임정이나 아랍의 알 카에다 보다 훨씬 광범위한 민중의 지지를 이끌어 내기 위해 오랫동안 꾸준히 조직활동을 벌였습니다. 테러라는 단기적으로 효과를 볼 수 있는 전술 대신에 조그마한 양보나마 하나하나 얻어내고 이를 통해 민중을 투쟁의 주체로 나설 수 있게 했던 것이죠. 소비에트는 원래 레닌이 의도해서 만들어진 권력기관이 아닙니다. 한국의 임정이나 알카에다가 민중을 조직화하기위한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봅니다. >영국의 저명한 역사가인 에릭 홉스봄은 그의 "극단의 시대"에서 게릴라전술을 >통해 혁명에 성공한 쿠바의 경험을 남미와 아프리카에 전파하려 했던 체 >게바라의 노력이 오히려 해당 지역의 운동의 발전을 저해하지는 않았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합니다. 마찬가지로 제정 러시아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민중의 조직화로 혁명을 성공 시킨 레닌과 그 추종자들의 경험이 각 지역의 특수성에 맞지 않는 일반화로 해당지역 운동의 발전을 저해한 예가 비일비재 하지요. ---- 그러한 예들을 일일이 열거하고 조목조목 비판했던 사람이 바로 레닌이었죠. >산디니스타는 여전히 합법적인 정당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브라질의 경우 노동자당이 선거를 통해 권력을 장악했죠.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테러리즘은 합법적이고 공개적인 대중운동이 잔혹한 폭력에 의해 억압 당할때 발생합니다. 합법적인 정당활동으로 권력을 장악한 정당들을 열거하셨는데 그들은 최소한 정치활동의 자유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셔야죠. 한국 임정의 테러활동이나 독립군의 게릴라 전은 3.1 운동이 수천명의 사상사를 내면서 파생된 것입니다. 알 카에다의 주 구성원들의 고국인 사우디 아라비아는 21세기에 상상하기 힘든 폭압적인 왕정국가입니다. 지금 아랍의 왕정들이 미국이 선전하는 것처럼 정치적 자유가 보장된 평온하고 민주적인 국가체제라고 생각하시는 것인가요? 사우디에서는 왕정을 부정하는 그 어떤 정치활동도 엄격히 금지되어 있고 반미 반왕정 정치활동은 유신시대의 남한이나 피노체트 치하의 칠레처럼 사우디 정보부의 가혹한 고문과 암살을 각오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정치활동과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는데 총질하는 바보는 별로 없습니다. 테러리즘은 테러를 할 수 밖에 없는 절박한 현실에서 발생하는 것입니다. 비폭력 민중운동이 수천명의 희생자를 내면서 실패하는 상황에서, 조직된 다수의 민중에 의한 합법적 정치활동을 논하는 것은 탁상공론에 불과합니다. ----- 장기적인 전망 속에서 제한적이나마 가능한 최대한의 양보를 얻어내려고 노력하고 이를 다수의 민중을 조직할 수 있도록 활용하기 위한 주체의 등장에 전력을 기울이자는 주장이 탁상공론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테러리즘은 테러를 할 수밖에 없는 절박한 현실에서 발생하는 것"이라는 주장은 저도 동의하지만 테러리즘을 옹호하기에는 매우 구차한 변명이라고 봅니다. 테러리즘을 비난하는 적들의 전략적 전술적 의도를 분쇄할 때는 그 이상의 반박논리가 필요하죠. 테러를 반대하는 이유중 하나가 이러한 논쟁속에서 저를 방어적인 상황으로 몰게 된다는 거죠. >빨치산의 전통을 자랑하는 북한 역시 테러리즘을 부정합니다. >북한 역사책에서 안중근, 윤봉길 등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알아보시기 바랍니다. 좌파가 집권한 북한에서 우파 민족주의 계열의 독립투쟁에 상대적으로 경시당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저도 들은 바 있습니다. 우파가 집권한 남한에서 좌파계열의 독립투쟁이 경시당하는 것과 대칭이겠죠. 앞서 레닌의 글을 올려주셨듯이, ML-스탈린 주의에 기반한 북한이 우파의 테러적인 민족주의 운동에 부정적인 것은 하나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레닌의 저작을 성전처럼 모시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만, 앞서 프랑스 사회주의 계열의 레지스탕스 들처럼 레닌-스탈린 주의를 신봉하지 않는 좌파도 많습니다. 저는 레닌이 탁월한 조직이론가이며 정치가라고 생각하지만, 그의 모든 이론이 옳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테러가 효용성이 없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레닌과 그를 따르는 당파의 의견일 뿐입니다. --------------- 제가 하고 싶었던 얘기중 하나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 장차 일국을 책임지게 될 정치적 주체를 형성하는 데 테러리스트 조직은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장애가 된다는 것입니다. 그게 누구의 의견이던 논리적인 반박을 기대합니다. ====== 요즘 남한에 동남아 인력이 많이 수입되어 저임금 노동력을 보충하고 있는데 현 우파정권은 그들에 대한 기본적인 인권조차 보장해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라크 파병이 실현된다면 이슬람 종교인들에 대한 감시는 더 심해질 것이고 이들에 대한 대우는 더욱 열악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테러가 일어나기 좋은 조건이 늘어나는 것이죠. landau님은 남한에 테러가 일어나 많은 시민들이 목숨을 잃는다면 그리고 그로인해 파병이 철회 또는 철수할 _가_능_성_이 있다면 테러단체의 행위를 지지 또는 테러행위를 조직할 생각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