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istory ] in KIDS 글 쓴 이(By): chopin (** 쇼팽 **) 날 짜 (Date): 2004년 1월 11일 일요일 오후 09시 43분 46초 제 목(Title): Re: [질문] 무신정권이 왕조가 못된 이유? 제 경우에는 일반적인 정권교체과정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무신정변처럼 그냥 겉으로 보기에는 이해가 잘 안가는 정권교체과정이 굉장히 많더군요. 그런데 교과서의 역사에서는 그것을 거론하는 것 자체를 금기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래도 일반인들이 쿠테타의 세세한 과정을 이해하는 것은 국가차원에서 바라는 일은 아닐 겁니다. 그런데 저는 오히려 더욱 궁금해지더군요 얼마전에는 원나라에 끝까지 대항한 삼벌초의 난에 대한 역사스페셜 프로그램을 봤는데 거기에도 허수아비 왕이 나오더군요. 삼벌초도 왕족 한명을 허수아비 (?) 왕으로 내세워 스스로 고려의 정통정부로 내세웠습니다. 그런데 이 허수아비 왕이 세워지는 역학관계를 잘 살펴보면 그거도 그리 간단한 것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경우마다 굉장히 다양한 케이스가 있더군요 실권을 이미 장악한 사람이 정변을 일으키면 기존의 왕을 제거하기보다는 허수아비로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서서히 몰아내고 자신이 왕으로 올라설 분위기 조성을 합니다. 그리고 허수아비 왕이 스스로 네가 제발 왕이 되달라고 부탁을 해서 어쩔 수 없이 실권자가 왕에 오른다는 스토리로 새왕조가 탄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조가 황제자리에 오를때의 스토리, 그리고 가까이 전두환이 정권을 잡았던때도 비슷했습니다. 실권이 약한 사람이 정변을 일으킬 때에는 또다른 왕족을 허수아비왕으로 내세웁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허수아비왕은 어느정도 실권을 갖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실권자와 자신이 사실상 공생관계가 되기 때문입니다. 정변을 일으키려는 자는 적당한 왕의 친족을 찾아가 왕으로 모시겠다고 떠받들고 속으로는 실권만 잡으면 밀어내겠다고 생각을 하게 되고 그 왕의 친족은 당연히 내가 왕이 되야한다라고 생각을 해서 정변에 참여하지만 속으로는 왕에 오르기만 하면 완전한 실권을 쥐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결국 실권자와 허수아비왕은 서로 동상이몽을 하는 공생관계가 되는 셈입니다. 정변에 성공하기 전까지는 열심히 협력하지만, 일단 정변이 성공한 후에는 실권자와 허수아비 왕사이에 권력다툼이 일어납니다. 여기에서 실권자가 완전히 승리하면 서서히 새로운 왕조의 탄생으로 가게되고 허수아비 왕이 승리하면 작은 정변정도로 끝맺게 되는 셈입니다. 무신정변도 그때의 상황에 따라서 그런 방법이 최선이었다고 봐야 할겁니다. 아무리 하려고 해도 허수아비왕을 세우는게 최선일 수밖에 없는 상황은 많습니다. 무신들이라 생각이 모잘라서 새 왕조를 세우지 못했다고 보는 것 보다는 그때 상황에서 나름대로의 최선이었을 것이라고 보는데 더 무게가 갑니다. __ 쇼팽 http://brainew.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