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istory ] in KIDS 글 쓴 이(By): clone (한시적좌파) 날 짜 (Date): 2003년 3월 9일 일요일 오후 10시 02분 57초 제 목(Title): Re: Q] 이병도 글쎄요... 이병도의 잘못이라면 실증사학을 모토로 내걸었으면서도 스스로 실증을 포기한 점이 크지 않을까 합니다. 일전에 동아일보에서 한국사 특집을 한 적이 있는데 거기서 나오는 일화는 기가 막히다 못해 정신이 나갈 지경이었습니다. 중원 고구려비의 연대 비정에 관한 일화인데, 학자들 사이에서도 이론이 분분하고 도무지 결론이 안나고 있었더랩니다. 그런데 어느날 이병도가 "연대는 XXX년이다." (정확한 숫자는 기억 안남...) 라고 아주 확정을 하더랍니다. 근거가 뭐냐니까 "침식도 잊고 그것만 생각하니까 꿈에 신령이 나와서 계시해 주더라." 라고 하더군요. 웃기지도 않는 것은 다른 학자란 놈들이 (학자라고 불러주기도 민망함) 그런 헛소리를 그대로 정설로 만들어 버렸다는 거죠. 다른데 나온 것도 아니고 진단학회보에 나온 이야기이니 (몇호인지는...) 반대세력에 의해 왜곡된 이야기도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한국 사학의 최대 원흉으로 이병도를 꼽는 것도 전혀 무리가 아니죠. 아무리 업적이 많다 하더라도 자신이 내세운 학문의 기본적인 원칙을 스스로 깨는 그런 사람이 학계의 권위자로 자리 잡을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 " 날지 않는 돼지는 그냥 돼지일 뿐 " - Porco Rosso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