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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istory ] in KIDS
글 쓴 이(By): artistry (김 태하 )
날 짜 (Date): 2002년 5월 19일 일요일 오후 07시 13분 49초
제 목(Title): 김은형/ 나의이혼을 숨기지 말라 


[ 특별기획 ]  2002년05월15일 제409호   
 

나의 이혼을 숨기지 말라

아이에게 털어놓기 미루다가는 더 큰 배신감 줄 수도… 비양육 부모와의 만남도 
매우 중요 

“어버이날 전날에 왠지 우울한 얼굴로 유치원을 나서는 한별(가명)이한테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오늘 뭐 만들었어’ 하더군요. 집에 오자마자 여느 때처럼 
가방을 열고는 카네이션을 꺼내더군요. 두개를. ‘엄마 옷에, 아침에 달아.’ 
‘다른 하나는 누구 줄건데? 이따 할머니랑 할아버지 갖다줄까?’ ‘음, 아빤 
없으니깐. 그래도 아빠 줘야 돼.’ 한참을 머뭇거리다가도 아빨 챙기더군요. 
맘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습니다.” (다음카페 ‘한부모 가족이야기’에 
올라온 글) 


한부모 가정 비율 10% 넘어 



 
사진/ 지난 3월 열린 한부모 가족 자기 개발을 위한 창작교실. 이제 한부모 
가정은 더 이상 소수의 ‘결손’가정이 아니라 가족형태의 새로운 흐름이다. 


‘이혼 뒤 하나밖에 없는 6살짜리 남자아이를 엄마인 제가 키우고 있습니다. 
이혼하기까지 부모의 다툼·불화 등을 보면서, 아이가 점점 어두워졌고, 눈에도 
슬픔이 가득했어요.저도 힘들었기에 아이의 그런 심리상태까지 챙기지를 
못하다가, 이젠 기쁘고 행복하게 생활하려고 노력합니다. 아이도 점점 
좋아지고요. 그런데 헤어져 있는 아빠에 대한 그리움을 가끔 내보입니다. 
아빠가 원하면 만나게 해주었는데, 만나고 오면 다시 침울해지모더군요. 아빠를 
만나는 게 아이에게 도움이 되는 걸까요?’(디볼스넷 한부모가정지원클리닉에 
올라온 글) 

2000년 인구센서스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가구 가운데 이혼이나 사별로 
부모 중 한쪽이 자녀를 키우는 ‘한부모’ 가정 비율은 9.4%. 이혼율 증가 
속도를 감안하면 2002년 현재의 비율은 10%를 넘는다. 이제 한부모 가정은 더 
이상 소수의 ‘결손’가정이 아니라 가족형태의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이를 키우는 상당수의 한부모들은 여전히 양육비 문제와 
주변의 곱지 않은 눈초리라는 이중의 고통을 겪고 있다. 특히 환경변화에 
상처받기 쉬운, 취학 전이나 10대 초반의 아이를 둔 반수 이상의 
이혼부모들에게 자녀 양육문제는 큰 고민거리다. 여러 한부모 관련 사이트에 
가장 많이 올라오는 글 가운데 하나도 아직 어린아이에게 ‘어떻게 이해시킬 
것인가’ 하는 고민이다. 

6년간의 별거생활 끝에 얼마 전 서류를 정리한 직장인 유민영(가명·36)씨도 
지난해까지는 아들 슬기(가명·8)가 아빠를 찾을 때마다 “아빠, 외국에 출장 
갔어”라고 얼버무리곤 했다. 그러나 지뢰는 도처에 있었다. “아이와 함께 
친구를 만나기 위해 지하철을 타고 가는데 앞에 앉은 할머니가 아이한테 왜 
아빠는 빼놓고 엄마랑만 놀러가냐고 물으시는 거예요. 무심코 한 말이겠지만 
저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더군요.” 친구를 기다리면서 유씨는 아이에게 엄마, 
아빠가 헤어진 사실을 털어놓았다. 대화는 일주일 이상 이어졌다. 아이는 
받아들이는 것 같다가도 어느 순간 몹시 서운해했고, 아빠와 같이 살자고 떼를 
쓰기도 했다. “아이가 힘들어할 때 꾸짖기보다는 ‘많이 속상하지? 
미안해’라고 말하면서 안아주곤 했어요. 다만 엄마, 아빠가 슬기를 많이 
사랑하지만 같이 살기는 힘들 거라는 사실을 확실히 해뒀지요.” 

보통 이혼하는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충격이나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사실을 
털어놓기를 꺼리거나 미룬다. 그러나 한부모 가정상담을 하고 있는 협성대학교 
성정현 교수(사회복지학)는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의 수준으로 
차분하게 변화될 환경을 이야기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고 
이야기한다. 이혼 전부터 부모의 다툼 등에 노출된 아이들은 이미 위협감을 
느낄 수밖에 없고, 이야기하지 않으면 유기에 대한 두려움이 극도에 달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나이가 어린아이일수록 더욱 심하다. 또 나중에 다른 
사람에게서 그 사실을 듣게 되면 배신감을 느끼고, 자신이 가족에게 중요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게 된다. 다만 “더 이상 부모가 같이 살지 못하는 것을 
설명하되 아이의 잘못이 아님을 분명히 하고 부모는 여전히 아이를 보호해줄 
것이라는 신뢰를 주어야 한다”고 덧붙이다. 

유씨가 어린아이에게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었던 것은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컸다. 그는 이혼을 결심하고 괴로워하다가 98년 여성민우회의 한부모 교실을 
찾았다. 상담하는 전문가의 친절한 상담도 고마웠지만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같은 처지의 ‘동료’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이다. “처음에는 한부모라는 
사실이 노출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많았어요.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을 
만나 개인적인 이야기도 하고 정보도 주고받으면서 자신감을 회복했어요.” 


헤어져도 공동 육아부담을 져라 


이혼 뒤 부모와 자녀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문제 가운데 하나는 비양육 부모와의 
만남이다. 감정이 상할 대로 상한 상태에서 헤어진 부부들은 서로 연락이 
닿기도 꺼리고 아이가 혼란스러워할까 우려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부모는 
헤어졌지만 아이에게는 여전히 엄마, 아빠이기에 반드시 공동의 육아부담을 질 
것”을 충고한다. 상대방이 폭력적이었거나 아이에게 큰 상처나 공포를 주지 
않은 이상 비양육 부모가 아이를 만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3년 전 이혼한 
김정현(33)씨는 이혼할 때 면접교섭권(비양육 부모가 아이를 만날 수 있는 
권리)에 대한 합의서를 공증까지 받았다. 양육권 다툼을 할 정도로 두 사람 
모두 아이에 대한 집착이 강한 이유도 있었지만 아이에게는 엄마, 아빠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였다. “처음에는 상대방의 얼굴도 보기 싫으니 약속을 
지키기가 힘들었지요. 그런데 1년 정도 지나면서 마음 속에 쌓여 있던 상대방에 
대한 분노와 미움이 잦아드는 걸 느꼈어요. 아이를 위해 참고 시작한 일이 
오히려 제 생활을 회복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성정현 교수는 
면접교섭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다면 “아이가 아빠나 엄마와 만나는 것을 
조부모나 다른 가족에게도 알리고 협조를 구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예를 
들면 남성이 자녀를 양육할 경우 주로 아이를 키우는 조부모가 “엄마가 나쁜 
사람이라 이혼했다”는 식으로 이야기할 경우 부모에 대한 불신감이 싹틀 뿐 
아니라 이성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헤어진 부모를 만나는 아이들은 반수에 이르지 
않는다. 아이를 양육하는 편이 원하더라도 헤어진 상대방이 아이한테 무관심한 
가정도 적지 않다. 97년부터 한국여성민우회에서 한부모교실을 운영해온 가족과 
성상담소의 유경희 소장은 “상대방의 비협조로 아이가 한쪽 부모와 관계를 
유지하기 힘든 경우는 아빠(엄마)역할을 아빠(엄마)가 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아이 주변에 역할 모델을 배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권유한다. 예를 
들면 아빠의 빈 자리를 삼촌이나 친한 친구에게 도움을 받아 채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구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최지영(가명·37)씨는 사실상 
이혼상태면서 아이를 전혀 돌보지 않는 아빠를 대신해 가까이 사는 남동생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삼촌과 함께 목욕을 가거나, 레슬링하면서 놀기를 좋아하는 
진우(가명·9)는 엄마의 우려와 달리 극성스런 남자 친구들과도 스스럼없이 잘 
어울린다. 

유 소장은 한부모의 자녀교육에서 전제되어야 할 첫번째 조건은 “나 스스로가 
즐겁게 인생을 살고, 여유를 가지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아이를 잘 키우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더라도 분노나 불안에 시달리면 결국 아이를 대하는 태도에서 
드러나게 마련이며 아이에 대한 사랑이라도 자신에 대한 사랑에 앞설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유씨는 “아이와 자신의 안정을 찾기 위해 상담소나 친척, 교사 
등의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기를 꺼리지 말기”를 충고한다. 주변 도움 없이 
혼자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다는 고집은 스트레스만 가중시키거나 아이에 대한 
과도한 집착에 이를 수 있다. <아이를 키우는 데는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는 
어느 책의 제목처럼 한부모이든 두부모이든 아이들은 주변의 관심과 사랑으로 
크기 때문이다. 



한부모 자녀양육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 

한국여성민우회 가족과 성상담소:hanbumo.womenlink.or.kr
한부모 모임 사이트:www.happydate.org
디볼스넷:www.divorcenet.co.kr
쏠로닷컴:www.ssolo.com 


이혼과 양육문제에 대한 법률문제를 상담할 수 있는 곳 

여성법률상담센터:www.womenlaw.co.kr
한국가정법률사무소:www.lawhome.or.kr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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