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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istory ] in KIDS
글 쓴 이(By): parkeb (parkeb)
날 짜 (Date): 2001년 8월  8일 수요일 오후 11시 57분 19초
제 목(Title): Re: 중국과 조선과의 관계에 관한 질문


조선의 대 중국관계를 보기 위한 선례로 저는 고려시대를 먼저 보실 것을
권해봅니다. 우선 고려는 통일 직후 송에게 사신을 보내고, 송에게 사대를 
합니다만, 고려는 송과의 사대에서 조선과 중기나 후기와 같이 왕세자 
책봉되었으니, 윤허해달라는 헛지랄은 안합니다. 단지 상국으로 모시고, 
무역을 원활히 하는 정도입니다. 이건 거란이 요나라로, 여진이 금나라로 
되어도 매한가지입니다. 오히려 이때는 강대국이 둘이기 때문에 그저 
사대만 취하고 끝난다고 봐야죠.

제가 보기에 이런 사대는 신라에서 부터 나온 것으로 봐야합니다. 신라가 
대당전쟁에서 몇번의 승리를 했지만, 자고로 큰나라와 작은나라가 붙어서 
장기전으로 가면 당근 큰나라가 유리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신라는 대당전쟁의
수행과 함께, 문무왕의 동생인 김법문을 통한 당의 회유에도 힘씁니다. 뭐 
아시다시피 거기에서 사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고 봐야지요. 그러나 
신라도 그 이후 북쪽에 발해가 있었기 때문에 중국과 별로 맞붙을 일이 
없으니 그저 사대의 예를 취하면 그만이었고, 그 뒤를 이은 고려도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매한가지였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외교 관계에 있어서 가장 큰 변화로 우선 원을 꼽고 싶습니다. 
즉 원의 지배를 받아들였다는 것에서 사대의 예는 예전과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각종 물품을 공출하고, 왕은 원의 공주와 결혼하는 등.. 그러나 이것은 
강압적인 지배였기 때문에 공민왕의 개혁과 더불어 이런 것이 혁파되기 
시작합니다.

이럴때 또 다시 중요한 변화가 나오는데 그게 주자학의 수입입니다. 주자학이
단순히 유교의 일파로써 철학에 가까웠다는 것이 문제가 아닙니다. 이 주자학과 
더불어 소위 대의명분론과 중화주의가 들어온다는겁니다. 대의명분이야 뭐 
그럴 수 있다 치는데, 중화주의란 중국이 주인이고 나머지 민족은 중국에 
복속해야만 한다는, 그당시 송과는 거꾸로의 관계를 주자학을 집대성한 주희나
많은 남송의 학자들이 생각했다는 겁니다. 이것이 려말의 신진사대부가 
수용하면서 그들의 정신세계를 지배하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이런 가운데 조선의 성립초기에는 명과의 관계를 그렇게 주종관계로 안봐도 
됩니다. 사실 이성계가 조선을 세우면서, 당연히 외교는 좋은게 좋은겁니다. 
고구려의 연개소문이 쿠데타를 일으킨 후 당나라와 초기에는 사이가 좋았던 
것과 매한가집니다. 다만, 원이 고려에게 했던 것은 명은 조선에게도 
요구합니다. 중화주의가 팽배한 시기에 원을 물리치고 한족의 나라를 
만들었으니, 
당연하겠지요. 조선도 처음에는 공녀라든지, 공물이라든지 이런 것을 보냅니다.
그러면서도 조선은 조선이란 나라에 대한 인정을 받으려고 하죠. 그런데 명은
인정을 안합니다. 그 가운데, 외교사신에 대한 사건이 발생하고, 조선은 
정도전의 주장하에 북벌을 생각하게 됩니다.

여기서 또다시 중요한 사건이 이방원의 쿠데타입니다. 결국 태종이 쿠데타를 
일으키면서 사대에 대한 예를 확립한다고 봅니다. 즉 부당한 방법으로 왕이 
되었으니, 당연히 알아서 기어서 인정을 받아서 내부를 안정화하는 것이지요.

자 그럼 조선 초기는 그렇다 하고.. 중기나 후기는?

중기에는 아시다시피 사림파가 대거 정계에 등장합니다. 그런데 사림파가 
무엇인가요? 이들은 주자학을 성전모시듯히 하는 사람들입니다. 고조선? 
고구려? 백제? 개소립니다. 이들에겐.. 그저 기자가 최고인 사람들입니다. 
왜? 중국에서 이 미개한 나라를 위해 왔다니깐.. 그것도 중국 역사책에 
나온다는데 그렇게 믿자 이겁니다. 이들이 중앙으로 완전히 진출한 이후에 
사대관계는 확고해집니다. 

그러다 또 중대한 사건이 하나 발생합니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입니다. 
이 두 사건을 계기로 이 바보 사림파집단은 중국은 은혜와 부모의 나라이며, 
이를 멸망시킨 청은 오랑캐라는 헛소리를 해대기 시작하고, 민중에게까지 
이러한
사상은 퍼집니다. 즉, 사림파가 사회를 완전히 장악한 이후 중국에 대한 
기형적인 생각을 갖게 되는겁니다. 중화주의는 기본이고, 우리는 그들에 
못지않는 소중화라는 생각을 한다는 것이지요. 따라서 사대는 알아서 잘 해야
한다는 겁니다.

후기는 이러한 생각들이 더욱 확고해집니다. 물론 실학자들중에서 이러한 
생각들에 대해 웃기는 소리말라는 분들도 많아졌습니다만, 그들이 중앙정계로 
진출해서 정권을 잡지 못했기 때문에, 큰 변화는 없었다고 보입니다.
(물론 이런 분들 덕에 역사를 제대로 볼 수 있는 시각을 갖게 된 것은 
큰 변화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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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이 제가 생각해본 조선과 중국의 사대관계에 대한 것입니다.
물론 식민지는 아닙니다. 식민지라면 총독이 있어야 겠지만, 조선은 분명
조선의 왕이 지배를 했습니다. 다만, 역사의식이 없던 넘들이 왕이 되고
그밑에 있는 소위 지배계층 역시 역사의식은 없고, 성리학이 왜 나왔는지는
알려고 안하고 오직 달달달 외워서 그게 금과옥조인양 여기던 넘들이다
보니 자기들 이익에 맞춰서 외교를 이용했고, 이게 시간이 가면 갈수록
변질된 것으로 생각합니다.

우리가 여기서 얻을 중요한 것은 역사의식입니다. 우리에 대한 생각을
해본다면, 아마도 우리의 이전의 역사에서 더 많이 배울 것입니다.

주한미군이나, 해방직후 정부의 성립에 있어 미국의 입김에 너무 신경쓸
필요가 없습니다. 결국 나라의 힘이 강해져야 하는 것이 정도라고 봅니다.
물론 그렇게 강해질 수 있겠는가와, 어떤것이 강한 것이냐가 논란거리가
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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