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istory ] in KIDS 글 쓴 이(By): hobbes (& calvin) 날 짜 (Date): 1996년02월27일(화) 13시49분52초 KST 제 목(Title): 흠흠...과연 학벌이란 ?? :-) 어제 쓰다가 말아서 지웠는데 시간이 좀 나니 토론을 하죠.. :-) 학벌이라.... 이것처럼 매력적인 말이 없습니다. 흔히 사회주의자들이 그러죠. [자본주의는 돈을 사람보다 우선 하기때문에 옳지 않다. 역시 우리 사회주의가 사람을 사람대접하는, 모든 사람에게 공동분배하는 좋은 제도이다.] 그런데, 문제는 누구나 다 특별대우, 좋은 음식, 사회적 특권, 많은 재산을 바라지만 모든사람에게 이것이 돌아 갈수 없다는 것이 역설이 됩니다. 중세에는 누구의 아들,딸이냐로 구별했죠. 귀족의 자식이냐 평민의 자식이냐로 모든 사회적 특권이 결정되었으니까 참 편했죠. 그런데 문제가 되는게 귀족의 수는 1%미만인데 나머지 99%이상의 평민이 1%를 위해 죽어나야 된다는 거죠.. 처음이야 무서워서 말을 들었지만 나중에는 참고 참았던 설움과 한이 폭발해서 그러한 분배 체제를 엎어버린것은 여러분도 잘 아실겁니다. 그 다음 등장한게 돈에 의한 사회특권 분배. (저는 이것도 훌륭한 자본주의의 정의라고 생각합니다.) 이것도 또한 문제가 많죠. 부모님이 돈이 많으면 자식도 따라서 돈이 많게 되니.. 그것에 비하면 학벌에 의한 사회특권 분배는 꽤나 진보된 것이죠. 타고난 능력에 의해서 대우를 받는다. 이 얼마나 좋은 의견입니까 ?? 그런데...... 그런데 말이죠. 여기서 또 다른 역설이 발생합니다. 옛날 우리 선조들은 [이 몽룡]과 같이 집안이 기울면 과거에 장원급제 딱 한번만 하면 집안이 살고, 사랑하는 사람도 구하고, 완전 운명이 바뀌는 제도에서 사셨습니다. 이 단 한번의 성공이 모든것을 뒤바꾸는 제도로 인해 정체의 늪을 헤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폐해가 상당했습니다. (어떤 분의 논문에서 발췌.... 쩝... 어떤 분인지는 기억이 안 나네요..) 그런 제도가 일제시대를 거쳐 사법고시라는 제도(다른 고시도 많으나 가장 강력한 시험)에 그대로 반영되어 많은 우수한 젊은 사람들이 그 단한번의 시험에 자신의 운명을 맡기고 있죠. 즉, 그 당시만 잘 넘겨서 합격이 되면 자신도 꿈에 그리던 [힘있는 자]에 속하게 되어 더 이상의 노력이 필요없는 거죠. 이게 바로 가장 큰 역설입니다. 그 위치까지 되기위한 모든 노력은 다 원점으로 되고 단지 눈에 띠는 잘못을 하지 않는 것만으로 자신의 자리가 유지된다면 누가 창의적이고 진취적으로 일하겠습니까? 어떤 신문의 사설에서 읽은 글에 [왜 각 국영기업체나 장차관들의 이임사에서 "큰 잘못없이 잘 보내서 다행으로 생각한다."는 말이 나오는지 모르겠다. 그거야 말로 보신주의의 직접적인 증거이다.]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즉, 한번 학벌을 타고 올라간 지위는 큰 잘못이 없는한 다른 사람이 하는대로 뇌물도 대충 받고, 받은 뇌물 잘 상납하고, 아랫 사람들에게도 좀 나눠주고, 사업도 그냥 그저그렇게... 즉 [관례]대로만 하면 문제 없어지는 것이 학벌중심사회의 큰 모순입니다. 이 [관례]라는 것 때문에 그 [힘있는 자들]의 사이에 끼지 못한 다른 방면으로의 인재들이 언제나 피해를 당한 것도 또한 사실입니다. 학벌 (Academic background)이 좋으면 좋겠지만 그것으로 인해 다른 다수가 중세처럼 또 피해를 본다면 이 제도는 또 다른 걸로 바뀌어야 되지 않겠습니까 ? 저는 개개인의 잘잘못을 따지는 게 아닙니다. 전 영국인이 프랑스인이나 독일인보다 훨씬 더 낫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체제(System)는 프랑스나 독일의 그것보다 더 효율적이었으므로 해가 지지 않는 영국을 세울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한두사람의 노력으로는 절대 될수 없는 거죠. 마찬가지로 현재 혜택을 누리고 있는 분들중 많은 수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폐쇄적이라 할지라도 저는 뭐라고 비판할수가 없습니다. 그건 인간으로서 당연한 일이고 나라도 그렇게 할 테니까요. 문제는 그런 우수한 인재를 자신만 알고 [관례]대로만 하면 무사하다는 무사안일주의에 빠지게 한 제도인 것입니다. [서울대 특별법][캠퍼스 통합]등등 많은 말이 오가고 있습니다. 찬반도 만만찮고 비판도 많죠. 저의 의견은 모두다 반대입니다. 홍익인간의 교육이념을 지향하지 않고 선택인간을 향하는 것이니까요. 하향 평준화는 안된다고 하는데 한 학교가 우리나라의 모든 학문을 이끌겠다고 나서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는 생각에서입니다. 특성을 살리자는 말은 그렇게 했지만 결국 하나의 폐쇄적인 사회안의 사회를 만들겠 다는 것으로 밖에는 들리지 않는군요. 누차 강조했다시피 그 개인개인을 비판하는것이 아니라 그 제도를 비난하는 것입니다. 왜 하향평준화를 걱정하는 걸까요 ? 영국의 Oxbridge와 미국의 Ivy league들이 문학, 법률, 과학, 공학, 예능등 모든 부분에서 세계 정상일까요 ? 아뇨... 제가 알기에는 의과대학중에서도 존스 홉킨스 이외에도 심장 이식에는 시카고 대학, 피부이식에는 다른 대학, 등등으로 각 분야의 선구자는 따로따로 이고 또 그 순위도 계속 변한다고 합니다. 서로간의 경쟁이 서로를 발전 시키는 거죠. 하나에다 돈을 억수로 퍼붓고 지원을 아끼지 않으면 발전 한다는 논리는 1960년대 양적인 팽창의 시대에 대재벌들을 위한 논리지 결코 21C를 바라보는 지금 학문의 선진국을 바라본다고 하면서 펼칠 수 있는 논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과연 학벌이 그렇게 나쁜 제도인가 ? 제 대답은 [아뇨]입니다. 그럼 좋은 것인가 ? 제 대답은 [글쎄요. 그럴수도 아닐수도 있죠.] 입니다. 저는 토론을 위해서 제 의견을 개진했습니다. 뭐 나머지야 여러분 각각의 의견이니 뭐 잘들 생각하시고 :-) 그럼..... 학벌과 재산, 인격과 능력이 조화된 사람을 위한 사회를 위해..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