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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istory ] in KIDS
글 쓴 이(By): artistry (김 태하 )
날 짜 (Date): 2001년 2월 27일 화요일 오후 01시 47분 50초
제 목(Title): Re: 퍼온글/ 도올강의, 진지한 논쟁이 안되


퍼온글입니다. 
출처: 창작과 비평 자유게시판 

작성자 : 조문현  조회수 : 242 , 줄수 : 90  
치매에 걸린 한겨레 신문  
며칠 전 한겨레 신문에 <도올 강의, 진지한 논쟁이 안되는 까닭>이라는 글이 
실렸었다.

글에 따르면 강의가 진행되는 동안 40대 주부가 도올 강의에 대해 <온갖 
비아냥으로 놀려대고 있고>,한 <영문학 교수는 "소인이 어떻게 성인을 논할 수 
있느냐"며 '도올 때리기'에 합류하고 있>는 난장판이 되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의아한 것은 40대 주부에 대한 그의 언급이다. 도대체 40대 주부가 
<비아냥>대는 것이 뭐 어쨌다는 것인가?

아마도 주부는 집안 살림만 하는 처지의 비전문가일텐데 그런 여자들까지 
도올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떠드는 걸로 봐서는 도올 강의가 뭔지 모르지만 
학자들의 참고로서의 가치보다 아녀자들의 별 볼일 없는 잡담 수준의 것으로, 
<진지한 논쟁>이 안되고 있다는 한 증표가 될 수 있으려니 생각했던 거 같다.

이런 입장의 근본에는 <무식한 여자> 혹은 <새끼들만 키우느라 세상에 대한 
안목은 아무것도 없는 옹졸한 아줌마>라거나 더나아가 <가족 이기주의로 
똘똘뭉친 얼굴 두꺼운 줌마들>이라는 식의 그 어떤 조소가 숨어 있는듯이 
여겨진다. 

하지만 <진지한 논쟁>과 <비전문가의 논쟁>은 엄격히 다른 틀거리다. 
<비전문가>라고 해도 <진지한 논쟁>이 될 수 있으며 반대로 전문가라고 해도 
잡담만 하다 끝나는 경우도 있다.

셰익스피어를 전공한 영문학자가 도올에 대해 논박하였기로 서니 이것이 
<진지한 논쟁이 안되는 것>이라고 이야기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일개 일간지의 기자가 전혀 개념적 정리가 안되어 있다.

주부라는 것도 하나의 직업이다. 이러한 직업인이 도올에 대해 <논쟁>을 
벌였다고 해도 다른 직업인 이를테면 교수나 건축가나 상공업자나 노동자의 
<논쟁>과 질적으로 다를 수는 없는 것이다.

아마도 이 주부라는 것의 '실체'는 얼마전 <노자를 웃긴 남자>라는 책을 쓴 
이경숙씨를 가리키는 것 같다. 

이 책을 읽어본 사람들은 아시겠지만 이 책은 적어도 지금까지 나온 그 어떤 
<노자 번역서> 보다 가장 노자의 본의에 충실한 서적이다. 노자가 세상에 
나온지 2500년 만에 이보다 더 정확한 노자 번역서는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이 책을 쓴 사람이 <주부>라고 해서 <진지한 논쟁>도 아니고 그저 
도올에 대한 <비아냥>만 했다는 식의 취급은 곤란하다. 적어도 객관적 사실을 
다루는 기자들이 이런 식으로 기사를 썼다면 이건 좀 심각하다. 게다가 
공정성에 다른 신문 보다 더 자긍심을 갖고 있는 한겨레 아닌가...

다음에 다른 귀절을 보면, <왜 이런 현상이 빚어질까>라는 자문에 뒤이어 
<여기에 대한 답은 실명을 밝히기를 거부한 서울 모대학 L 교수의 도올에 
대한평가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그는 도올과 그 강의에 대해 "논박할 만한 
가치가 있어야 비판할 게 아닌가"라면서 도올 강의에 대해 '개차반'이라는 단 
한마디로 잘라 말한다.>라는 친절한 인용구도 잊지않고 덧붙이고 있다. 

참 우습다. 이런 말투 곧, <누가 뭐라카더라>라는 투의 글을 인터넷 
자유게시판도 아닌 중앙 신문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내보내고 있다니...

게다가 이 모대학 교수라는 놈이 무얼 전공했는지 어느 대학인지 조차 밝히지 
않고 있다.

또한 이 말을 언제 어떤 시점에서 이야기 하고 있는지도 밝히지 않고 있다. 
기자와 인연이 있는 관계로 정답게 술마시다 사석에서 그냥 내뱉은 말인지 
교수들끼리 좌담회에서 이야기 한 것인지 아니면 심심해서 혼잣말로 한 것인지 
이도저도 아니면 자기가 도올 보다 더 낫다고 자랑하기 위해 허풍을 떤 
것인지...

6하 원칙은 고사하고 기자의 개인적 관점만을 위해 교수가 '이용'되고 있는 
느낌마저 든다.

기자의 말을 더 들어 보면, 도올은,

<한 마디로 강단에 있어서만큼은 도올은 학자 축에 들지도 못한다는 것이다. 
이른바 재야 동양철학자쯤으로 취급되고 있는 것이다. 이를 증명하듯 도올이 쓴 
글을 인용하는 학자는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이에 대해 다른 대학 철학과 K 
교수는 "인용할 만한 값어치가 있는 글이 있어야 인용하든 말든 할 게 
아닌가"라면서 "그러면 논문을 쓰는데 「여자란 무엇인가」를 인용하란 
말이냐"고 반문하고 있다.>

좀 황당하다. 지금까지 공자 강의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듯하더니 
갑자기 <인용> 문제가 끄집어 내진다. 곧, 학술 논문에 대한 문제를 끄집어 
들고 있는 것이다.

TV 속 도올 강의는 그 나름의 비평의 틀을 유지하면서 전개되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학술 논문>에 대한 비평도 그 학술적 관점과 논문 구성의 관점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그런데 이 헌겨레 신문의 기자는 이 둘을 짬뽕 시켜 도올을 
까고 있는 것이다.

제목 부터가 <도올 강의, 진지한 논쟁이 안되는 까닭>이었으면 내용도 TV 공자 
강의라는 부분에 대한 그 나름의 접근 방식을 통해 이뤄져야 할 것 아닌가? 
그런데 갑자기 <학술논문> 비평의 방식을 들고 나와 누군지 밝히지도 못하는 K 
교수의 입을 통해 <인용할만한 값어치>도 없는 글들이라며 도올을 비판한다. 

한마디로 우물가에서 숭늉찾는 격이다. 마치 <셰익스피어의 햄릿> 연기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코미디언 심형래를 까는 형국인 것이다.

물론 도올의 글이 인용이 안되는 것은 대체로 사실인 거 같다. 하지만 이것이 
과연 <도올>의 글이 형편 없어서 일까? 우스운 이야기같지만 한국 학자들은 
한국 학자들의 글을 대체로 우습게 본다. 같은 글이라도 외국 자료를 인용해야 
더 잘 된 글을 쓴다고 믿는 거 같다.

곧, 도올만이 아니라 대체로 한국의 학자들은 자국의 학자들의 글을 인용하는데 
인색하지 않는가 하는 것이다.

이런 문제는 학문 사대주의적 태도와도 연관지어져 있다.

과연 우리나라 학자들 중에 그럼 어느 학자의 글이 인용이 잘되는 학자인가? 

섣불리 단언하기는 힘들겠지만 적어도 한국 학자들을 <학술논문에 인용된 
횟수>만으로 평가내리기는 어렵다고 본다. 

하나 더. 

전에 도올이 쓴 책 중에 <일본의 국보> 중 어떤 것이 백제 것이다, 는 내용의 
글이 있다. 물론 이 내용은 이미 학자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적지 않은 부분으로 
도올의 말이 진짠지 가짠지 밝히기는 그리 쉽지 않다. 그런데 내용의 글을 
다루던 <문화일보> 기자가 끝에 가서 일본에는 <국보>가 없단다. 곧, 도올이 
국민들을 상대로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햐, 도올이 거짓말도 
하는 구나...하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웬 걸. 그후 우연히 N H K 를 보다 보니 분명히 어떤 문화재를 
보여주면서 옆에는 큼지막하게 <국보>라고 한짜(자)로 적어 놓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일본에도 국보가 있긴 있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나라와 다른 개념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도올은 거짓말 한 것이 아니다. 최소한 문화일보의 그 
기자는 국민들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주지도 않았고 자신이 갖고 있는 잘못된 
정보를 토대로 도올을 비판한 것이다.

도올에 대해 비판할 건 많다. 이 자체로 본다면 도올은 그리 실패한 거 같아 
보이지 않는다. 문제는 이 <비판>의 수준과 품격이다. 하지만 한겨레 신문 
기자는 자기의 주관 속에서 조금도 벗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한겨레 신문이 다른 신문 보다 더 <민주적>이고 <양심적>이라고 선전하는 것은 
그들의 자유다. 하지만 이러한 선전이 획득되고 구현되기 위해서는 기자들 
자신이 노력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도올이 잘나서가 아니라 대한민국 기자들이 형편 없어서 도올이 저토록 
까불대고 있다, 는 식의 평이 나오지 말란 법도 없지 않는가 말이다.

 
2001/02/26(11:02) from 203.234.192.81  
작성자 : 노형석 (nuge@hani.co.kr)  조회수 : 139 , 줄수 : 4  
Re: 한겨레 신문의 답변입니다  
<한겨레신문> 문화부에서 학술을 담당하는 노형석 기자입니다.
문제의 기사는 저희 신문사에서 쓴 것이 아닙니다. 통신사인 연합뉴스의 
학술담당기자가 쓴 것을 인터넷 한겨레의 문화면 사이트에 `연합뉴스'발임을 
명기하고서 옮겨놓은 것입니다.  물론 실제 저희 지면에는 실리지 않았구요. 
속보경쟁 때문에 각 신문 인터넷 사이트들이 실시간으로 들어오는 연합뉴스 
기사를 그대로 전재하다보니 오해가 빚어진 것으로 생각됩니다. 
글쓴 님이나 읽는 분들이 오해 풀 것을 부탁드리며 앞으로 기사전재에 앞서 
더욱 신중하게 사전검토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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