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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istory ] in KIDS
글 쓴 이(By): artistry (김 태하 )
날 짜 (Date): 2001년 1월 12일 금요일 오후 04시 18분 08초
제 목(Title): 한/서평 루드비히 비트겐슈타인 1,2


[학술] 고독한 천재 비트겐슈타인 바로보기 

 철학연구자들은 `20세기 철학사의 신화'라고 부르지만 기실 그는 `철학사의 
불가사의'에 가깝다. 세기말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나 영국인으로 숨진 철학자 
비트겐슈타인(1889~1951)은 말년 개념의 미로찾기에 지쳐 철학하지말고 공장일을 
하라고 했던 괴짜천재였다. 하지만 이런 사상적 편력자체는 역설적으로 
현대언어철학의 금자탑이 됐다. 독특하고 난해한 개성을 지닌 그를 철학계에서는 
분석철학의 대가로 일컫곤 하지만 사유의 혼란 속으로 회귀하는 난해한 이론체계 
앞에는 전문가들도 고개를 내젓는다. 게다가 철강부호 집안에서 태어나 항공학을 
연구한 공학도 출신이고 모순 가득한 행적 때문에 비트겐슈타인은 명성만큼 실체가 
신비에 싸여왔다. <논리철학논고>의 유명한 마지막 문장 `말할 수 없는 것에 관해 
침묵할지어다'는 의미가 독해되지 않은 채 인용되는 현대철학의 `잠언'으로 
꼽힌다. 
영국 전기작가 레이 몽크가 90년 쓴 전기물 <루드비히 비트겐슈타인 
1·2>(문화과학사·남기창 옮김)은 비트겐슈타인의 사생활을 다룬 역대 전기물 
가운데 가장 충실한 내용을 자랑한다. 유년기부터 노년까지의 철학적 흐름과 
인생편력의 실타래를 함께 붙잡고 풀어간 2권의 전기는 심리소설같은 독신철학자의 
일생을 현장중계하듯 재구성했다. 

음울한 세기말 비엔나의 문화적 풍토에서 성장한 탓에 그의 내면은 존재와 죽음, 
관계의 의미를 끊임없이 고민했던 동시대 음악선배 말러와 비슷한 느낌이 있다. 
염세적인 쇼펜하우어의 선험적 관념론은 그가 바탕삼은 초기철학의 기초였다. 10대 
때 낭만주의자 바이닝거의 저작을 보며 사랑을 성욕과 구별하고 천재적 위대성 
아니면 무라는 식의 낭만적 사고를 주입받았던 그는 존재의 철학에 깊이 
심취하지만 집안의 분위기에 눌려 기술과학쪽으로 학업을 시작한다. 린츠의 
실업학교를 2년 아래의 히틀러와 같이 다녔고, 이후 항공공학을 연구하지만 철학의 
충동에 못이겨 1911년 러셀과의 만남을 통해 언어철학에 몰두하기 시작한다. 
일생일대의 천재를 만났다는 러셀의 지원아래 그는 1차 세계대전 참전 때 생각했던 
철학적 개념들을 모아 언어철학과 논리철학의 기념비적 저술인 <논리철학논고>를 
펴낸다. 전쟁과 살육의 충격으로 철학을 접고 초등학교교사와 정원사 보조원으로 
일했던 소박한 이력을 거친 그는 30년대 이후 모든 표상이 공통의 논리적 형식을 
공유해야한다는 가정을 거부함으로써 사유세계를 다듬는다. 단순히 분석철학자로 
재단하거나 난잡한 동성애자로 생각했던 일반적인 편견들을 풍부한 사료을 통해 
반박한 이 책은 소박한 성격의 이 천재가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기울였던 비범한 
노력과 좌절의 흔적을 여실히 보여준다. 독신이었던 비트겐슈타인이 청년기 
스위스처녀와 결혼을 생각했다는 사실과 스승이던 럿셀, 재정적 도움을 줬던 
케인즈와의 인연을 풀어내려간 구절들 또한 자못 흥미롭다. 노형석 
기자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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