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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istory ] in KIDS
글 쓴 이(By): MinKyu (김 민 규)
날 짜 (Date): 2000년 11월 30일 목요일 오후 03시 19분 31초
제 목(Title): Re: 권혁범/ 자아도취와 미국대선 

> ...
> 자리잡고 있고 정치적 당파성이 맹목적 자아도취에만 매몰되지 않는 객관적 관점을 
>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

말꼬리를 잡는다면, 조금 모순이 있다고 볼 수도 있겠지요.
왜냐면 '객관적'이란 말이 '당파성'과 양립하기 어려울 수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저자는 '객관적 관점'이란 것을 대충 '편견에 빠지지 않는 관점'
정도의 의미로 썼겠지요. 그 두가지는 또 뭐가 다르냐고 하면 저도 좀
헷갈립니다. 제 소견으론 "최종 판단은 (주관적) 가치 기준에 따르더라도, 
사실(fact)은 최소한 왜곡하지 않고 판단의 근거로 삼으며, 다른 판단을
무시하지 않는다면" 대략 '편견에 빠지지 않는 (객관적?) 관점'이라고
할 만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런데 요새 드는 생각이 그것이 한 개인에게도 상당히 어려운 일 같습니다.
정치적 당파성 (혹은 이데올로기)라는 것이 인간을 억압하기도 했지만
어떤 면에선 참 편리한 도구이기도 한데 (예를 들어 선거에서 '당파성'을
완전 배제하고 후보자들의 공약 및 경력을 종합해서 선택하려 한다면
정말 머리가 빠지는 일이 될 것 같습니다.), 그것을 인정하고 '객관성의 신화'
를 버린다는 것이 자칫 편견을 합리화시키기 쉬운 것 같거든요.
그것이, 편견을 갖는 것 까지는 좋은데, 좀 더 나가면 아예 명백한 사실들도
보지 못하는 반 장님이 되어 버릴 수도 있으니까 ... 

더구나 반공교육이나 80년대의 대학가 분위기가 '이데올로기'(당파성과
좀 다른 말이지만, 결국 특정 당파의 이데올로기가 된다고 보면)의 중요성이
'편견에 빠지지 않는 관점'을 압도하는 효과/부작용 (왜 효과와 부작용을 
구별했는지는 아시겠죠?)을 가져왔다고 볼 때, 그런 영향으로 해당 세대가 
그런 '당파성'과 '편견에 빠지지 않는 관점'을 동시에 갖기는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80년대가 그런 '부작용'을 가져왔다고 해서 80년대를 부정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때론 '부작용'을 감수해야 할 필요도 있을 것입니다.)

저도 막연한 생각을 바탕으로 글을 쓴 것이 되어서 좀 억지도 있지 않나
싶습니다. 더 정리를 못하는 것이 제 한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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