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history ] in KIDS 글 쓴 이(By): Tao ( 烏有先生) 날 짜 (Date): 2000년 11월 2일 목요일 오후 03시 33분 43초 제 목(Title): 한겨레/ 도올 김용옥은 진심으로 사과하라 KBS에서 '도올논어'를 강의하고 있는 김용옥씨의 이른바 '노인학대'사건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이 매우 뜨겁다. 각 언론사 게시판마다 김용옥씨의 행동에 대한 비난의 글이 올라오고 있으며 일부 김용옥씨를 이해해야 한다는 옹호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특히 KBS 게시판에는 감정적인 비판과 옹호의 글이 엄청나게 쏟아지면서 예전 EBS '노자와 21세기' 당시의 통제 불가능한 수준의 공박으로 이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처음 '노인학대사건'이 네티즌에게 알려지게 된 것은 노인의 아들인 노세희씨의 글 『한 은퇴한 정신과의사의 피맺힌 절규』때문이었다. 이 글의 반향은 실로 엄청났으며 하니리포터, 중앙일보, 오마이뉴스가 이 글에 기초해 보도할 정도였다. 이 문제를 인터넷에 올려 공론화시킨 노세희씨와 인터뷰를 가졌다. 노씨는 현재 모신문 LA지사에 근무하고 있는 기자다. 그 동안 기사는 많이 썼지만 게시판에 이런 식으로 글을 올린 것은 처음이라는 노씨는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인터넷의 괴력에 우선 놀라움을 금치 못했고 게시판에다 글을 쓰면서 아버지를 두 번 욕보이게 될까봐 무척 조심스러웠다고 밝혔다. 노씨는 자신의 글에 대한 네티즌의 반응을 유심히 관찰하고 있다면서 처음에는 아버지가 당한 수모에 대한 공감을 표시한 네티즌이 많았던 반면 시간이 지나면서 김용옥씨를 옹호하며 아버지의 행동을 비난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커지는 것 같다면서 그러나 이 사건의 본질을 제대로 알고 난다면 아버지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는 부당한 것임을 알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노씨와의 일문일답이다. -평소 아버님은 김용옥씨의 강의를 열심히 방청하신 걸로 알려졌는데요. 어떻게 그를 평가하던지요. ▶ 제 아버지는 평소에 김용옥씨에 대해 호감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지병으로 은퇴를 하신 분 입장에서는 그의 공개강의를 들으러 가는 게 일종의 낙이셨던 모양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굉장히 충격을 받으신 상태입니다. 꼭 노인의 입장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똑같은 경우를 당했다면 그 이상의 분노를 느낄 수 있지 않겠습니까. -아버님이 김용옥씨에 의해 쫓겨났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된 시기와 경로와 그리고 이 사실을 10일 후쯤에 인터넷으로 알리게 된 배경을 듣고 싶습니다. ▶ 제 글이 사건이 일어난 지 10일이 지난 후에 공개된 것은 아버지로부터 1주일이 지나 늦게 얘기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저도 생업이 있는지라 글을 작성하기까지 며칠이 걸렸고 결국 미국시간으로 지난주 금요일 저녁(서울시간은 토요일 오후)에야 각 인터넷 웹사이트에 올리게 된 것입니다. 제가 글을 올리게 된 동기는 한 노인이 공개된 장소에서 공개적인 수모를 당했기 때문에 이 문제도 공개적으로 논의되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였습니다. 물론 제가 글을 쓰기 전에 담당 PD와 김용옥씨가 저희 집을 찾아와 사과를 한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개인적으로 사과를 했으니 자신들의 할 도리를 다했다고 생각할 지 모르나 제 아버지와 저의 의견은 달랐습니다. 그들의 사과도 공개적이어야 한다는 말씀이지요. 몇몇 분들은 제 아버지도 덩달아 흥분해 대든 것으로 생각하는 데 거의 일방적인 내몰림이었습니다. 제 글을 자세히 읽어보시면 알겠지만 제 아버지가 항의한 말은 "왜 방척객의 좌석선택 권리를 막느냐"는 단 한마디 말이었습니다. -이미 이 사건은 그냥 흐지부지되기에는 너무 커져버렸다는 느낌이 듭니다. 노세희씨가 생각하시는 가장 합리적인 해결방법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사실 제 의도보다 사태는 크게 확산된 듯 싶습니다. 믿으실 줄 모르겠으나 제 기사는 많이 써봤어도 인터넷 게시판에 사적인 글을 올린 적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제 뜻을 이해해 주신 여러 네티즌들이 제 글을 퍼서 이곳저곳 웹사이트에 올리신 것 같고 나중에는 김용옥씨를 지지하는 분들의 조직적인 반발이 거세지더군요. 솔직히 제 글을 인해 제 아버지를 두 번 욕보인 결과가 될까 바 무척 조심스럽습니다. 아버지는 이미 변호사를 선정해 김용옥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입니다. 명예훼손이나 장애인 차별문제에 대해선 법정에서 시시비비가 가려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와는 별도로 김용옥씨가 공개녹화장에서 제 아버지를 모시고 정식으로 사과를 하고 그 내용이 실제 방송에도 포함되어야 한다는 게 가족들의 생각입니다. 이 사건과 관련해서 중앙일보와 오마이뉴스에서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맹세코 저는 기사화를 요구하거나 부탁한 적이 없습니다. 단지 인터넷 게시판상에서 알려지기를 바랬을 뿐입니다. 특히 월요일자 중앙일보 기사는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어 제 어머니가 항의를 하셨고 나중에 확인을 해 보니 인터넷상에서는 수정이 돼 있더군요. -처음 이 사건을 공론화시키는 글을 올린 이후 이 사건에 대한 김용옥씨와 kbs측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 저희로서는 KBS입장을 확인할 수 있어 좋은 기회였습니다. 연출을 맡고 있는 오모 PD는 이 사건이 작은 해프닝이었으며 자기들은 할 도리를 다했다고 주장하더군요. 어찌 이 일이 작은 해프닝으로 치부될 수 있는 것입니까. 미국적 기준이라면 약자에 대한 차별 및 가혹행위는 민사는 물론 형사상으로도 큰 죄에 해당됩니다. 결국 개인적 사과로 사태를 슬쩍 마무리하려한 김용옥씨와 KBS의 의도가 명백히 드러났다고 생각합니다. -네티즌들이 게시판에 나타내는 반응을 보면서 최초 글을 올렸던 사람으로서 어떤 생각이 드는지요. ▶ 변해 버린 한국의 세태에 정말 실망스럽습니다. 어떤 분들은 병들고 힘없으면 나오지 말지 무엇하러 방송국에 와 문제를 일으키냐고 비판을 하시더군요. 또 다른 이는 제 아버지의 대접받기 원하는 엘리트 의식이 문제라고 말합디다. 그리고 김용옥씨 같은 대가는 방청객을 쫓아낼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까지 공격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자면 제 아버지가 무슨 특권적 권리를 요구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분명 몸은 불편하셨지만 사리판단을 못하실 정도로 정신이 없는 노인분도 아니고 본인이 존경받는 의사였기 때문에 방청석에서 대접을 받아야 한다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단 한가지 당신이 좋아하시는 공개강의를 물리적으로 제지당했다는 데 대한 분노감을 표시했을 뿐입니다. 만일 도올이나 KBS직원들의 말대로 제 아버지의 존재가 부담스러웠다면 애당초 방청제한 기준을 두었어야 했습니다. 아무런 제약없이 입장시켜 놓고 일방적으로 쫓아내는 행위는 무슨 논리로 설명이 가능합니까? 또 57회에 걸친 EBS 녹화강의 내내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분이 KBS라고 무엇을 방해할 수 있다는 겁니까? 이해할 수 없습니다. 하니리포터 지용민 기자 ymchi@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