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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istory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김 태하 ) <1Cust111.tnt2.re> 
날 짜 (Date): 2000년 11월  1일 수요일 오후 02시 38분 37초
제 목(Title): 인터뷰/ 임동창이 말하는 우리음악 


집중 인터뷰>  EBS '…우리음악'진행 피아니스트 임동창씨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임동창(44)씨가 난데없이 한창 유행하는 3행시와 
엉덩이춤으로 TV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웃기려고 너무 오버하는 게 
아니냐”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그는 “억지로 한다고 되나요? 저 원래 웃기는 
사람이에요”라고 대꾸한다. 

EBS가 지난 2일부터 방송하고 있는 16부작 기획시리즈(월∼목요일 밤 
10시40분∼11시20분) ‘임동창이 말하는 우리 음악’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피아노 반주에 맞춰 신나게 ‘뽕짝’을 불러젖히는가 하면, 그가 들려주는 쉽고 
재미있는 우리 음악 이야기에 푹 빠진 시청자들이 많다. 

그의 강의엔 매번 연극·현대무용·기무용·마임·목조각·사물놀이 등의 전문 
예술가들이 흔쾌히 게스트로 출연해 퍼포먼스와 공연을 펼친다. 친화력 있는 그의 
화술에 이끌려가다 보면 강의는 어느새 모두가 한데 어우러지는 흥겨운 잔치로 
변하게 마련이다.

관련기사

임동창의 음악세계는

임씨는 강의를 통해 “우리 음악엔 우리가 없다”며 애국가와 애창 가곡 등을 
‘묵사발’로 만들어 버렸으며, 아리랑을 국가로 삼자는 ‘기발한’ 주장을 
펼쳤다. 생명력과 창의력을 죽이는 음악교육을 비판하며 “우리는 이미 
음악가였으니 모두 자기 마음대로 하라”고 부추기는가 하면 “음악은 말이다” 
“거짓되지 않은 자기 느낌의 소리를 표현하려면 사투리를 사용하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18일 그동안 강의에 게스트로 출연했던 예술가들과 함께 
대형 무료 공연을 충남 보은 선병국 가옥에서 펼쳤다. 이 공연은 강의 
마지막회(26일)에 방영된다.

아리랑을 국가로 바꾸자

괴짜 피아니스트, 컬트 작곡가, 국악과 양악을 가로지르는 문화게릴라, 기인 등 
그에 대한 표현은 다양하다. 하지만 그는 자신을 “그냥 임동창”이라고 말한다. 
81년 스스로 지은 아호가 ‘그냥’이다. 누가 뭐라든 오해하든 말든 그냥 내식대로 
내 길을 가겠다는 의미다. 이제 그는 대중음악가와 교육자의 길을 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TV 출연 역시 그 꿈과 연관이 있다. 두 시간 남짓의 인터뷰를 끝내고 
일어서며 그는 “이렇게 얘기해 봤자 날 제대로 몰라요. 술 한잔 먹고 같이 
놀아야죠”라고 말하며 덩실덩실 춤을 추어보였다.

―TV 강의를 통해 가장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

“작품 쓰다가 제작진의 제안을 받고 ‘국민의 부름이다, 내 팔자인갑다’ 싶어서 
출연하게 됐다. 커리큘럼도 내가 다 짜고 내용에 대해서도 전혀 간섭받지 않았다. 
시청자들에게 뭔가 가르치겠다는 생각은 없다. 웃으며 봐준 것만으로도 고맙다. 
재밌게 보다가 ‘우리 삶의 조건들이 우리 것을 모르도록 해왔는데, 우리 것도 
알고 보니 괜찮구나’ 하고 깨달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리랑을 국가로 
만들자고? 어, 그거 재밌네’라는 생각 한번쯤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사실 
교육이 내 사명의 절반이라는 생각이 든다.”

―현재 주거지인 경기도 안성의 쟁이골에서도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지 않은가. 
“쟁이골을 좀더 공식적인 교육 기관으로 만들고 싶은 게 가장 큰 소망이다. 돈을 
받으면 묶이고 갈등도 생긴다. 그래서 무료로 가르치고 싶다. 쉽고, 재미있게, 
그리고 될 때까지. 이 세 가지가 내 교육방침이다. 제도권 음악교육은 학생들의 
창의성을 죽인다. 나는 살리는 교육을 하고 싶다.” 

―음악이란 뭔가.

“모든 소리와 소리 아닌 것을 다 합친 것이 음악이다. 우주는 음악으로 꽉 차 
있다. 마음속에 하고 싶은 것을 소리로 내는 것이다. 마음과 만들어낸 것이 
일치하느냐 아니냐가 중요할 뿐이다. 그 일치점을 찾은 사람, 겉과 속이 일치하는 
사람이 진정한 음악가다.” 

―음악보다는 기행과 쇼맨십으로 관심을 끌 뿐, 음악적 성과는 미흡하며 
작곡가라지만 곡이 없다는 비판도 많다. TV 강의가 거칠다는 비난도 들려온다. 
“낯 간지러울 정도의 수사로 나를 칭찬하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비난도 칭찬도 
신경쓰지 않는다. 모두 나를 잘 모르는 사람의 말장난일 뿐이다. 날더러 
천박하다는 이들은 고급병이 걸려 있는 것이고, 바로 그게 천박이다.” 

연말께 음악관련 책 출간

―앞으로의 계획은.

“내 인생과 음악 얘기를 담은 책을 연말쯤 출간할 계획이다. 21일 보은 선병국 
가옥에서 공연을 하고, 28일 경주세계문화엑스포에서 공연이 끝나면, 곡 쓰러 절로 
들어간다. 2시간 넘는 피아노 독주곡 ‘수제천’을 만드는 중이었다. ‘수제천’ 
작업을 완전히 끝낸 후 본격적인 대중음악을 시작할 것이다.” 

―대중음악이란 무엇인가. 어떤 음악을 만들겠다는 것인가.

“대중이 좋아하는 아주 쉬운 음악을 말한다. 국악과 클래식 국악을 공부해온 내 
모든 공력을 다 쏟아서 아주 쉽게 만들어내겠다. 지금의 대중음악은 뿌리가 다른 
데서 온 것이다. 나는 우리 것에 뿌리를 둔 ‘부모 있는 음악’을 만들 것이다. 
부모가 있으나 부모를 내세우지 않는 음악을 만들 것이다. 컴퓨터와 미디, 최첨단 
과학기술도 최대한 활용해 볼 생각이다. 그리고 나 혼자만의 언어라서 어렵기만 
하다며, 많은 사람이 좋아하지 않는다고 해도 그동안 해왔던 작업을 계속 해나갈 
것이다. 그것은 내 수행과 관련된 일이고 나를 갈고 닦는 일이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대중음악 시작할것

―마흔넷이라는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젊어보인다. 그 천진한 표정과 
젊음의 비결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겉과 속이 다르지 않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가면을 쓰면 속이 썩고 마음이 
자유롭지 않으니까 몸도 상하고 늙는다.” 

〈정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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