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story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목록][이 전][다 음]
[ history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김 태하 ) <1Cust191.tnt3.se> 
날 짜 (Date): 2000년 10월 23일 월요일 오전 02시 23분 38초
제 목(Title): 서평/김종락 도올논어 외 


<리뷰>‘도올의 눈’에 비친 21세기 新공자 
 

'도올논어(1)' 김용옥 지음 / 통나무

김용옥씨의 신간 ‘도올논어(1)’는 앞서 출간된 ‘노자와 21세기’나 ‘도올 
김용옥의 금강경 강해’에 비해 긴장이 느껴지는 책이다. 우선 김씨의 책에 흔하게 
나타나, 스타일로도 여겨졌던 자화자찬성 수사나 욕설부터 자제됐다. 머리말도 
없다. 김씨 저작의 단점으로 지적되곤 했던 논리적인 비약이나 유기적인 구성의 
허술함도 드러내지 않으려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하긴 그럴만도 하다. 교육방송에서 노자를 강의할 당시 ‘신드롬’을 일으킬 
정도로 대중의 환호를 받았으면서도, 학계 일각에서 제기됐던 “텍스트에 대한 
깊은 천착없이, 재기와 쇼맨십만 갖춘 지식 전도사에 불과하다”는 비판은 그의 
오기를 발동시켰음직도 하다. 


더욱이 이번에 김씨가 ‘논어’를 강의하는 KBS는 파괴력 면에서 교육방송과 
비교할 바가 아니다. 책 판매 또한 인문학 책으로는 이례적으로 베스트 셀러에 
올랐던 ‘노자와 21세기’를 능가할 가능성이 다분하고, 그만큼 논란의 대상이 될 
가능성도 크다. 이 신간의 전반을 흐르는, 김씨답지 않은 긴장감을 설명할만한 
이유들이다. 


송대 유학자 주희가 집주(集注)한 ‘논어’를 기본 텍스트로, 일본과 중국, 한국 
및 영어 문화권의 연구성과를 두루 참작한 ‘도올논어(1)’는 20세기 정신과학의 
꽃이라는 서구 해석학의 성과를 바탕에 깔고 있다. 


‘논어’라는 텍스트의 문자 해석에 급급한 것이 아니라, 이를 2000년대 한국 땅에 
존재하는 ‘김용옥의 눈’으로 읽으려 했다는 뜻이다. 그가 ‘공자의 생애와 
사상’이라는 제목의 서론에서 공자에 대한 자신의 선이해(先理解)를 장황하게 
언급한 것도 ‘논어’를 대하는 김용옥 인식의 지평을 설명하기 위해서다. 


그가 이해한 바에 따르면 공자는 짱구(구·丘)라는 이름을 가진 무당의 후예로, 
천민 출신이다. 청년 시절 제후를 보좌하는 ‘사(士)’ 집안의 잔치에 갔다 수모를 
당하고 쫓겨날 정도로 미천한 신분이었다. 


이런 공자가 훗날 적잖은 제자를 거느리며 ‘사’집단의 지도적 인물로 부상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에 따르면 이 의문에 답을 주는 것이 곧 ‘논어’로, 
‘논어’야말로 공자의 호학(好學)을 근간으로 하는 공자의 삶의 향기가 고스란히 
담겨있다는 것이다. 

공자에 대한 실증적 해석이 무의미하다고 거부하면서도, 동서양의 광범위한 문헌을 
섭렵해 이를 비판하고, 지금까지 알려졌던 유교의 비조 공자와는 전혀 다른 공자를 
드러내는 순간이다. 그리고 이는 텍스트에 함몰돼 문자해석에 급급했던 유학자나 
여타의 국내 동양학자와 다른 것으로, 책이 재미를 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논어’의 해석도 유학자의 그것과 다를밖에 없다. ‘배우고 때로 익히니 기쁘지 
아니한가(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로 번역되는 논어의 그 
유명한 첫 구절만 해도 그렇다. 그에 따르면 ‘학이…’에서의 학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학문이라기보다 


‘예(禮)·악(樂)·사(射·활쏘기)·어(御·전차몰기)·서(書)·수(數)’로 
통칭되는 육예(六藝)를 말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 따라서 이 문장은 ‘학문을 
배우고 때로 복습하니 기쁘다’라기보다 육예를 포함한 온갖 것들을 왕성한 
호기심으로 배우기 좋아하며 익혀온 자신의 삶을 만족스럽게 돌아보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체험에 바탕했다는 이런 그의 ‘논어’ 해석이 현실의 구체적인 맥락과 
동떨어진 채 관념의 영역을 헤매고 있다는 것이다. 더러 현실의 문제가 화려한 
수사학적 표현으로 제기되기도 하나 그 문제가 나오게 된 구조적인 것에 대한 
접근없이, 공자 사상이 곧바로 그 문제를 해결하는 전가의 보도가 되는 것은 
‘노자와 21세기’에서와 다를 바 없다. 


이 책이 김씨의 동서 철학사와 지성사에 대한 광범위한 이해와 통찰을 드러낸 드문 
역작이면서도 절반의 성공에 그친 것은, ‘논어’로 현실의 전반적인 구조를 
비판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데는 관심을 두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성★★★★ 대중성 ★★★★ 완성도 ★★★, 최고 5개) 


<김종락 기자> 

김경일-김용옥의 공자-노자 담론에 대한 학계 평가 

“폄하와 미화, 오리엔탈리즘의 두 얼굴”

“김경일과 김용옥은 오리엔탈리즘을 정반대의 각도에서 적절히 활용한다는 
점에서도 비교해 볼 만하다. (…)동양사상에 대한 터무니없는 폄하와 왜곡, 그리고 
턱없이 부풀려진 미화와 예찬―이 상반된 담론들은 모두 오리엔탈리즘의 전형적인 
두 축이다.” 


지난해 우리 출판계의 최대 화제작인 김경일 상명대교수의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와 김용옥 전고려대교수의 ‘노자와 21세기’에 대해 냉소와 무관심으로 
일관했던 학계의 본격적인 평가가 제기됐다. 


최근 출간된 연간 ‘오늘의 동양사상’은 ‘2000, 공자 그리고 노자’를 통해 
지난해 화제가 됐던 두 책이 우리사회에 끼친 영향과 의미를 되짚어 보고 있다. 


우선 두 사람의 담론을 서구의 동양이해가 빚은 편견의 산물인 오리엔탈리즘의 
양측면과 부합한다는 점에서 비판한 이승환 고려대교수는 ▲현실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을 결하고 ▲명확한 대안제시가 없으며 ▲모든 사회문제를 ‘문화’로 
환원시켜 버리고 마는 것도 공통적인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선정적인 어투도 두 사람의 담론에서 발견할 수 있는 특징 가운데 하나다. 
이교수를 비롯해 글을 기고한 대다수 연구자들은 김경일 교수의 공자비판이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 아래서 분노한 대중에게 난타의 타깃을 제공해 
주었다면 김용옥 전교수는 노자를 21세기 미래사회를 밝혀주는 선지자로 부각시켜 
대중을 꿈나라로 이끈 점에서 성공의 원인을 찾았다. 


그러나 이승환 교수는 “두 사람 모두 시대적 맥락에 민감하게 글을 써냈고 
대중에게 가까이 다가서려고 노력했다는 점은 기성학계가 반성해야 할 점이며, 
바로 이점에서 한국의 동양학자들은 이들을 비판할 자격이 없다”는 자기반성도 
잊지 않았다. “김용옥 선생과 김경일 선생의 저술은 동양철학의 상품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손영식 울산대교수의 주장도 궤를 같이한다. 


“그동안 우리 역사에서 ‘노자’를 한번도 제대로 주목한 적이 없었다는 점에서 
근래의 노자 붐은 열기만 가지고 말한다면 초유의 사건이라고 해도 좋다”는 
박원재 고려대강사의 말처럼 김용옥전교수가 불러일으킨 노자 붐이 노자에 대한 
차분한 연구 붐으로 연결되기를 기대하는 견해도 나왔다. 


유교에 대한 격렬한 비판과 21세기 대안사상으로 노자에 주목한 두 책은 서로 
상반된 성격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 동양철학 열풍을 일으키는 기폭제가 됐다. 
그러나 사회적 파장과 제기된 이슈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논쟁다운 논쟁은 
전개되지 못해 우리 지식사회의 한계를 보여주기도 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최근 KBS 1TV를 통해 1년동안 ‘논어’강의를 시작한 김용옥 
교수가 일으킬 파장이 또다른 ‘스캔들’로 끝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지나친 
주문일까. 


〈최영창 기자〉 




<책읽기 세상보기>유교 자본주의 민주주의 

함재봉 지음 / 전통과 현대

“한국인들이 아직도 ‘인간다운 것’, ‘정의로운 것’, ‘도덕적인 것’으로 
간주하는 모든 가치 지향들은 유교에 바탕을 두고 있다. 가족주의, 예의범절, 
도덕정치, 이 모든 것들은 유교적 가치이면서 한국사람의 가치다. 조선이 표방한 
유교의 이념은 한국인들의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인 저자는 서구에서 동아시아의 경제발전, 정치적 성공을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진 ‘동아시아 발전모델론’(또는 ‘유교자본주의론’)과 
‘아시아적 가치론’의 신봉자다. 그는 지난 97년 여름 한국이 
국제통화기금(IMF)체제아래 들어가기 바로 직전 계간지 ‘전통과 현대’의 창간을 
주도하면서 국내학계에 유교와 전통에 대한 관심과 논쟁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저자는 외환위기 이후 동아시아 발전모델론과 아시아적 가치론이 비판받고 
‘신보수주의’와 ‘미국적 가치’가 유일 대안으로 군림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유교를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관계속에서 재해석해내는 작업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책은 바로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 저자가 지난 3년간 발표해온 7편의 글이 
실려 있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유교가 가진 의미를 모색한 저자의 일관된 관심과 
논지에도 불구하고 책은 설득력이 떨어지거나 논리적 비약이 있는 부분이 적지 
않게 포함돼 있다. 모든 학술적 담론의 숙명이기도 하겠지만 우선 저자가 기반하고 
있는 동아시아 발전모델론이나 아시아적 가치론 모두 최근 몇년간의 정치·경제적 
상황변화에 따라 그에 대한 평가가 극단을 오갔음을 볼 수 있다. 


국가 주도형 경제발전이 2차대전후 개발국에서는 유일하게 유교적 전통을 가진 
한국과 대만 등 일부 동아시아 국가에서 성공을 거뒀다는 사실에 착안한 이론은 
일면 유효한 측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를 설명해주는 것은 아니다. 


더욱이 오늘날 한국의 경제가 처한 상황은 동아시아 경제모델이 가진 비효율과 
부패가 조금도 개선되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저자는 ‘동양과 서양, 그리고 
한국 지식인의 정체성’이란 글에서 주로 중동을 대상으로 한 유럽의 동양학이 
동양의 역사를 정체적인 역사로 전제하고 출발한 편견의 산물인 반면 미국의 
동양학은 중국과 일본에 대한 깊은 애정과 존경심을 갖고 출발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 한국의 지성계가 헤겔류의 서구 중심 사관을 극복하고 미국 동양학계가 
주도하고 있는 인문주의적 전통과 오리엔탈리즘식 접근방법, 정치경제학적 
접근방식에 눈을 돌릴 것을 당부하고 있다. 그러나 유럽의 동양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에 못지않게 미국의 중국과 일본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도 전형적인 
오리엔탈리즘적 사고의 한 유형임은 주지의 사실이며, 이는 우리 동양학이 
극복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저자는 나아가 우리 역사학계가 해방후 식민사관의 극복을 위해 주력한 실학이나 
자본주의 맹아에 대한 연구도 “동아시아의 사상과 역사를 서구 역사의 기준에 
억지로 끼워 맞추려는 그야말로 ‘식민사관’의 발로였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미국에서 공부한뒤 그곳에서 생산된 이론을 통해 한국사회의 현실을 보는 저자의 
시각은 어떻게 볼 것인가. 


저자는 유교가 구체적인 삶 속에서 한국인의 정체성을 규정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역사에서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이후 일반 백성들의 삶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 성리학적 가치관이 끼친 폐해도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서구가 14~19세기 100년전쟁 등 끊임없는 전란에 휩싸이고 처참한 
‘시민혁명’과 산업혁명의 과정을 겪고 있을때 조선의 백성들은 안정된 체제 
속에서 살아갈 수 있었다”라든가 “(조선시대)정쟁을 통해 희생된 사람들의 
숫자가 극히 미미하였다”는 저자의 주장은 이내 “우리 역사는, 특히 조선조의 
역사가 다시 쓰여져야 한다”는 논리로 비약하고 만다. 


저자가 오늘날 계승할 것을 강조하고 있는 유교적 덕목들이 정치운영의 주류 
이념으로 기능했던 조선후기 사회는 정작 당쟁이 격화되면서 극히 제한된 
치자(治者·사대부계층중에서도 일부)만의 이해를 위해서만 봉사하는 체제가 되고 
말지 않았는가. 


예로부터 동아시아의 지배계층이 표방해온 민본주의(民本主義)를 근대적 
기획으로서 민주주의의 단초로 확대해석하는 것도 위험하다. 정치한 연구가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에서 보이는 저자의 견해들이 우리 사회의 보수논리와 궤를 
같이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전문성 ★★★ 대중성 ★★★★ 완성도 ★★★) 


〈최영창 기자〉 




<책을 고르며>도올 신드롬‘논어’특수 
도올 김용옥 전 고려대교수의 KBS 1TV ‘논어’ 특강에 발맞춰 이번주에는 
‘논어’를 다룬 책이 시중에 많이 나왔다. 방송교재인 ‘도올 논어(1)’를 비롯해 
‘주희가 집주한 논어’(장락)와 ‘현대인의 논어’(원민) 등이 바로 그러한 
종류의 책이다. 


김용옥 전 교수의 인기에 편승해 앞으로 각종 ‘논어’ 주석서가 많이 출간될 
것으로 보이나 역시 대중의 관심을 짚어내고 계도하는 측면에서 ‘도올 논어’에 
필적할 만한 책을 찾아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만의 저명한 유학자 
차이런허우(蔡仁厚)의 ‘공자의 철학’(예문서원)은 독자들에게 공자 이해의 폭을 
넓혀준다. 


‘논어’뿐만이 아니다. 동양의 핵심 고전이자 공자 학문의 요점이라고 할 수 있는 
‘의례’(청계)도 국내에서 처음으로 번역됐다. 한국정신문화연구원 박사과정에 
재학중인 오강원씨가 모두 3권으로 번역해낸 것으로 동양학 연구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동한의 대유학자 정현의 주석을 모두 번역해 실었고 당나라 가공언의 주석도 
첨가했으며, 중국 현지에서 수집한 ‘의례’에 등장하는 주요 문물과 제도 등의 
그림을 삽입해 놓았다. 


조선후기 법령 모음집인 ‘신보수교집록’(청년사)은 당시 시행된 법률을 통해 
조선후기 사회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책이다. 지금도 법 하면, 머리를 
절레절레 흔드는 사람이 많지만 사실 법령집처럼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자료는 없다. 이번에 번역된 책도 예외는 아니다. 


“사대부나 여염집에서 잔치를 할 때 오랑캐의 음악을 연주하거나 오랑캐의 춤을 
추는 것을 금지하고 단속했다”는 조항을 통해 우리는 조선시대에도 금지곡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으며, “9월에서 2월까지 죄인이 10명 미만이면 열흘마다 
숯 1석씩, 10명 이상이면 5일마다 숯 1석씩을 주었다”는 규정을 통해 조선시대 
감옥에도 난방이 시행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 


소장 역사학자들의 모임인 한국역사연구회 중세2분과 법전연구반이 원문을 한글로 
옮기고 주석을 단 것으로 보기에 따라 소설보다 더 극적인 법전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동아일보 문화부 이광표기자가 쓴 ‘보는 즐거움, 아는 즐거움’(효형출판)은 우리 
주변에서 놓치기 쉬운 문화재가 가진 의미를 되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고고학·미술사 전문기자로 활동해온 저자는 일반 대중이 쉽게 흥미를 가지고 
접근할 수 있는 문화유산의 감상 포인트를 찾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 자세하게 
설명해준다. 


〈최영창 기자〉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 목록][이 전][다 음]
키 즈 는 열 린 사 람 들 의 모 임 입 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