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history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김 태하 ) <1Cust31.tnt4.sea> 날 짜 (Date): 2000년 10월 18일 수요일 오후 02시 09분 30초 제 목(Title): 기사/도올논어1에 나타난 공자의 모습 [김용옥씨 '도올논어1'에 나타난 공자의 모습] 공자=논어 선생님 … "글쎄요" ▲김용옥 "공자는 젊었을 시절 선비(士)에도 못미치는 천민에 지나지 않았다. 본인도 그렇게 고백하고 있고, 사마천도 '사기(史記)' 의 '공자세가' 대목에서 그렇게 밝히고 있다. 공자의 아비(叔梁紇)와 어미(顔氏女)의 이름으로 보아 아비는 성이 없는 사람이고, 어미는 이름이 없을 정도로 비천했다. " 1년간의 논어강좌 대장정에 나선 도올 김용옥씨가 해석하는 공자의 모습 일부가 드러났다. 지난 주말 KBS 1TV의 '논어 이야기' 강의 시작과 함께 펴낸 단행본 '도올 논어 1' (통나무)은 도올이 독자적으로 이끌고 있는 도올서원의 원생들을 대상으로 한 네 차례 특강을 묶은 것. 따라서 방송 시작 전 별도로 집필된 원고는 아니지만, 공자의 삶을 바라보는 도올의 해석학적 입장이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공중파 강의에서 다시 반복될 것이 분명한 이 책에 따르면, 도올이 밝혀낸 공자의 모습은 거의 파천황(破天荒)이다. 조선조 이래 국가 이데올로기인 '좁은 의미의 도덕주의' 를 벗기는 것은 물론 아마도 도올 강의에서 '응원' 을 기대했을 성균관을 허탈하게 만들 소지조차 있다. 요약하자면, 이런 대목이다. "공자는 무당집의 자손이며, 어려서는 굿의 달인으로 성장했고, 재즈나 시나위 같은 즉흥음악의 명인(名人)이었을 시 분명하다. " (71-74쪽) 이렇게 설명하면 '도올 논어' 는 '그저 튀는 책' 이 아닌가 하고 짐작할 수 있다. 그것은 예단일 뿐이다. 공자를 둘러싼 복잡한 이데올로기를 걷어내기 위해서는 이런 '도발' 이 필요했지 않은가 하고 생각해야 한다. '도올 논어' 는 근래 도올의 책 중 가장 공을 들여쓴 흔적이 역력하며, 무엇보다 조선조 이래 공식화돼왔던 논어와 공자를 둘러싼 경직된 이데올로기를 걷어내는데 성공하고 있다. 도올이 공자와 그의 시대를 규명하기 위한 전략은 간단하다. 공자가 탄생 시절부터 왕후장상급이었다는 식의 '속화(俗化)되고, 신비화된 공자' 이해를 뒤짚어 버릴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즉 '공자〓성인(聖人)' 이라는 이데올로기 선포 이전의 모습을 규명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책은 공자의 삶을 새롭게 규명하는 총론 대목에 이어 '논어' 첫 대목에 대한 독자적인 해석의 두개 부분으로 이뤄져있다. ' 총론과 해석의 두 대목은 모두 주자, 다산의 집주본을 포함해 최근년간 연구성과를 포함하고 있어 신뢰감이 든다. ' 도올의 결론은 이렇다. "붕어 빵에 붕어가 없듯이 맹자에게는 공자가 없다. '인의(仁義)라는 도덕주의적 사상으로 추상화되고 형해화된 공자' 는 맹자의 이념일 뿐이다. 그런 면에서 맹자는 유고의 적통(嫡統)일지는 몰라도 실은 공자의 최대 이단아이다 공자의 생생한 모습은 외려 도덕주의로 고착화된 공자에 대한 반대명제를 제시했던 장자(莊子)에게 스며들어있을 수도 있다. " (30-33쪽) ▶사족〓이 책의 하이라이트는 실은 뒷부분이다. 논어의 앞대목에 대한 도올의 독자적인 해석의 실전 대목이기 때문이다. '논어' 라고 하는 텍스트가 실은 공자 제자들이 모여 합의아래 만든 어록집이기는 커녕 후대들어 무수한 적통(嫡統)싸움과 분칠이 진행됐기때문에 조심스레 해석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이 뒷 부분에서 실례를 들어가며 보여준다. 조우석 기자 wowow@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