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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istory ] in KIDS
글 쓴 이(By): child (:: 아리 ::)
날 짜 (Date): 2000년 2월 15일 화요일 오전 01시 23분 24초
제 목(Title): 이진우교수의 허잡한 글을 읽고





 
우선 항상 좋은 글을 올려주시는 artistry 형께 감사드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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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진우 아저씨.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아저씨이고 내공도 상당하다고 알려져있는데,

이번 글은 실망이다. 횡설수설이다. 아마 이른바 '전투적 자유주의자'

들에게 열나게 깨질 거다.


 우선 용어부터가 무리수를 쓴다. '극단적 자유주의'. 자유주의를 극

단까지 밀어붙인다는 얘기인데, 과연 '전투적 자유주의'가 그런 의미에서

극단적인가? '전투적'이란 수식어는 그 자세와 방법론에 어울리지, 그들이

추구하는 사상자체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그러면 왜 이진우는 의미가 닿지

않는 '극단적'이란 수사를 썼을까?

 글의 서두에서 그 힌트를 찾을 수 있다.

>'극단주의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즉, 이진우는 '너희들이 극우,극좌를 뭐라고 하는데, 너희들도 극단적

아니냐'라고 야유하고 싶었던 것임이 틀림없다. 아, 그러나 안타깝게도

도둑질도 하던 놈이 잘하는 법, 이진우 아저씨 안하던 표현 하려다 무리수를

두고 말았다.

 '극단적 자유주의'라는 말만 놓고보면 당연히 자유주의 사상을 극단적으로

추구함을 상상하게 된다. 그리고 일반적인 용법도 그러하다고 알고 있다.

 예를 들면, 영업의 자유만 부르짖어서 그렇지 공병호같은 사람들이야말로

모든 규제로부터의 자유를 외치는 극단적 자유주의(자칭이지만)자라 할 수

있다.

 그러면 이른바 '전투적 자유주의자'들이 그렇게 자유주의 사상을 극단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는가. 난 판단이 안 선다. 글로 까대는 것이 극단적 자유주의인

가? 내용을 보면 별 거 아니다. '너 전에 이런 말 했지? 이거이거 말 안되지?

너 왜 그래?' <- 이런 말 하는 게 극단적인 자유주의랑 무슨 상관인지 모르겠

다. 

 즉, 이진우는 자기도 비슷하게 야유 한 번 해보고자 '극단적'이라는 수사를

그 일반적 의미에 맞지 않게 끌어다가 자기 혼자 새로운 의미를 붙여놓고

좋아하고 있다는 거다. 조금 불쌍해 보인다. 쩝, 평소대로 하면 좋았을 것을.



 글을 읽다보면, 이진우가 우리사회를 어떻게 보고 있는 지 알 수 있고,

이진우의 위치를 생각할 때, 답답함이 다가오게 된다.

 이진우는 말한다.

>'개인을 보호하는 사회적 장치가 제도적으로 정립되지 않았을 때 
>그것은 분명 제도에 대한 투쟁이었다.'
            ~~~~~~~~~~~~~~~~

>'민주주의 제도가 ‘정착된’지금도 자유는 오직 투쟁을 통해서만
>얻어지는 것일까?'  ~~~~~~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자유주의 제도에 저항한다는 것은 모순이기
>때문이다.'            ~~~~~~~~~~~~~



 안타깝다. 전투적 자유주의자들을 응징하기 위해 이진우가 가져온

논리는 허잡하기 그지 없다. 한마디로, '자유주의는 제/도/에 대한

투쟁인데, 이 자유주의를 포함하는 민주주의 제/도/가 정/착/된/

지금 무슨 투쟁이냐' 이거다. 

 이 논리에 의하면, 민주주의 /제/도/가/ /정/착/된/ 미국에서 인권

운동하고 여성운동하는 사람들은 다 바보짓하고 있다는 얘기가 아닌가.

 전제부터가 틀려먹었다. 옛날에는 '제도에 대한 투쟁'이었을지 모른다.

그 이유는 자유주의의 본질이 제도에 대한 투쟁이어서가 아니라 그 때는

자유주의를 가로막는 제 1의 장벽이 제도였기 때문아닌가. 알만한 사람이

본질을 외면하고, 이상한 얘기를 가져다 전제랍시고 써먹고 있다.



 이런 소리를 명망있는 철학과 교수가 하고 있는 것이 현 사회 상황이니

전투적 자유주의자들이 닭짓을 해도 먹혀드는 거다.
 
 근데 이게 좀 찝찝하다는 것을 글 쓰다보니 자기도 알았나보다.

>'물론 민주주의 제도가 명목적, 형식적으로만 이루어졌지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실질적으로 구현된 것이 아니라면, 자유주의는 여
>전히 제도에 대한 투쟁의 형식을 띨 수 있다.'

 ...라고 다음 단락에 써놓은 것을 보니 말이다.

그러더니 갑자기 이문열과 조선일보의 전매특허 물타기를 시도한다.

>'......그들은 확신한다.'

 위에서 '물론 민주주의 제도가...'라고 말해놓긴 했는데, 이진우

자신의 시각은 없다. 이진우는 지금 사회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 

아무 소리 없다가 '그들은 그렇게 보고 있다'고 슬쩍 말꼬리를 돌린다.

 마치 그들은 극우 헤게모니가 해체되지 않았다고 보고있는데, 자기는

그렇게 안 본다는 투다. 이진우 개인의 의견은 어디있는가??

 이렇게 얍삽하게 빠지더니 갑자기 왠 마르크스 타령이다.
 
>'마르크스의 이데올로기 비판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


 '북한의 주장과 맥을 같이하기에'해서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잡혀갔던

사람들이 생각난다. 이진우, 어디서 나쁜 것을 배워왔다.


>'지배적인 사상은 결국 지배계급의 사상이라는 전제 아래
>그들은 이런저런 이데올로기를 퍼뜨리는 지식인들의 텍스트를
>공격한다.'

 
 난리가 났다. 이진우 신났다. 별 설명도 없이 '지배계급'이니

하면서 '전제'까지 제시해준다. 잡지 '아웃사이더', 청컨데, 이진우를

고문으로 모셔라. 편집진들보다 더 '아웃사이더'를 잘아는 분임이 확실하다.

 이 아저씨, 무척 글버릇이 안좋다. 마르크스를 꺼내면서 은근히 물타기를

하더니, 급기야 '지배계급' 어쩌니 하면서 암묵중에 빨갱이 혁명가 취급을

하고 있다. 

 

 근데 이진우, 바보는 아니다. 여기서 더 나가면 오버할 것 같으니까, 또

딴 얘기로 나간다.

>'자유주의가 본래 전투적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드러난 이쯤에서 
>우리의 문화 현실로 다시 눈을 돌리자.'


 은근히 빨간칠한 것을 포함한 얘기가 그저 '자유주의가 본래 전투적일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얘기했을 뿐이란다. 얍삽함도 한 두 번은 애교지만

자꾸 이러면 곤란해진다.



 그러더니만, 사실은 자기도 그 '의도'에는 동의한단다.

>'우리는 우선 사상과 문화의 영역에서 극단적 헤게모니를 극복해야 한다.
>어느 누구도 자유주의의 이런 의도를 거부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불편한 게 있단다.


>'그들의 공격적 글쓰기를 불편해하는 지식인들이 상당히 많은 것은 
>무엇 때문일까?'


 나중에 말하려고 했는데 내가 미리 이진우 아저씨에게 말해줘야겠다.

그건 평소에 지식인들이 어깨동무하고 술마시고 궁시렁대기만 했지,

까대본 적도, 진짜 논쟁을 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머리는

나쁘지 않아서 걔네들이 뭔소리하는 지 이해는 가고 찔리긴 찔리니까

그렇지. 이진우에게 나도 수사를 하나 붙여줘야겠다. '능청스러운'이라고.



 그러더니 희안한 논리를 편다.

>'만약 그들의 비판을 받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자신들 역시 
>자유주의의 신봉자라고 자처한다면, 진정한 자유주의는 어느 
>편에 있는 것인가?'


 바보 아냐? 히틀러가 '난 민주주의자야'라고 /자/처/한다고,

'아, 진정한 민주주의는 어느 편에 있는 것인가?' 머리 굴리고 있을

거란 말인가? 일제에 의해 도탄에 빠진 우리민족을 구해줬다고 /자/처/

하는 김일성을 보며 이진우는 '진정한 이 나라의 정통성은 어느 편에

있는 것인가' 고민했는지 안했는지 궁금하다. 


 친절하게 답도 내준다. 

>'우리를 불편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이러한 질문에 명쾌하게 대답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여기서 '우리'가 누군지 잘 모르겠는데, 적어도 나는 아닌 것 같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나는 그런 질문에 명쾌하게 대답할 수 있거든.

 '진정한 자유주의는 전투적 자유주의자들 쪽에 있다'고. 난 자칭 자유

주의자들까지 고려해줄 정도로 여유있지는 않다.

 어쨌든 난 명쾌하기만한데, 이진우는 혼자 고민하고 혼자 알 수 없다

며 불편하단다.


 할 말 다 해놓은 다음 또 이런다. 이 아저씨 특유의 버릇이다.
 
>'나는 여기서 진보와 보수, 자유주의와 사회주의의 개념을 정의하려는
>생각은 없다.'


  '그 놈은 나쁜 새끼다. 그렇다고 내가 여기서 그를 욕할 생각은 없다.'

훌륭한 까댐이다. 진작 이 쪽으로 나갔으면 이문열은 명함도 못 내밀었을

거다.


 그러더니 이 글의 백미인 문장을 토해내듯 말한다.

>'어떤 경우에는 복잡한 이론과 근거보다는 우리의 감각과 직감이
>훨씬 더 많은것을 말해준다.'


 조갑제랑 같이 술마시면 거의 형님아우할 것 같다. 조갑제도 이론과

근거랑은 별로 안 친하고 감각과 직감에 침 질질 흘리는 사람 아닌가.

 여기까지 정리하면, 쉽게말해 '이론과 근거를 따지면 의도나 방향은

동감하는데 어쨌든 기분나쁘다' 이거다. 여기까지 읽다가 난 무지 짜증

났다. 겨우 자기 기분나쁘단 얘기하려고 이렇게 글을 길게 쓴단 말인가.



 생각해보니 자기가 기분 나쁜 이유는 실명비판과 공격적 글쓰기라고

한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나를 불편하게 만드는 것은 아무래도 실명비판과
>인신공격의 벼랑 타기를 하는 공격적 글쓰기인 것 같다.'
 

 할말은 다했다 싶었던 지 약간 옹호해준다.

>'그들이 제도권 바깥에서 제도를 비판하는 동기와 의도는 정말 
>아무런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그들이 파시즘의 덫에 걸릴 잠재적 가능성을 제도의 안이 아닌
>바깥에서 비판한다고 해서 흠잡을 일은 아니다.'

>'나는 그들의 공격적 글쓰기가 사회적 혼란을 야기한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데 왜 자기가 기분 나쁜지 알겠단다.

>'그렇다. 글을 쓰다 보니 나를 불편하게 만든 공격적 글쓰기의 
>성격을 말해주는 낱말이 저절로 튀어나왔다. 왜 그들의 글이 새로운
>사회적 평형상태를 이루기 위한 흔들기와 혼란스럽게 하기의 비판적 
>풍자로 읽히기보다는 비아냥거림으로 읽히는 것일까?'

 
 정말 몰라서 묻는 것일까? 정말 몰라서 묻는 것일 것이라는 /직/감/이

들어 내가 또 간단히 대답해주겠다. 이유는 별 거 아니고 다음과 같다. 

'풍자는 그 대상이 되는 입장에서는 풍자로 안 들린다.'

알것나?? 특히나 쪼잔함이 극치에 이른 사람들에게는 유머,재치,위트

안 먹힌다. 조금 점잖은 양반조차 그저 '불편해'할 따름이다.



 근데 이 간단한 것을 이해못해서 벌써 끝났을 글을 주저리주저리

길게도 쓴다.

>'이를 이해하려면 우선 유시민의 글을 따라 그들의 의도와 글쓰기 
>방식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그런데 되짚어보는 방식이 가관이다.

>김정란이 문인으로서 문단이라는 제도를 난도질하는 것은 분명
>제도권의 평화를 깨뜨리는 흔들기의 작업이다.

 
 여기서 이진우의 재미있는 사고방식을 볼 수 있다. '제도=문단'

이고 김정란은 '문인'이니까 제도권 안이란다. 언어유희도 이 정도면

수준급이다. 김정란이 '깨뜨리는' 제도란 것이 '문단'인가? 글쟁이들

다 그만두라고?? 모르겠다. 김정란이 어디서 그런 소리했는지 내가

과문해서 모르겠는데, 내가 아는 것은 김정란이 깨뜨리려는 '제도'는

'극우 헤게모니'를 비롯한 끼리끼리주의, 밀어주기, 눈감고 모른 척

하기 등등 우리 사회의 악습이다. 그런데 이진우는 제도라는 말을 

가지고 교묘히 '문단'까지 연결하여, 김정란을 무슨 '문단 전체'를 

부수려는 깡패쯤으로 묘사하고 있다. 아, 이 아저씨 이제보니 재주

있네.

 이런 식으로 제도란 단어를 마구 사용하여 그 본뜻은 무시한 결과가

다음과 같다.

>'그렇다면 김정란은 제도권 안의 아웃사이더인 셈이다. 여기서 
>우리는 처음부터 제도권 바깥에 있는 아웃사이더란 존재하지도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쉽게 말하면 이런 식이다. 

1. 문익환 목사가 국민으로서 국가라는 제도를 난도질하는 것은 분명
제도권의 평화를 깨뜨리는 흔들기의 작업이다.

2. 그렇다면 문목사는 제도권 안의 재야인 셈이다. 여기서 우리는 
처음부터 제도권 바깥에 있는 재야인사란 존재하지도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철학교수로서의 자질의 의심스러운 순간이다. '자기 기분이 나쁘다'는

사적인 '감정과 직관'이라는 동기로 글을 쓰면 얼마나 추해지는가 보여

주는 실례다. 


 불만인 부분을 직접 지적한다. 

>'그러면 그들은 어떻게 때리는가? 그들은 사람을 직접 때린다. 
>물리적 폭력은 아니지만 말과 글로 사람을 때린다. 권력을 옹호하는 
>사람들, 권력에 대해 둔감하여 미필적 고의를 저지른 사람들을 공격적
>글쓰기의 도마 위에 올린다. 마치 사람들 자체가 제도의 가장 민감한 
>부분인 것처럼.'


 그럼 그 '제도'란 녀석의 가장 민감한 성감대가 어딘데??

그리고 아까 자기 입으로 얘기한 것은 뭔가, 아래처럼 얘기했잖아.
  
>'제도를 바꾸기 위해서는 제도를 정당화하는 이데올로기를 바꿔야 하고,
>이데올로기를 바꾸려면 그 안에서 움직이는 사람들을 바꿔야 한다.'


 '제도', 전투적 자유주의자들의 일차 타겟 '극우 헤게모니'는 어떻게

대상으로, 객체로 존재하길래, 이진우는 당당히 사람이 문제가 아니라고

'제도'를 때리라고 말하나?? 어떻게??  그 '제도'께서 어디 계신데??

 요컨데 '제도'운운하는 것은 완전히 말장난에 불과하다. 제도 자체를

때리라는 것은 조선일보처럼 쓸데없는 공자님 말씀만 벽보고 외치라는

것 밖에 안된다. 제도는 관념에 불과할 뿐이요, 그 실체와 재현은 철

저히 사람에게 있다. 극우를 대놓고 좋아하는 지식인은 얼마 안된다.

그런데 조선일보의 극우 헤게모니에 등돌리는 지식인도 얼마 안된다.

이유인 즉, 그게 극우 헤게모니가 아니기 때문이란다. 

 이게 '제도'를 까면 해결되는 문제인가??  이진우가 말하는 '제도'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궁금하다. 읽으면 읽을 수록 그 실체를 모르겠는

것이 가히 오리무중이라 할만 하다.



 그러다 강준만 얘기를 하는데, 이것도 희안하다.

>'그는 사석과 공석, 사적인 말과 공적인 말의 경계선을 과감히 무너뜨림으로써
>제도의 변혁을 시도하고 있는 가장 비판적 아웃사이더다.'

 쉽게 말해, 강준만은 사석에서 할 말을 공적으로 하고 있다는 거다.

이진우는 실명비판과 공격적 글쓰기는 '사석'에서나 해야한다고 말하고

있는 거다. 이 사람, 자기가 무슨 소리하는지 알고 썼는지 모르겠다.

 강준만이 자기에 대한 반박이나 비판을, 사람들이 술자리에서 뒷다마나

까는 것으로 하고 있다고 툴툴댄 적 있는데, 강준만이 실수한 것 같다.

 이 사람들은 '실명비판과 공격적 글쓰기'는 '사석'에서, 술자리 같은데

서 충분히 하고 있는가보다. 일반 사회에서는 그런 것을 '뒷다마깐다'고

백안시하는데, 역시 지식인들의 세계는 틀려도 뭔가 틀리다. 나름대로

심오한 이유도 있을 것 같은데, 별로 알고 싶지 않다.



 그러면서 강준만에 대한 불만이,

>그는 종종 자신만이 우리 사회를 제대로 알고 있다는 태도로 권력
           ~~~~~~~~~~~~~~~~~~~~~~~~~~~~~~~~~~~~~~~~~~~~
>근처에서 노닥거리는 지식인들의 무지와 탐욕을 꾸짖는다.


 이진우의 글을 읽으면 읽을수록 역시 강준만이 우리 지식인 사회를

제대로 알고 있다고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혹시 이진우는 이것을

알려주기 위해 일부러 살신성인의 자세로 이 글을 쓴 것이 아닐까??



>어떤 특정한 매체에 글을 싣는 사람은 누구나 권력형 지식인이 된다는
>편견은 부분을 전체로 착각하는 다른 형태의 전체주의적 폭력을
>행사하지는 않을까 두렵다.

 
 지난 세월, 독재정권과 지금도 여전한 극우 헤게모니 세상에서 잘 살

아온 주제에 두려운 것도 참 많다. 

 강준만의 글을 제대로 읽었는지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얼마전 강준만

은 조선일보에 글 썼다고 까대던 것을 공개적으로 그만두겠다고 했다.

 그리고 '누구나 권력형 지식인이 된다'고 강준만이 쓴 적은 없다.

강준만이 바보냐? 그러고 살게. 글의 내용에 따라 상당한 가감이 있었

고, 대부분은 '이거 왜 이러나, 왜 평소에 얘기하던 거랑 다르냐'는

게 주요 요지였다. '누구나 권력형 지식인'운운하며 이렇게 글의 

일부분을 부풀려 자신의 논지를 뒷받침하는 태도야말로 참 부끄러운

거다. 



>마치 언론에 나타난 글이 그 사람 전체를 말해주는 것처럼. 

 아무래도 강준만 글을 제대로 안 읽은 것 같다. 강준만은 인물과

사상을 낼 때, 처음부터 이 부분에 대해 말했다. 인물의 사적인 부분

이 아니라 공적으로 드러난 저서와 특히 언론에 있어서 드러난 부분을

보겠다고. 왜냐하면 자신은 기본적으로 언론학자이며 이 입장에서

이 사회 지식인의 모습을 보는 것은 언론에 드러난 지식인이기 때문이

라고. 그리고 대중에게 지식인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책 낼

때가 아니라, 언론에 나올 때이기 때문이라고.

 


>그러나 자유주의의 핵심은 인간이고, 개인의 자유이다.

 또 궤변이다. 자유주의의 핵심이 인간이고 자유인 것이 극우 헤게

모니를 옹호하는 애들 까대는 것과 무슨 상관이 있단 말인가??

그러면 인간존중의 정신으로 하나하나 불러내서 술사주면서,

'어이, 형님, 전에 조선일보에 왜 기고하셨습니까....' 이렇게 해야

하나? 아, 물론 아름다운 풍경일 수 있다. 하지만, 이건 아니다.

 이렇게 해서는 공적 영역에서 치열한 사상의 자유는 영원히 얻을 수

없을 것이고. 지식인 사회, 우리 사회는 계속 썩어만 들어갈 것이다.



 그리고 제딴에는 뭔가 정리하겠다고 이유같지도 않은 이유를 네가지

나 댄다. 

>첫째, 제도권 흔들기는 사회의 변혁을 위해서임에도 불구하고 흔들기
>자체가 목적으로 전도됨으로써 본연의 의도가 퇴색할 우려가
>있다.

 장도 담그기 전에 구더기 걱정이 태산이다. 그리고 여기서 알 수 없는

두 단어. '제도권','본연의 의도'.  이진우가 생각하는 '제도권'과

'본연의 의도'는 뭘까?? 난 그게 무척 궁금하다. 내가 보는 '제도권'은

극우 헤게모니에 빌붙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학문의 시장을 끼리끼리

계모임으로 만드는 사적 관계다. 그리고 '본연의 의도'는 이거 없애서

보다 자유주의적이고 민주주의적인 사회를 이룩하자는 거다. 

 요는 현재의 전투적 자유주의자들의 글쓰기는 '제도권 흔들기'가 

'본연의 목적'이라는 점. 


>둘째, 전투적 자유주의자들은 사람을 제도와 동일시함으로써 오히려 
>비판되어야 할 제도의 문제점들을 불투명하게 만든다. 

 위에서 설명한 바 있지만, 이진우야말로 관념적 허상에 붙여놓은 

'제도'라는 기호가지고 말장난을 해서, 상황을 더욱 불투명하게 물타

기 하고 있다.


>셋째, 전투적 자유주의자들은 기득권과 비판세력
>사이의 이원론적 전선만을 강조함으로써 현대사회에 등장하는 다양한 가치와
>세력들의 의미를 간과한다.

 이젠 지겹다. 전투적 자유주의자들의 현 전선은 간단하다. 극우 헤게모니와

아닌 거랑이다. 극우 헤게모니가 아니라면, 변태이던, 동성애자건, 우파건 좌

파건 상관 안한다. 언제 이 사람들이 '다양한 가치와 세력들의 의미를 간과'

했나. 도리어 그걸 지키기 위해 하는 짓인데...


>그러나 무엇보다 우리를 불편하게 만드는 것은 투쟁을 통해 이룩하고자 하는
>사회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나 참, 히틀러를 깨기위해 이룩하고자 하는 사회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제시

해야하냐?? 

 집 앞에 똥이 한 무더기 있다. 근데 이걸 치우기 위해서는 똥을 치운다음

이 자리에 무엇을 가져다 놓을까 미리 생각해 놓아야 한단다. 똥치우기가 

이렇게 심오한 작업일 줄이야...



 그 존재가 자체가 필요 없을 수 있다는 것을 생각치 못하는 저 어눌한 상상력.

공백은 꼭 채워야하는 저 강박관념이야말로 극우 헤게모니를 지탱해온 한 주축

일지도 모른다.



 나도 정리하면, 우선 다음과 같이 이진우는 무리를 했다.

첫째, 그냥 자기 기분이 나빠서 글 쓰는 것을 어떻게든 뭔가 있어보이도록

하려고 엄청 노력했다. 그러나 추했다.

둘째, 글 중반에 전투적 자유주의자들의 배경과 동기, 의도가 자유주의와 일치

한다고 자기입으로 말해놓고, '실명비판과 공격적 글쓰기'를 얘기하며,

'극단적 자유주의'란다. 억지로 '극단적'이란 말을 붙이려고 노력한 결과인데,

척 보면 알듯이 닭짓이다. 

 - 극단적 자유주의 1. 자유주의 + '실명비판과 공격적 글쓰기' 


 이진우, 이렇게 국어사전에 올려보도록 노력하시라.



샛째, 공과 사를 구분 못하는 지식인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어벙한 지식인도 아닌데, 그런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도리어 전투적

자유주의자들의 입지만 강화해줬다.




 아, 이진우 교수,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정말 실망에 실망이다.

한심하다. 내 장담하건데, 전투적 자유주의자들이 맘만 먹으면 이진우의

이 글, 개망신 당할 거다. 










        난 끊임없이 누군가를 찾는다.            
                                                metheus@iname.com
            내가 누구인지도 모른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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