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istory ] in KIDS 글 쓴 이(By): kisto (석) 날 짜 (Date): 1995년08월22일(화) 14시24분56초 KDT 제 목(Title): 8.15, 우리를 돌아보자 -한겨레21 좋은 글인 듯 싶어 늦게나마 올려 봅니다.. *********** 동해는 일본쪽에서 바라보면 서쪽에 있다. 러시아 연해주쪽에서 보면 남쪽이라고 할 수도 있다. 백두산은 여진족도 민족의 성지로 여긴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 로 여진족도 그렇게 생각했다. 보스니아의 회교도들을 '인종청소'라는 악명을 들어가며 학살하는 세르비아 사람들은 주장한다. "오스만투르크 시대 이래 우리는 이 지역에서 그 어느 민족보다 많은 시련과 학살의 비극을 겪어왔다." 상대성을 망각하면 인간은 큰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 판단이 잘못될 뿐만 아니라 엄청나게 그릇된 행위까지 벌이게 된다. - 중략 - 8.15 해방 50주년을 맞아 기획한 주요기사의 두번째로 일본의 현재모습, 그 가운 데서도 우경화, 보수화문제를 다루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과연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이나 그런 지식을 바탕으로 형성된 가치과, 세계관, 역사관은 얼마나 올바른 것일까. 동해는 과연 '동해'라는 이름만을 고집하는 것이 정당하며, 앞으로도 그런 식으로 계속 관철시켜나갈 수있는 것일까. 우리가 우리의 가치관에 절대적으로 함몰해버린 적은 없는가. 우리가 평소에 자연스럽게 되뇌이는 논리가 이중적이지는 않은가. 화두를 바꾸어 보면 이렇다. 일본을 이야기하지만 우리는 지금 일본 못지 않게 우경화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보자. 한때 우리사회에서 진지하게 이야기되던 진보적인 대안을 찾는 노력은 지속적으로 후퇴해가고 있지 않은가. 재벌해체-경제정의라는 문제제기 같은 것조차 차 사실상 자취를 감춰버린것은 아닌가. 우리는 일본의 사죄를 요구하면서 과연 베트남 전쟁에 대해선 '사과'하거나 '유감'의 뜻이라도 공표했던 적이 있는가. 재일동포의 법적 지위에 대해 그토록 열변을 토하면서도 우리 땅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비롯해 화교, 베트남 난민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국제주의와 인도주의의 정신에 충실했다고 할 수 있는 것일까. 이번 8.15는 역사의 가해자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우리 스스로에 대해서 이런 물음을 던지고 해결책을 모색할 때 진정한 해방과 진보에 가까워질 것이라는 점을 일깨워준다. 한겨레21 편집장 오귀환 님의 권두칼럼 '만리재에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