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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istory ] in KIDS
글 쓴 이(By): Gilles (reverseyed)
날 짜 (Date): 1999년 9월  2일 목요일 오후 11시 11분 36초
제 목(Title): 나뭇군과 도끼.



 서양 중세 문명에 관한 책(서양 중세 문명-자크 르 고프)을 읽다 보니,
 우리나라의 '도끼와 나뭇군'설화와 유사한 이야기가 몇개 나오더군요.

 우리나라에서는 연못에 도끼를 빠뜨린 나뭇군을 구해주는게 '산신령'이었습니다만
 중세 유럽에서 그 역할은 '성자'들이더군요.

6세기 성 베네딕트의 기적.
>"어느 날 어떤 사람이 수도원 근처에서 가시덤불을 낫으로 베고 있었다. 그때 
>낫날이 손잡이에서 떨어져 나가 깊이를 알 수 없는 연봇의 심연으로 빠졌다. 그는 
>이 때문에 매우 낙심했다. 그러나 성 베네딕트는 낫의 손잡이를 못 깊숙이 넣자 
>낫날이 바위에서 빠져 나와 손잡이까지 헤엄쳐왔다."

 이 설화를 두고 중세 시대의 서민들에게 있어서,'철'은 '금' 못지 않은
귀금속이었다고 설명하더군요. 

 위 설화가 6세기에 일어난 것이라면, 13세기 즈음에는 또다른 설화 하나가 
있습니다.

 13세기 성 도미니크의 기적
>"어느날 성자 도미니크가 툴루즈 근처에 있는 강을 건너다가 책을 물에 빠뜨렸다.
>3일 후에 한 낚시꾼이 이 강물에 낚시를 던지니 큰 물고기가 걸린 듯 했다. 그는 
>물에서 성자의 책들을 건져냈다. 이 책들은 마치 장롱에 공들여 간수라도 한 듯 
>전혀 손상을 입지 않았다.

 이 부분을 두고 저자는 중세 시대의 '책'의 의의에 대해 서술하더군요.
 '수도원의 책'과 '대학의 책'으로 구분을 했는데, 전자의 경우는 문화적 재보의 
일종입니다. 한마디로 보물이란 이야기죠. 위 설화도 책이 '보물' 취급당하던 
시절의 설화입니다.

 한데, '대학의 책'의 경우는 단순한 '도구'입니다. 쉽게 빨리 쓰는 초서체, 분할 
복사제에 의한 사본의 증대등으로 '지식 전달도구'로 그 의미가 변화되었죠.

 
 하여튼 우리 나라의 나뭇군들에게는 자신의 철기를 보호해줄 '산신령'이 곁에 있어 
주었고, 서양의 나뭇군들에게는 '수호 성인'들이 항상 옆에 있어 주었으니...

 비슷한 시대의 사람들은 비슷한 생각과 소망을 가지는 것은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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