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history ] in KIDS 글 쓴 이(By): artistry (호연지기) 날 짜 (Date): 1999년 7월 31일 토요일 오전 01시 24분 55초 제 목(Title): 뉴스+/소설읽듯 책보면 수학이 쏙쏙 소설 읽듯 책 보면 수학이 쏙쏙 '무한 그리고 그 너머' 등 수학교양서 봇물…수학소설 '앵무새의 정리'도 선보여 'x의 n승+y의 n승=z의 n승(x, y, z 및 n은 양의 정수)은 n이 3 이상의 정수일 때, 이 방정식을 만족하는 정수 x, y, z는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짝수 자연수는 두 소수의 합과 같으며, 2보다 큰 모든 자연수는 세 소수의 합과 같다.' 수학 전공자나 수학에 관심있는 사람들이라면, 첫번째 명제가 저 유명한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이며 두번째 것이 '골드바흐의 가설'임을 금방 알아챘을 것이다. 17세기 프랑스의 수학자이며 근대 정수론의 창시자라고도 불리는 페르마(1601~65)는 그리스의 수학자 디오판토스의 책 '아리스메티카(算學)'의 여백에 "나는 놀라운 방법으로 이 정리를 증명했다. 그러나 이 책의 여백이 너무 좁아 여기 옮기지는 않겠다"라는 메모를 남겼다. 이 낙서는 이후 300년 넘게 후세의 수학자들을 괴롭혔다. 1993년 영국계 미국수학자 앤드루 와일스(프린스턴대)가 그 정리를 증명해낼 때까지, 이는 수학계의 풀리지 않는 난제 가운데 하나였던 것이다. 크리스티안 골드바흐(1690~1764)가 1742년 스위스의 동료 수학자 레온하르트 오일러 앞으로 보낸 편지에 담은 '골드바흐의 가설'은 아직도 완벽하게 증명되지 못했다. 첫번째 가설은 10만이 좀 넘는 모든 짝수 자연수에 대해서만 입증됐고 두번째 가설은 1937년 소련의 수학자 비노그라도프가 부분적으로 증명했을 뿐이다. 최근 출간된 소설 '앵무새의 정리'(끌리오, 전3권)에는 바로 이 '페르마의 정리'나 '골드바흐의 가설' 같은 명제들이 등장한다. 수학을 소설로 다루다니, 더구나 수학자들도 못푸는 문제들이 등장한다고? 일반 독자들은 지레 겁부터 먹을 수 있다. 하지만 저자인 드니 게디―그는 현재 파리8대학에서 수학과 수학사, 과학사 등을 강의하고 있고, 라루스 수학백과사전의 책임편집자이기도 하다―는 수천년에 걸친 수학의 역사와 그 주요한 개념들을 어렵지 않게 풀어놓는다. 독자들은 고대 그리스의 탈레스로부터 20세기까지 수학의 역사와 수학자들의 노력, 일화들을 추리소설 형식을 통해 읽으며 자연스레 수학적 개념과 논리들을 접하고 이해하게 된다. 추리소설 형식 빌려 수학개념 소개 학창시절 수학 때문에 고생한 경험이 있는 성인독자들이나 '오로지 대학입시를 위해 달려가고 있는' 적잖은 수험생들에게, 수학이란 '악몽'과 동의어인 경우가 많다. 숫자와 기호와 도형과 공식으로 채워진, 건조하고 까다롭기 짝이 없는 학문. 학교만 졸업하면 깡그리 잊어버려도 될 무용한 지식 정도로 여기기 십상이다. "수학이란 본래 자연계에 존재하는 것을 직관적 인식으로 개념화하고 이를 수식으로 추상화한 것인데, 우리의 수학교육은 이런 과정 설명없이 이미 추상화된 수학을 그냥 전달해 소통과 표현에 문제가 있다. 따라서 학생들은 충분히 알지도 못하고 싫어하게 된다"고 '수학사랑'회 장훈 교사(한성과학고)는 설명했다. '수학공포증 환자'를 양산하는 우리 풍토에서, '교양과 재미로서의 수학'이란 모순어법에 가깝게 보인다. 하지만 이런 고정관념을 깨는 책들은 의외로 적지않이 나와 있고, 최근에도 속속 출간되고 있다. 영국 다큐멘터리 작가 사이먼 싱의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영림카디널)는 이 공식을 둘러싼 수학사 이야기를 다큐멘터리 식으로 정리한 책이다. 7년간 외부와 접촉을 끊고 이 작업에만 매달린 와일즈의 이야기라든지, 그의 선배격인 18~20세기의 유명 수학자들이 벌인 도전과 좌절의 기록은 극적이고 감동적일 정도다. 간간이 나오는 공식도 '견딜 만'하다. 이스라엘 출신의 수학자인 엘리 마오의 '무한 그리고 그 너머'(사이언스 북스)는 가장 친숙하면서도 난해한 수학적 개념인 '무한'이 인간의 역사 속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졌는지를 서술한 책. 미술 음악 문학 종교 천문학 등을 넘나드는 저자의 해박함과 수준높은 수학지식들이 돋보이지만, 정작 독서를 위해 요구되는 수학지식의 수준 자체는 그리 높지 않다. 이밖에 0부터 9까지 열 개의 아라비아 숫자가 얼마나 다채로운 조합과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지니고 있는지, 수의 신비로움과 의미는 무엇인지를 밝힌 '영부터 무한대까지', 일간신문의 기사 속에 숨겨진 수학적 측면을 드러낸 오락적이고도 계몽적인 책 '수학자의 신문읽기'(이상 경문사), 올해 나온 '화성에서 온 수학자'(지호) 등도 꼽아 볼 수 있다. 이런 책들은 보통 90년대 중반부터 집중적으로 나왔다. 대중적인 과학서 출간이 출판계의 한 흐름으로 자리잡기 시작한 시점과 대략 일치한다. 원저들이 1950년대, 심지어 1930년대에 쓰인 경우도 있는 걸 따지면 때늦은 소개지만, 이나마도 '전에 없던 현상'이다. '수학귀신' 6만부나 팔려 이런 책들은 좋은 내용에 견주어 판매부수는 신통찮은 편이었는데, 반응이 컸던 쪽은 오히려 좀더 낮은 연령층을 상대로 한 책들이었다. 91년 1권이 나온 김용운 김용국의 '재미있는 수학여행'(전 4권)은 중학생 정도부터도 읽을 만한 쉬운 수학개념서로, 지금까지 1권이 16만부, 2권이 11만부나 팔린 베스트셀러. 97년에 이들 형제교수가 합작한 '수학 클리닉'(이상 김영사) 역시 적잖은 호응을 얻었다. 97년말 발간된 '수학귀신'은 아동물 전문출판사인 비룡소의 최고 인기작. 수학을 싫어하는 소년 로베르트가 수학귀신의 도움으로 차근차근 수학의 원리를 깨친다는 독일의 청소년동화로, 6만부나 팔리며 이른바 '학습소설'이란 새로운 개념을 확산시켰다. 이런 책들은 역설적이게도 우리나라 입시위주 교육체계나 학습서 선호 분위기 덕을 본 측면도 있다. 95년 출간돼 4년 동안 불과 2000부 남짓 팔렸던 '현대수학의 여행자'(사이언스북스)가, 지난해 수능시험 만점자인 오승은양이 읽었다는 한마디에 개정판이 나오며 6개월여만에 1만부를 거뜬히 넘긴 것은 시사적이다. 어쨌든 올해 김영사에서는 프랑스의 권위있는 '롱프랑 청소년과학도서상'을 받은 '수학이 수군수군'과 '수학이 또 수군수군'을 내놓아 좋은 반응을 얻고 있고, 진명출판사도 미국학부모가 좋은 책으로 선정했다는 '열려라! 수학'을 펴냈다. 김용운교수도 두살부터 볼 수 있는 전 45권짜리 '수학동화'를 7월말 웅진에서 출간했다. 사이언스북스는 미국 프린스턴대에서 만든 중학생 대상(미국은 고등학생 대상)의 수학 학습소설인 '스마트 주니어 매스' 시리즈를 9월경 펴낼 예정. 청소년이나 유아동을 겨냥한 이런 새 개념의 수학책들이 활발하게 출간되는 것은 어린시절부터 '열린 수학'을 만나게 하는 한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일단 환영할 만한 일이다. 김용운 수학문화연구소장(한양대 명예교수)은 "어린이들이 말을 시작할 때부터 부모가 정확한 수학개념을 심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그는 "우리나라 수학교육은 수학 아닌 인내심을 가르치는 격"이라고 비판하면서, "20세기 최대의 지적 업적들인 촘스키의 구조주의 언어학이나 괴델의 불완전성의 정리, 인류학자 레비 스트로스의 문화구조론 등은 모두 수학과 연관이 있다. 수학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학문의 토대 없이는 다른 응용학문의 진정한 발전도 어렵다"고 강조했다. 영국의 철학자이자 수학자인 버트런드 러셀은 젊은 시절 몇번이나 자살을 결심했으나, 그때마다 좋아하는 수학을 못할 것이 아쉬워 죽기를 단념했다고 한다. '재미있는 수학책'을 읽은 뒤 '수학에 주눅들린' 많은 사람들이 이런 일화에 조금이나마 공감하게 될까? 그렇게만 된다면 참 다행스런 일이다. 김영신 기자 �� �後後� �짯後� �後� �碻碻碻� �碻碻�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