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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istory ] in KIDS
글 쓴 이(By): artistry (호연지기)
날 짜 (Date): 1999년 7월 13일 화요일 오후 02시 43분 23초
제 목(Title): 퍼온글/인류진보=행복'믿음은 유효한가?


월드프리즘]‘인류진보=행복’믿음은 유효한가



경향신문 [ 해외 ] 1999. 7. 12. 月


-미래학자가 진단한 ‘성장의 빛과 그늘’- 현대 서양문명의 근간을 이루는 
명제는 「진보에 대한 믿음」이다. 사람들은 인류의 삶이 언제나 진보하고 있으며 
또 진보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믿어왔다. 또 현대 산업사회가 보다 건강해지고, 보다 
행복해지며, 보다 만족스러운 형태로 진화해왔다는 데 대해서도 많은 사람들은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그러나 인류는 과연 말 그대로 진보해왔는가. 또는 
앞으로 이보다 더 진보할 수 있을 것인가.

저명한 미래학자인 호주국립대학 리처드 에커슬리 박사는 이에 대해 두 가지 
대답을 상정하고 있다. 만약 인류가 지금까지 진보해온 것이 사실이라면 앞으로 
인류는 각국 정부의 제한적인 노력만으로도 훨씬 더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답이 『아니오』로 나온다면 얘기는 크게 달라진다.

에커슬리 박사는 이럴 경우 『인류는 지금까지의 삶의 방식에 대한 총체적인 
재평가를 수행해야 하며 이때 인류가 감당해내야 할 과제는 정부 차원의 노력을 
넘어 전 지구적인 차원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일부 낙관론자들은 인류가 지금까지 해온 대로만 앞으로도 한다면 과학기술의 
발전, 경제성장 수치 등을 감안할 때 산적한 환경문제나 부의 재분배 문제 등도 
시간상의 문제일 뿐 해결이 가능하다고 믿고 있다. 즉 평화와 번영의 황금시대가 
언젠가는 도래하리라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물론 반대의 주장을 하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이들 모두의 주장은 서로 다른 
분야에서 다른 관점을 가지고 내린 해석에 불과하다는 게 최근 학계의 주된 
흐름이다.

최근 전문가들은 문제는 이들 상충되는 견해들이 각기 제시하는 미래상 중 어떤 
것이 현실화되느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훨씬 더 근본적인 곳에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어떻든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것이다.

이른바 「패러다임 충돌론」이 그것이다. 지금까지 굳게 믿었던 뿌리깊은 믿음들이 
서로 충돌하고 있다는 것으로 이론의 핵심은 「성장」이라는 패러다임이 
「변형」이라는 패러다임에 의해 도전을 받는다는 것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현재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독립적인 정부 차원이 
아니라 지구 전체의 시스템을 완전히 뜯어고쳐야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선진국에서는 진보라는 개념을 주로 물질적으로 해석해왔으며 「생활 
수준」과 「삶의 질」을 동격어로 다뤄왔다. 이러한 태도에 대해서는 그동안 거의 
어떠한 이의제기도 이뤄지지 않았다. 경제적인 성장이 사회복지를 강화하고 
환경적으로 더 쾌적한 삶을 누릴 수 있는 동인이 된다는 데 대해 그 어떤 
정치집단도 문제를 삼지 않았다.

그러나 부(富), 건강, 복지 간의 상관관계는 생각한 것처럼 그리 명확하지는 않다. 
80년대 후반 칠레의 경제학자 만프레드 막스네프 박사팀은 선·후진국 19개국을 
대상으로 사람들이 행복을 느끼는 정도에 관한 조사를 한 적이 있다. 조사결과 
선진국 국민일수록 그들이 점점 더 퇴화하고 썩어들어가는 사회에서 살고 있다고 
응답한 경우가 압도적이었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문턱이론」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이 가설에 따르면 
경제성장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어느 시점까지만 사람들이 행복을 크게 느끼고, 그 
시점(문턱)을 넘어서는 순간 삶의 질이 급격히 떨어진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이 문턱이론은 최근 제시된 실질성장지수(GPI)에 의해 더욱 보강되고 있다. 실제로 
영국, 미국, 호주 등 선진국에서는 이전까지만 해도 같이 움직여온 국내총생산과 
사회복지 수준이 70년대 중반 이후 눈에 띄게 괴리를 보이기 시작했다.

환경문제는 인류의 진보와 관련된 또하나의 핵이다. 경제성장론자들은 경제의 
성장이야말로 환경문제 해결에 가장 큰 도움을 준다고 주장한다. 국가들이 
부유해질수록 환경문제에 투자할 돈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자본을 투입해서 해결할 수 있는 환경문제는 
대부분 국소적이고 단기적인 것들에 머물러 있으며 공해물질의 체내 축적, 
이산화탄소와 같은 공해가스 문제 등에는 자본의 투입도 거의 효과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에커슬리 박사는 『성장은 현재의 경제 시스템의 중심을 이루는 개념이며, 
물질적인 진보라는 개념은 매스미디어·시장논리 등의 지원을 받아 현대문명의 
기초를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진보와 성장에 관한 전통적인 생각은 최근들어 많은 의문과 도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러한 논의들의 핵심을 이루는 부분은 변화의 방향이다. 과연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계속 가면서 삶의 질을 개선시킬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개개인과 사회가 
새로운 목표를 가질 수 있도록 근본적인 방향선회를 해야 할 것인가.

에커슬리 박사는 경제성장논리는 여러가지 면에서 심각한 결함이 있다고 지적한다.

먼저 이 논리는 경제성장이 과거 복지면에서 이룬 개선 정도를 과대평가하고 있다. 
또 성장논리는 인간의 행복을 너무 좁게 해석해, 50년이 지난 지금 선·후진국을 
모두 포함한 지구촌 사람들의 많은 부분이 점점 더 불행해지고 있다고 생각하게 
만들었다. 마지막은 성장논리가 환경문제를 의식적이로든 아니든 너무 소홀히 
해왔기 때문에 지금의 엄청난 환경재난을 맞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이 『더 나은』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더 많이 얻기 위해 희생했던 모든 개인적이고 생태계적인 요소들이 
이제는 현재의 불행을 배가하는 핵심요소로 복귀하고 있음을 잘 안다. 카오스 
이론에 따르면 과거에 별 것 아닌 것으로 던져졌던 것들이 현재 인류에게 엄청난 
재앙을 가져다 주고 있다는 것이다.

에커슬리 박사는 『단순히 성장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성장 이후를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것』을 해답으로 제시하고 있다. 어차피 피해갈 수 없으므로 세상을 
어떻게 바꿔 나갈지로 생각의 방향을 돌려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고현석기자 pontifex@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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