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history ] in KIDS 글 쓴 이(By): pebronia (제5열) 날 짜 (Date): 1999년 4월 12일 월요일 오전 07시 26분 13초 제 목(Title): Re: 당대비평 6호: 지배의 언어,탈주의 � 예. Monde님 의견에 동의합니다. 시기를 좀더 세분하자면 80년대의 이진경씨를 "사사방"의 이진경씨와 "현실과 과학"의 이진경씨로 나눌 수 있겠습니다. 전자는 정통 맑스적 시각으로 식반론을 비판했고, 후자는 한신대 윤소영 교수와 충북대 서관모 교수가 중심이 된 "현실과 과학"에 가담하여 신식국독자론을 설파했지요. 제가 두 시기가 근본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으며 서로 연결된다고 보고 뭉뚱그려 써버렸군요. 직접 들은 이야기가 아니라 확언할 수는 없지만 나중에 이진경씨는 "사사방" 시기의 자신은 스탈린주의에 갇혀 있었다고 자아비판적 발언을 했다고 합니다. 굳이 도식화를 하자면, 사사방(87년) -> 현실과 과학(80년대 후반) -> 탈주 연작(90년대 중반 이후) 정통맑스주의, 또는 스탈린주의 -> 구조주의적 맑스주의, 후기 맑스주의 (윤소영교수) -> 신좌파주의 (서울대 김세균 교수, 서강대 손호철 교수, 성공회대 조희연 교수) 정도가 되려나요? 사구체 논쟁에서 식반론이 판정패한 이후 NL 측에서는 이렇다할 만한 학술적 진보가 보이지 않는데 비하여 범 PD 계열은 나름대로 분화와 발전을 거치며 현실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다만 학생운동권 내의 범 PD계는 유리한 외부 여건에도 불구하고 지나친 내부 분화로 아직도 NL과의 대결에서 완전한 우세를 보이지는 못하고 있는 것 같고요.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82년 부미방 사건의 주역이었던 문부식씨가 진중권씨의 NL/PD를 동시에 비판한 글이 실려있다는 당대비평에서 편집인으로 일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80년 광주이후 87년까지가 NL계의 황금기였다면 82년의 부미방(부산미문화원방화사건)과 이 일로 사형선고까지 받았던 문부식씨는 이 시기의 상징적인 존재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의 항소이유서는 명문으로 두고두고 읽혔었고, NL(당시로서는 운동권과 거의 동격이지요) 최대의 이론가로 불리기도 했었는데, 오랜 수감 생활 이후 개인사의 굴절이 심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어려움을 딛고 재기한 것이라면 좋겠군요. * 키즈 생활 몇년만에 글 잘썼다는 이야기는 처음 듣습니다. 아리님의 친절에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