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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istory ] in KIDS
글 쓴 이(By): artistry (설운도)
날 짜 (Date): 1998년 10월 12일 월요일 오전 04시 57분 37초
제 목(Title): 고종석/고구려어,한국어,일본어


[고종석에세이] /국어의 풍경들(4) 고구려어, 한국어, 일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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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세 나라의 언어가 서로 달랐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학자들 가운데는 고구려어와 
고대 일본어 사이의 친족 관계를 상정하는 이들이 있다. 그들이 주목하는 것은 
<삼국사기>의 지리지(地理志)에서 추출되는 고구려어 지명이다. 땅이름의 
음독명(音讀名)과 훈독명(訓讀名)이 병렬되어 있는 경우에, 그 소리와 뜻을 
연결해서 고구려어 단어나 형태소를 비슷한 꼴로 복원해보는 것이다. 그런 
방식으로 복원된 고구려어 단어들 가운데 상당수는 고대 일본어와의 혈연 관계가 
약여하다. 이 문제에 깊은 관심을 보여온 이기문에 따르면,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고구려어 어휘는 여든 개 정도이고, 이 가운데 서른 개에 가까운 예가 일본어와 
현저한 일치를 보여준다.  

고구려어와 고대 일본어를 비교할 때 거론되는 가장 유명한 예는 고구려어의 
수사다. <삼국사기>에서 추출되는 고구려어 수사는 3, 5, 7, 10의 넷인데, 이들의 
음은 각각 密, 于次, 難隱, 德으로 표기되었다. 이들 한자가 베껴낸 고구려어의 
정확한 형태가 어떤 것이든, 그것들은 `세' `다삿(아래아)' `닐굽' `열'의 형태를 
보이는 중세 한국어와는 판이한 반면에, mi, itu, nana, to(움라우트)wo로 
재구되는 고대 일본어와는 매우 유사하다. 일본어를 아는 독자들이라면, 현대 
일본어에서 `셋' `다섯' `일곱' `열'이 `미쯔' `이쯔' `나나쯔' `도'라는 데에 
금방 생각이 미칠 것이다. 

물론 일본어와의 혈연을 암시하는 고구려어 단어들이 모두 역사―비교언어학적 
조건을 충족시키는 것은 아니다. 앞서 얘기했듯, 어떤 두 언어가 동계어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은 기초 어휘 사이의 규칙적인 음운 대응이라고 비교언어학은 
가르친다. 그런데 고구려어와 고대 일본어 사이에는 동원어(同源語)라고 함직한 
단어들끼리 이런 `규칙적인 음운대응'이 또렷하지 않다. 고구려어와 고대 일본어의 
재구 형태 자체가 불완전한 것이어서 사정은 더 나쁘다. 그래도 대한해협 양쪽의 
언어학자들은 고구려어와 일본어 사이의 친족 관계 가능성에 계속 주목하고 있다. 

신라어가 중심이 돼 진화한 한국어와 바다 건너 일본어 사이의 친족 관계를 확정할 
수 없는 것도 실은 기초어휘 사이의 음운대응을 발견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현대 
한국어와 현대 일본어는 언어 유형론적으로는 쌍둥이 언어라고 할 만큼 유사하다. 
단순히 두 언어 사이의 접촉과 간섭 때문에 그리 됐다고 보기에는, 그 유형론적 
상사(相似)가 너무나 크다. 그러나 두 언어에서 규칙적인 음운대응을 보여주는 
동원어(同源語)는 거의 발견되지 않았다. (한국어의 숱한 한자 어휘와 일본어의 
한자 어휘 사이에는 음운 대응의 규칙성이라고 할 만한 것이 관찰된다. 그러나 그 
어휘들은 모두 차용어여서 두 언어가 친족관계에 있다는 증거가 되지 못한다. 계통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두 언어의 어휘를 비교할 때 차용어를 배제해야 한다는 것은 
비교언어학의 첫 번째 계명이다. 그런데 일급 학자도 가끔 실수를 한다. 김진우의 
<언어>(탑출판사 펴냄)는 한국어로 출판된 가장 깔끔한 언어학 입문서라고 할 수 
있는데, 언어의 계보를 설명하면서 영어와 프랑스어가 친족관계에 있다는 증거로 
영어의 camp[야영지], isle[섬], ursine[곰 같은]과 프랑스어의 champ[밭], i(점 
빼고 시옷자 비슷한 악상)le[섬], ours[곰]를 들고 있다. 예로 든 영어 단어는 
프랑스어나 라틴어에서 차용된 것이므로, 이 예는 영어와 프랑스어가 친족관계에 
있다는 증거가 되지 못한다. 그러나 예를 잘못 들었을 뿐, 영어와 프랑스어는 친족 
관계에 있다. 게르만어군에 속하는 영어와 로만어군의 속하는 프랑스어는 둘 다 
인도―유럽 어족이라는 커다란 가족의 일원이다. 김진우는 또 이 개론서에서 다소 
미심쩍은 예들을 증거로 내세우며 한국어와 일본어가 친족관계에 있다는 무책임한 
말을 하고 있다.) 

물론 민족주의적 열정에 찬 얼치기 언어학자들이 일본의 언어와 문화의 한국 
기원을 `증명'하기 위해서 마구잡이로 `발견해낸' 동원어들은 수두룩하다. 그러나 
그 예들 가운데 믿을 만한 것은 거의 없다고 보아도 좋다. 민족주의적 열정은 또 
이와는 정반대의 표정을 짓기도 한다. 고구려어와 고대 일본어 수사 사이의 개연적 
친연성마저 일축하고(그것이 일제의 남조선 재침략을 합리화하고 두 개의 조선을 
조작하는 데 가담하는 반동적·비과학적 주장이라는 것이 이유다), 태고 이래의 
단일한 `조선어'는 일본어와 무관하다고 말하는 북한 학계의 표정이 그것이다. 
북한 학계는 고구려어와 고대 일본어 사이의 친족관계 가능성에 주목하는 입장들을 
싸잡아서 `일―한 양국어 동계론'이나 `왜―고구려 공통어설'과 일치시키고 
있지만, 그것은 거친 재단이다. 그들이 한묶음으로 비판하는 `일본의 
어용학자들'이나 `남조선의 반동 부르주아 학자들' 사이에도 고구려어의 계통적 
위치에 대한 견해들은 널따란 폭에 걸쳐 있다. 에세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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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께서 말씀하셨다 : "활쏘기는 군자의 덕성과 비슷한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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