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history ] in KIDS 글 쓴 이(By): artistry (화이트헤드) 날 짜 (Date): 1998년 9월 30일 수요일 오전 11시 47분 49초 제 목(Title): 퍼/고구려어,한국어,일본어 *** Forwarded file follows *** Posted By: seody (Beyond the Mind's Eye) on 'HanGul' Title: 학술] 고구려어, 한국어, 일본어 Date: Mon Sep 28 21:53:44 1998 [학술] 고구려어, 한국어, 일본어 고대 세 나라의 언어가 서로 달랐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학자들 가운데는 고구려어와 고대 일본어 사이의 친족 관계를 상정하는 이들이 있다. 그들이 주목하는 것은 〈삼국사기〉의 지리지에서 추출되는 고구려어 지명이다. 땅이름의 음독명(音讀名)과 훈독 명(訓讀名)이 병렬되어 있는 경우에, 그 소리와 뜻을 연결해서 고구려어 단어나 형태소를 비슷한 꼴로 복원해보는 것이다. 복 원된 고구려어 단어들 가운데 상당수는 고대 일본어와의 혈연 관계가 약여하다. 이 문제에 깊은 관심을 보여온 이기문에 따르 면,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고구려어 어휘는 여든 개 정도이고 , 이 가운데 서른 개에 가까운 예가 일본어와 현저한 일치를 보 여준다. 고구려어 30개 일본어와 유사 고구려어와 고대 일본어를 비교할 때 거론되는 가장 유명한 예 는 고구려어의 수사다. 〈삼국사기〉에서 추출되는 고구려어 수 사는 3, 5, 7, 10의 넷인데, 이들의 음은 각각 密, 于次, 難隱 , 德으로 표기되었다. 이들 한자가 베껴낸 고구려어의 정확한 형태가 어떤 것이든, 그것들은 ‘세’ ‘다¿’ ‘닐굽’ ‘열 ’의 형태를 보이는 중세 한국어와는 판이한 반면에, mi, itu, nana, towo로 재구되는 고대 일본어와는 매우 유사하다. 일본어 를 아는 독자들이라면, 현대 일본어에서 ‘셋’ ‘다섯’ ‘일 곱’ ‘열’이 ‘미쓰’ ‘이쓰’ ‘나나쓰’ ‘도’라는 데에 금방 생각이 미칠 것이다. 물론 일본어와의 혈연을 암시하는 고구려어 단어들이 모두 역사 ―비교언어학적 조건을 충족시키는 것은 아니다. 어떤 두 언어 가 동계어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은 기초 어휘 사이의 규칙적 인 음운 대응이라고 비교언어학은 가르친다. 그런데 고구려어와 고대 일본어 사이에는 동원어(同源語)라고 함직한 단어들끼리 이런 ‘규칙적인 음운대응’이 또렷하지 않다. 고구려어와 고대 일본어의 재구 형태 자체가 불완전한 것이어서 사정은 더 나쁘 다. 그래도 대한해협 양쪽의 언어학자들은 고구려어와 일본어 사이의 친족 관계 가능성에 계속 주목하고 있다. 신라어가 중심이 돼 진화한 한국어와 바다 건너 일본어 사이의 친족 관계를 확정할 수 없는 것도 실은 기초어휘 사이의 음운대 응을 발견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현대 한국어와 현대 일본어는 언어 유형론적으로는 쌍둥이 언어라고 할 만큼 유사하다. 단순 히 두 언어 사이의 접촉과 간섭 때문에 그리 됐다고 보기에는, 그 유형론적 상사(相似)가 너무나 크다. 그러나 두 언어에서 규 칙적인 음운대응을 보여주는 동원어(同源語)는 거의 발견되지 않았다. (한국어의 숱한 한자 어휘와 일본어의 한자 어휘 사이 에는 음운 대응의 규칙성이라고 할 만한 것이 관찰된다. 그러나 그 어휘들은 모두 차용어여서 두 언어가 친족관계에 있다는 증 거가 되지 못한다. 계통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두 언어의 어휘 를 비교할 때 차용어를 배제해야 한다는 것은 비교언어학의 첫 번째 계명이다. 그런데 일급 학자도 가끔 실수를 한다. 김진우 의 〈언어〉(탑출판사 펴냄)는 한국어로 출판된 가장 깔끔한 언 어학 입문서라고 할 수 있는데, 언어의 계보를 설명하면서 영어 와 프랑스어가 친족관계에 있다는 증거로 영어의 camp[야영지] , isle[섬], ursine[곰 같은]과 프랑스어의 champ[밭], ile[섬 ], ours[곰]를 들고 있다. 예로 든 영어 단어는 프랑스어나 라 틴어에서 차용된 것이므로, 이 예는 영어와 프랑스어가 친족관 계에 있다는 증거가 되지 못한다. 그러나 예를 잘못 들었을 뿐 , 영어와 프랑스어는 친족 관계에 있다. 게르만어군에 속하는 영어와 로만어군에 속하는 프랑스어는 둘 다 인도―유럽 어족이 라는 커다란 가족의 일원이다. 김진우는 또 이 개론서에서 다소 미심쩍은 예들을 증거로 내세우며 한국어와 일본어가 친족관계 에 있다는 무책임한 말을 하고 있다.) 민족주의적 언어학의 함정 물론 민족주의적 열정에 찬 얼치기 언어학자들이 일본의 언어와 문화의 한국 기원을 ‘증명’하기 위해서 마구잡이로 ‘발견해 낸’ 동원어들은 수두룩하다. 그러나 그 예들 가운데 믿을 만한 것은 거의 없다고 보아도 좋다. 민족주의적 열정은 또 이와는 정반대의 표정을 짓기도 한다. 고구려어와 고대 일본어 수사 사 이의 개연적 친연성마저 일축하고(그것이 일제의 남조선 재침략 을 합리화하고 두 개의 조선을 조작하는 데 가담하는 반동적· 비과학적 주장이라는 것이 이유다), 태고 이래의 단일한 ‘조선 어’는 일본어와 무관하다고 말하는 북한 학계의 표정이 그것이 다. 북한 학계는 고구려어와 고대 일본어 사이의 친족관계 가능 성에 주목하는 입장들을 싸잡아서 ‘일―한 양국어 동계론'과 일치시키고 있지만, 그것은 거친 재단이다. 그들이 한묶음으로 비판하는 ‘일본의 어용학자들’이나 ‘남조선의 반동 부르주아 학자들’ 사이에도 고구려어의 계통적 위치에 대한 견해들은 널 따란 폭에 걸쳐 있다. 에세이스트 ▣ 세상을 뒤바꾼 색다른 영웅 이야기 ▣ ▣ 장 편 소 설 [시 황 제] 주문 ; 710-0501~3 ▣ ◐◐ 98년09월29일11시22분 -한 겨 레- 제공 http://www.hani.co.kr ◑◑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 "활쏘기는 군자의 덕성과 비슷한 바 가 있으니, 활을 쏘아 과녁을 벗어나더라도 오히려 그 이유 를 자기 몸에서 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