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history ] in KIDS 글 쓴 이(By): landau () 날 짜 (Date): 1997년11월05일(수) 13시01분36초 ROK 제 목(Title): 테미스토클레스와 살라미스 해전 홉스님이 일년간 못 들어 오신다고 한 마다에 이런 글을 쓰는게 좀 께름직하지만, 앞에 어떤 게스트님께서 그리이스-페르시아 간의 쟁패전에서 살라미스 해전에 대한 언급이 없지 않느냐 하셨길래 제가 아는 바를 쓰고자 합니다. 제 생각에는 살라미스 해전이 빠진 페르시아 전쟁사는 글자 그대로 앙꼬없는 찐빵이거든요. 또한가지 이유는 살라미스 해전의 사나이, 테미스토클레스 때문입니다. 이 사람은 아테네의 정치가인데 란다우 개인적으론 서양고대사를 통털어서 한니발, 케사르와 함께 가장 매력적인 인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살라미스 해전과 테미스토클레스는 절대 분리할 수 없는 하나의 이야기입니다. 기억이 좀 오래되었는데, 제가 학생시절에 읽은 플루타크 영웅전 에는 테미스토 클레스의 전기가 이런 일화로 시작하고 있읍니다. 테미스토클레스의 아버지가 아들에게 넌 장차 무엇이 되고 싶으냐고 물었더니 테미스토클레스가 정치가가 되고 싶다고 했다더군요. 그랬더니 아버지는 어린 아들을 데리고 근처 바닷가의 버려진 배가 있는 곳으로 갔답니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했대요. 정치가란 이배와 같아서 사람들이 필요로할 때는 귀한 대접을 받지만 필요가 없어지면 헌신짝처럼 버려진다고요. 그래도 우리의(?) 테미스토클레스(이하 테미로 약칭)는 정치가가 되겠다고 우겼답니다. (근데 이상하게도 얼마전에 제가 산 플루타크 영웅전에는 아예 테미스토클레스 전이 빠져있었읍니다. 제가 읽은 책이 딴 것이었는지 아니면 근래 구입한 책이 플루타크 영웅전의 일부만 실은 것인지 모르겠읍니다.) 하여간, 테미는 젊은 시절에 촉망받는 정치가로 승승장구했읍니다. 제가 읽은 책에 근거하면 젊은 시절의 테미는 두 가지 점에서 뛰어난 통찰을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한가지는 머지않은 장래에 그리이스-페르시아 사이에 국가의 운명을 건 대전투가 벌어질 것이란 사실을 예상한 것이고 또 하나는 그 전쟁에서 그리스가 살아남는 길은 해군력을 키우는 것 뿐이란 통찰이었죠. 테미가 정치가로 활약한 전반기는 제 1차 페르시아 전쟁 이후였읍니다. 앞글에서 홉스님이 언급하셨듯이 페르시아 왕 다리우스 1세가 그리이스를 먹어 보려다가 그 유명한 마라톤 전투에서 패배하고는 페르시아로 철수해서 복수(?)를 노리다가 죽으면서 아들 크세르크세스에게 아비의 못다이룬 꿈을 이뤄다오 유언을 남긴 그런 상황이었읍니다. 하지만, 역사를 배운 우리는 이미 크세르크세스가 엄청난 대군을 이끌고 그리이스를 재침공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당시의 그리이스 특히 아테네 인들 사이에선 그런 위기감이 굉장히 약했던 모양입니다. 마라톤 전투의 승리에 대한 자신감 탓인지 전쟁을 하느니 보다는 왠만하면 페르시아의 요구를 들어주고 화평을 맺고 안되면 육사에서 전쟁을 벌이면 우리가 이긴다는 주화파(?)가 많았다고 합니다. 육상 당연히 테미스토클레스는 주전파에 해군강화파였구요. 제가 들은 바에 의하면 테미는 `언젠가 닥쳐올 엄청난 국난'을 대비해 계속 해군강화를 주장하면서 동시에 그리스 각지를 다니면서 미래의 전쟁에 대한 작전을 짤만큼 미래를 보는 인물이었다고 합니다. 정치에는 정적이 있게 마련이지요? 테미의 가장 큰 정적이 유명한 아리스티데스 (이름이 정확치는 않은데...ㅏ여간 비슷한 이름입니다.) 입니다. 이 사람이 앞서말한 주화파의 선두주자였죠. 테미의 전략에 가장 방해가 되는 인물이엇는데 테미는 계략과 모략을 적절히 이용해서 이 아리스티데스를 도편추방 시켜버리는데 성공하고 아테네의 권력을 장악해 버립니다. 이 사건 때문에 테미스토클레스에 대한 평가는 후세에 극과 극을 달리는 경향이 있읍니다. 저 같은 옹호파에겐 훗발 살라미스 해전에서 발휘되는 테미의 탁월한 작전가의 면모가 드러난 것이지만, 신사적인 정치가로서 후대에 호감을 얻은 아리스티데스 옹호자들에게는 `비열하고 잔꾀만 많은' 테미스토클레스의 스타일이 그대로 드러난 악행이라고 평가 받고 있읍니다.(11월 3일인가 4일자 조선일보엔 완전히 아리스티데스 편에 서서 테미를 극악한 간신배로 만들어버린 글이 있더군요) 아리스티데스는 글을 모르는 시민이 도편추방용 도자기 파편을 갖고와서는 자기 이름을 써달라고 했을때도 순순히 써주었을만큼 신사적인 인물이라고 합니다. 하여간 정적을 추방시켜 버리고 아테네를 장악한 테미는 전부터 길러온 통찰을 적용하기 시작합니다. 국민에게 페르시아의 침공에 대한 경각심을 깨우고 해군을 엄청강화하기 시작한 것이죠. 동시에 그리스의 다른 도시들을 설득해서 반 페르시아 전선에 뭉치도록 만든다음 자신이 그 연합의 전략사령관 같은 위치에 섭니다. 말은 쉽지만, 로마인 이야기를 쓴 시오노 나나미가 `분열 잘하는 그리스인 들이 단결해서 외적과 맞서 싸운 것은 이때 한번 뿐이다.'라고 햇을 정도니 이게 얼마나 여려웠을지는 쉽게 짐작이 갑니다. --- to be continued. 깡패 + 물리학자 + 화류계맨 = landa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