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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istory ] in KIDS
글 쓴 이(By): eyedee (아이디)
날 짜 (Date): 1996년08월18일(일) 13시03분46초 KDT
제 목(Title): re] 누구를 위한 친일인가



>날 짜 (Date): 1996년08월15일(목) 20시30분02초 KDT
>제 목(Title): 누구를 위한 친일인가.

>그중 김활란의 친일활동이라는건데...
>선교사의 책에는 이렇게 나와있더군요.
>"그당시 한국인 교장이나 책임자들은 어쩔수 없이 친일을 부르짖을수뿐이
>없었다. 그렇지않으면 학교가 강제 폐쇠당하기때문이었고 그들은 학교가
>폐쇠되어 자라나는 민족의 싹들이 배울수없는걸 선택하느냐 아니면 자신의
>친일행위로 학교가 보존되어 학생들이 민족정신을 배우느냐의 두가지 선택에서
>고민했다."

>글쎄요. eye of beholder아닐까요.
>요즘 마치 중세시대때 마녀사냥하듯 쫌만 친일 발언을 했던사람들은 무조건
>반역자요 반민족주의자가 되는데 ... 
>그냥 스쳐지나가는 생각입니다.

제보기엔 그 선교사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어 보이는군요. 친일을 하지않는다고  
학교를 폐쇄했겠습니까?  일본인들 입장에서 학교 이름를 바꾸거나 교장, 재단을 
바꿀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학교 자체를 폐쇄할 필요는 없지요. 

(전두환이도 양정모가 밉다고 국제그룹을 해체했지만 수많은 계열회사 자체는 
없어진게 아니지요. 부실기업 정리 어쩌고해서 다른 놈들에게 다 넘겼지요.)

식민지 지배를 위해선 적당한 수의 학교는 일제의 입장에서도 필요하니까요. 
면서기도 필요하고 글자라도 읽을줄 알아야 군대에서도 훈련을 시킬 수 
있으니까요. 중하급 수준의 기능공이나 관료들을 한국말도 모르는 본토의 
일본인들을 데려다 전부 충원할 수 있겠습니까?

식민지 지배를 위해선 피지배민족 출신의 일부를 교육시켜 지배구조의 (최상부는 
아닌) 상부에 앉혀놓고 쓰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한국말/실정 잘아는 군수, 
판사도 필요하고 "내선일체" "천황폐하 어쩌고.."하는 신문 사설을 쓰거나 
연설을 하는 부역자들도 필요하니까요.

즉 친일을 안하면 압력을 받거나 학교가 남에게 넘어갈 수는 있었겠지만 수많은 
학교가 폐쇄됐으리라는 것은 억측입니다. 더구나 민족정신을 가르치기 위해 
친일한다는 게 앞뒤가 맞는 말입니까? 그래 일본애들이 학교에서 민족정기를 
배우는 것은 허용하는데 교장이나 이사장이 친일을 하지 않는 것은 허용하지 
않았다는 겁니까?  저는 독립운동했다고 감옥간 사람 이야기는 들어봤지만 
정신대, 모병 선동 연설을 하지 않았다고 감옥갔다는 말은 아직 못들어 
봤습니다.

김활란등의 친일은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물론 일제의 압력이나 협박이 
있었을 것이지만 역사에서 공과는 결국은 정황이나 동기가 아니라 행적으로 
평가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지금 독일에선 베를린 장벽을 넘으려는 시민에게 
발포한 구 동독 수비대원들에게 유죄판결을 내리고 있다지 않습니까? 

다 아는 이야기지만 프랑스에선 전후 수만명의 부역자들을 감옥에 보내고 
수천명을 총살 했습니다. 친일의 대가로 지위를 누리다 해방이 되어서도 
총살이나 감옥은 커녕 반성한 번 제대로 하지않고 독재정권을 옹호하고 그로 
부터 비호를 받으며 만수무강하다 저 세상에 간 사람들에 대해 뒤늦게나마 
공과를 지적하는게 잘못된 일입니까?

전후 프랑스에서 일어난 일이 정상이고 해방후 우리나라에서 친일파들의 입지가 
비정상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정황론이 나오는 것은 비정상이 너무 오랫동안 
정상으로 통한 우리 현대사의 모순 때문입니다.

이런 저런 책에서 친일파로 자주 지적되는 사람들은 몇십에서 많아야 백여명정도 
입니다. 중추원 참의 명단 어쩌고 해서 확대하면 엄청나지만요. 일제 36년과 
나치의 수년간의 프랑스 지배기간을 비교하면 어느 쪽에 부역자가 많았겠습니까? 
그런데 양쪽의 처벌규모는 어떻습니까? 

우리나라는 처벌이 아니라 부역자들이 아예 해방후에 지배세력으로 
편입되었지요. 대부분은 잘먹고 잘살다 세상을 떴습니다. 그런데 비판 몇마디 
했다고 웬 마녀사냥입니까?  그사람들을 누가 불에 태워 죽였습니까? 프랑스 
처렁 총살을 했습니까?  더구나 마녀사냥은 마녀가 아닌 사람을 잡아다 죽인 
일인데 이와 실제로 친일을 한사람을 그러고도 잘먹고 잘살다 간사람들을 글 
몇자로 비판하는게 비교될 수 있습니까? 지나친 논리의 비약같군요

정상참작을 이야기할 것 같으면 친일을 하지않고 단순히 저항도 협조도 
하지않거나, 아니면 그야말로 최소한의 순응하는 시늉만 낼수 도 있었을 
것입니다. 물론 그렇게했으면 떡고물은 없었겠지만 그런다고해서 감옥에 가거나 
총살당하거나 하지도 않았을 겁니다. 

정황론을 들어 친일부역자들을 이해하려는 시도를 할 정도라면 그런 정황에도 
불구하고 독립투쟁을 한 윤봉길, 이봉창 의사 이야기를 들으면 감격에 사무쳐 
기절을 해야 정상아닙니까?

논리에는 일관성이 있어야 합니다. 친일파들의 당시 정황에 대한 인간적 배려를 
할 정도라면 그 보다 훨씬 많은 수로 죽어간 독립운동가, 정신대 할머니, 
징병당한 분들의 비극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합니까? 

일제시대 친일부역자들의 행각을 보면 단순히 생존차원이 아니라 잘먹고 
잘사려는 기회주의적 태도의 소산이 많습니다. 일제가 창씨개명을 추진하기전에 
이름을 일본식으로 바꾸고 데라우치에게 일본어 전용을 건의한 놈도 있었습니다.

저항하지ㅎ고 침묵한 사람까지는 몰라도 앞장서서 전국을 돌며 동포를 침략자의 
전쟁도구로 내보는 걸 도운 자들을 상황논리로 옹호할 수는 없습니다. 그들이 
민족의 생존을 위해 (..이 대목에선 웃음이 나오는 군요)  아니면 폭압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인간적 갈등 끝에 부역행위를 했다면 적어도 일제의 강압이 
없어진 해방 이후엔 자신의 부역행위에 대한 공개적 참회의 의사 표현이 
있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최남선과 김연수를 제외하곤 그런 사람이 
있었는지 의문이군요. 

친일파들의 대부분은 해방이후에도 반성은 커녕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시대에도 위세를 부리며 권력자의 주구 노릇을 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그들은 
인간성이 그정도 밖에 원래 안되는 자들이었습니다. 서정주가 전두환에게 얼마나 
아부를 했는지 기억나십니까?  박정희, 정일권, 정래혁, 김정래 등도 다 일본 
사관하교 출신이고 최규하는 만주 대동학원 출신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친일 문학하던 놈들이 모여 예총도 만들고 민족문학 진영 어쩌고 하면서 유신 
지지성명이나 하곤 했지요.

>조선시대 말기에 일본인들이 철도를 부설했을때 한여름에 철도가뭔지도
>모르는 많은사람들이 밤에 하도 더워서 철도의 쇠 rail을 목침 (배게) 삼아
>누워자다가 집단으로 전차에 의해 목이 잘려서 죽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처음설치된 철도는 열받은 군중들에의해 불에 타서 소화되었다고합니다.

>선교사의 그책에 역시 나와있는 이야기인데
>간혹 병걸린 사람들이 (특히 여자가 ) 가스가 차던가 아니면 염증이생겨
>배가 부풀거나 처녀가 임신을 하면 가족들이 고친다고 아픈사람 누펴놓고
>그위에서 두발로 뛰어서 내장파열을 일으켜서 많이 죽었다고 하더군요.

>조선시대 일제시대의 너무 이상스럽고 생전들어보지도 못했던 이야기들이
>많아서 비위가 무척 상하면서 읽었습니다.

과학지식이 없던 당시 조선인들의 새로 유입되는 서구문물에 대한 태도가 서양인 
선교사의 눈에 이상하게 보였을 것은 당연합니다. 그 선교사들의 눈을 통해서 
또는 지금의 관점을 가지고 당시 조선인들을 폄하할 필요는 없습니다.

과학이 발달한 오늘 날에도 사람들은 박테리아가 위궤양을 일으키는 줄도 모르고 
제산제만 엄청 먹었습니다. 모르면 할 수 없는 일이지요.

잘난 체 하는 서양인들 그중 오늘날 잘나가는 게르만 족들은 우리 삼국시대에 
나라도 없이 추장님 어쩌고하면서 살던 야만족이었습니다. 긴 인류 역사를 통해 
이들이 잘나가기 시작한 것은 극히 최근의 일입니다. 중세 유럽의 궁전에는 
화장실도 없었습니다.

스페인 애들은 중미를 점령했을 백년만에 인디언들의 90%를 없애버렸고 
미국애들도 1960년초 까지만 해도 남부에선 재판도 없이 때로 다니며 흑인들을 
잡아다 나무에 매달아 죽이고 불에 태워 죽이고 하던 놈들입니다.

누가 잘나고 못나고를 떠나서 한국의 문화에 대한 지식이 적은 외국 선교사의 
시각으로 당시의 조선을 야만시하는 것은 문화적 편견일 수 있다는 겁니다. 

일각에선 일본의 조선 지배가 한국의 근대화를 도왔다는 주장을 하기도 합니다. 
이는 역사에서 양적 지표만 볼 뿐 경제 성장이 어떻게 가능한 건지, 봉건제에서 
자본제로의 이행의 동인/과정은 어떻게 되는 것인지, 후발 자본주의 국가의 
상대적 유불리는 어떤 것인지 모르는 무지의 소산입니다.

이런 주장은 일제의 강점이 없었더라면 조선은 영원히 전근대적 봉건국가로 남고 
자생적 발전의 가능성은 전무했으며 선진자본주의 국가와의 정상적 교류는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근거 없는 가정에 기초한 것입니다. 

더구나 식민지 지배로 인한 직접적 신체적 희생, 문화의 파괴, 가치관 국민성의 
왜곡, 향후의 남북 분단과 이로 인한 엄청난 비용등 수많은 유무형의 비용을 
고려한다면 그런 엉터리 주장은 나오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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