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guest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guest) **alalalalalal Guest Auth Key: 40008b4320b0ea9b4f94b21d31744cbc 날 짜 (Date): 2009년 12월 06일 (일) 오후 01시 23분 54초 제 목(Title): 충남과고출신 한의사 그저그런 한의사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과학고 나왔네.. 애초부터 키즈에서 부르짖던 의치한으로 고고싱한 케이스... 필리핀으로 가서 한의원 개업했다는데... 재밌게 사는 사람인 듯... ----------- "필리핀의 뜨거운 날씨가 좋았고 '파이얼 하우스''에어 서플라이''본조비' 등 술집에서 나오는 올드팝이 마음에 들었어요." 최명근(30·한의사·사진 오른쪽)이 아무 연고 없는 필리핀에 한의원을 차린 건 필리핀의 올드팝 문화 때문이었다. 그는 필리핀 수도 마닐라의 몇 안 되는 한의사다. 지난 9월 그 나라 최고의 병원, 호텔, 클럽이 밀집한 신도시 보니파시오에 한의원을 차렸다. 한인촌도 아닌 이곳에서 한방 다이어트에 관심 있는 현지인들이 그의 타깃이다. 최명근은 원광대 한의학과 시절부터 오토바이와 차를 몰고 다녔다. 전북 장수에서 공중보건의를 하던 시절에는 '뚜껑 열리는 차'를 타고 싶어 BMW Z3를 샀다. 충북 진천에서 한의원을 개업했다가 올 2월 필리핀으로 날아갔다. 작열하는 태양, 차가운 맥주, 올드팝, 오토바이, 외제차…. 얼핏 팔자 좋은 한의학도가 열대 해변으로 떠나간 것 같다. 그는 재벌집 아들일까? 최씨는 "지금 빚만 4000만원 정도 된다"고 했다. 그는 왜? ▲ 박국희 기자 2007년 5월 건강하던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신 후로 충남 서천 집에는 어머니만 홀로 남았다. 1남 5녀 중 다섯째인 그는 "하나뿐인 아들마저 떠난다는 게 쉬운 선택은 아니었다"면서도 "꿈을 포기할 수 없었다"고 했다. 충남과학고를 졸업한 그는 부모의 권유로 한의학과에 진학했다. 가전제품 수리·판매일을 하던 아버지는 아들이 전문직을 갖길 바랐다. 최씨도 한의학이 적성에 맞았다. 약재의 효용을 직접 실험해 보는 것도 좋았다. "사향, 녹용으로 만든 공진단을 먹고 술을 마시면 얼마나 안 취하는지, 오미자, 숙지황으로 만든 육미지황탕을 먹으면 얼마나 체력이 좋아지는지 직접 느껴보는 게 재미있었어요." 한약을 만들어 많이 먹긴 했지만 학점은 좋지 않았다. 고등학교 밴드부에서 보컬을 했을 정도로 음악에 관심이 많던 그는 컴퓨터에 저장해뒀던 4만곡의 팝송 듣는 것을 더 즐겼다. 방학 때는 '시간을 생산적으로 활용해 보자'는 생각에 '네트워크 마케팅'일을 했다. 다단계였다. 1년 남짓 무선통신 상품 투자일을 하며 1000만원 빚도 졌다. 지금까지 그를 거쳐간 오토바이와 스포츠카도 빚을 내 장만한 중고였다. 한의원 개업 역시 "인테리어를 최소화하고 은행 대출을 하면 그리 많이 들지 않는다"고 했다. BMW Z3 중고차를 몰던 때는 사고까지 나는 바람에 수리비만 1000만원을 빚지기도 했다. 최씨는 "누구나 일생에서 한 번쯤 겪어야 할 성장통 아니겠느냐"고 했다. "남들이 보면 사고뭉치라고도 할 수 있는데, 새로운 걸 배우고 싶었어요. 누구나 실수는 있지만 그것도 다 배워나가는 과정이라고 봐요." 수해 때문에 동네 하나뿐인 중국집마저 문을 닫았던 전북 장수에서의 공중보건의 시절, 그는 삶에 변화를 주고 싶었다. 고민하던 때 우연히 만난 친구의 한마디가 그의 머리를 울렸다. "너, 해외여행 안 가봤지?" 그때까지 비행기 한번 타보지 않은 최씨였다. 그는 "문득 에메랄드 빛 바다를 보고 싶었다"며 인터넷 검색으로 여행지를 물색했다. 2006년 12월 홀로 필리핀 보라카이 해변으로 날아갔다. 첫 해외여행은 무참히 실패했다. 일주일 동안 신혼부부들에 치이기만 한 것이다. 그럼에도 3개월 후 그는 친구 3명을 꾀어 또다시 필리핀행 비행기에 올랐다. 마니아들끼리 방에서만 듣던 음악들이 필리핀 라디오에서, 길거리에서 흘러나오는 게 인상 깊었다. 2~3개월에 한 번씩 그 후로 지금까지 필리핀만 14번 갔다 왔다. 그러다가 아예 현지에 한의원을 차렸다. 무섭지 않을까? "그전엔 없었는데 뒷돈 없이 되는 일 없는 경우를 겪고 보니 요즘에야 이 나라가 무서운 걸 좀 알겠더라고요." 원룸 월세 40만원에 한의원 월세 100만원, 현지 간호사 2명의 월급까지 주고 나면 손에 쥐는 것은 거의 없다. 최씨는 "대박을 바라고 온 건 아니다. 어느 정도 먹고만 살아도 새로운 생활 경험을 하며 만족할 수 있다"고 했다. 대신 그는 "꿈을 먹고 살고 있다"고 했다. 한의학에 대한 현지 반응도 점차 좋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가끔 한국이 그리울 때면 홀로 술집을 찾는 것 외에 별다른 도리가 없지만 최씨는 당분간 한국에 들어갈 생각은 없다. "도중에 완벽한 실패가 있다면 모를까, 그전까지는 자리 잡을 때까지 한번 해봐야죠." 그는 "필리핀과의 평생 연결되는 끈을 만들어 놓는 게 꿈"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