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garbages ] in KIDS 글 쓴 이(By): Lina (Inverse) 날 짜 (Date): 2012년 10월 25일 (목) 오후 03시 53분 55초 제 목(Title): Re: 쌍둥이 패러독스에 대한 흔한 오해 가속이라는 단어에 혹해서 귀를 꽉 막고 일반상대론 천국 불신 지옥을 외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나. 이럴 때 코멘트 해줄 다른 물리학자들은 어디갔나 생각해 보니 다들 오늘 물리학회 와서 세션에 들어가 있는 건가.. -_-;;; 제발 잘 모르겠으면 말로만 떠들지 좀 말고 펜 잡고 직접 계산해 보았으면 한다. 서너줄 계산하기조차 귀찮으면 Beiser 현대물리 책의 twin paradox 섹션만이라도 좀 읽어보는 건 어떨지. 설명하는 데 두 페이지도 안걸린다. 정말 깔끔히 설명하기 위해, 가속을 완전히 배제한 예를 하나 들어 보자. 2012.000 C -> 0.99c 0.99c <-- D 2012.000 A B 자, 여기 지구(A)와 알파 센타우리(B)가 있다. B는 A에서 보기에 정지해 있고, 거리가 4광년 떨어져 있다. 두 여행자 C와 D가 화살표 방향대로 처음부터 움직이고 있다. (D는 지구 반대 방향으로 같은 거리만큼 떨어져 있음.) C가 지구 바로 옆을 지나는 순간 A와 C의 시계를 싱크로시킨다. 이때가 2012.000년이라고 하자. (즉 둘의 시계 모두 2012.000년을 가리킨다.) 좀 시간이 지난 후 C가 B에 도착하게 되고, B, C, D가 모두 같은 지점에 있게 된다. (그 사건이 일어나는 위치에 대해서는 좌표계마다 의견이 다르지만, 좌표계에 따라 B,C가 먼저 만나고 C,D가 나중에 만나는 식으로 사건이 바뀌지는 않는다.) 이 때는 언제인가? 0.99c <-- D 2012.570 C -> 0.99c 2016.040 A B A가 보기에는 C가 4.04년 걸려 B에 도착하고, 이 이벤트가 일어나는 시점은 2016.040년이다. C가 보기에 자기는 0.570년만에 도착하였다. 즉 C의 시계는 2012.570년을 가리키고 있다. 물론 이걸 멀리서 바라보는 A가 C의 시계를 읽어도 2012.570 이 읽힌다. (그 정보가 전달되는 데 타임 딜레이가 있지만 이건 본 계산과는 무관한 애기.) 이제 C가 D와 교차하는 순간 D가 자신의 시계를 C와 싱크로시킨다. 시간이 더 흐르면 D가 A에 도착하게 된다. 이 때가 언제일까? 2013.140 D C 2020.080 A B D가 가진 시계는 2013.140년, A의 시계는 2020.080년을 가리킨다. 이 시스템에는 어떠한 가속도 없었고, 특수상대론만으로 twin paradox의 핵심 내용이 완전히 설명되었다. 물론 중간에 트릭을 하나 썼다. 뭘까? 바로 시계를 바꿔치기한 것. 다르게 말해 "관성계를 바꿔버린 것"이다. 자, 이 문제를 원래의 twin paradox로 만들기 위해서 변경할 내용은 단 하나다. D가 B의 시계를 보고 시간을 맞추는 게 아니라, B가 시계를 들고 우주선을 바꿔 타는 거다. 물론 그 과정은 가속을 동반하고, 그 짧은 시간 동안 일반상대론을 적용해야 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그 가속 도중에 B가 쥐고 있는 시계의 바늘이 뱅글뱅글 돌아간다든가, B가 관찰하기에 A가 폭삭 늙어버린다든가 하는 말도 안되는 일 따위가 벌어진다고 진심으로 믿는 건가? 어둠보다 더 검은 자여 밤보다도 더 깊은 자여 혼돈의 바다여 흔들리는 존재여 금색의 어둠의 왕이여 나 여기서 그대에게 바란다 나 여기서 그대에게 맹세한다 내 앞을 가로막는 모든 어리석은 자들에게 나와 그대의 힘을 합쳐 마땅한 파멸을 가져다 줄 것을! --- Lina Inverse @ Slayers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