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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arbages ] in KIDS
글 쓴 이(By): limelite (a drifter)
날 짜 (Date): 2012년 07월 01일 (일) 오전 03시 18분 20초
제 목(Title): 윤초가 문제?


>윤초가 계속 쌓이면 GPS 시각과 차이가 날텐데 보정이 가능하긴 하겠지만
>나중에는 굉장히 귀찮아질 것 같음.
>그렇다고 해서 GPS의 세슘클락을 바꾸는 것도 해결책이 아니지.
>세슘클락이 부정확해서 문제가 생기는 것이 아니니까.

이걸 왜 문제 삼는지 전혀 이해가 안 가는데? 현대 시간 표준인 UTC에
대한 wiki 항목을 보면 더 그렇고...

http://en.wikipedia.org/wiki/Coordinated_Universal_Time


기본적인 이야기부터 약간 설명을 하면...
인간사회는 시간에 대해서도 표준 단위가 필요함. 그런데, 인간을 비롯해
지표와 지표 근처에서 생활하는 거의 대부분의 동식물은 지구의 자전운동에
따라 태양이 뜨고 지는 것에 맞춰 생활하므로, 인간사회도 태양이 뜨고지는
주기에 맞춰 시간 단위를 정하는 것이 편리함. 이 시간단위가 바로 하루이고
좀 더 정확히 표현하면 태양일이다. (지구 자전 운동에 맞춰 시간단위를
정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고, 태양이 뜨고지는 것에 맞추는 태양일은
그 여러가지 방법 중 한가지)
그런데, 지구 자전축이 지구 공전궤도면에 대해 약23.5도 기울어서 공전하고,
지구의 공전속도 역시 일정하지 않으므로 태양이 뜨고지는 주기 즉 태양일의
길이는 지구의 공전운동과 공전궤도 상의 위치에 따라 달라짐. 이것을 엄밀
하지 않고 간단히 표현하면 "계절마다 하루의 길이가 달라진다"고 함.

시간 정밀도가 낮아도 충분했던 고대 인간사회에서는 하루의 길이가 계절마다
달라지더라도 그대로 하루를 시간의 표준 단위로 여기고 살아가는 것에 큰
문제가 없었음. 계절마다 달라지는 하루의 길이에 맞춰 시간 단위를 정하는
것을 부정시법(不正時法)이라고 함. 우리나라를 비롯한 중국문화권에서
사용하던 경점법("이화에 월백하고 은한이 삼경인제"하던 이조년의 시조에서
'삼경'이 경점법에 의한 시간 구분)이 대표적 부정시법이고, 세계 여러 지역의
고대 사회에서 부정시법을 사용했고, 사용할 수 밖에 없었음. 의미와 방법이
다르긴 하지만 현대의 'Summer Time' 제도 역시 결국 태양이 뜨고지는 것에
맞춰 시간 기준을 정하고 생활하려는 의도를 반영한 사례임.
그런데, 이런 부정시법이 태양에 맞춰 생활하기 편하다는 장점이 있음에도
계절마다 시간의 길이가 달라진다는 단점이 있어 여러 모로 불편하지. 예를
들어 다섯시간 후에 만나자고 하는데 그 다섯시간의 길이가 계절마다
다르다면? 한편, 시간을 측정하는 다른 방법으로 지구 자전운동 때문에
하늘에서 태양이나 달, 별들이 회전하는 각도로 측정하는 방법이 있는데,
이 방법으로 측정한 시간은 계절과 관계 없이 일정하다.
그래서 고대부터 특히 천문학자들은 평균태양운동이라는 것을 정하고, 이에
맞춰 평균태양일을 계산해서 시간 단위로 사용하는 균등시법을 부정시법의
전통과 병행해서 사용했다. 이를 평균태양시라고 한다. 평균태양시는 태양이
실제 뜨고지는 것을 알려주지 못하는 단점이 있지만, 계절의 변화와 관계
없이 시간의 길이가 일정한 장점이 있음.
근대에 천문학 발달과 아울러 기계식 시계가 발달하고 널리 대중화 되자,
전문인 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시간 길이가 균등한 평균태양시를 기준으로
생활할 수 있게 됨. 평균태양시가 전세계적으로 대중화되니까 국제적인
평균태양시의 기준 역시 필요하게 되었는데, 그렇게 근대사회가 정한 평균
태양시의 국제 표준기준이 GMT(Greenwich Mean Time)이다.



기본설명이 되었으므로 이제부터 본론에 들어가는데...
20세기 들어서 양자역학과 전자기술이 발전하고 특히 원자시계의 발명으로
시계의 정밀도가 극적으로 높아지자 시간표준을 정하는 방법은 또 다시
비약적으로 발전함.
그런데, 정밀도가 매우 높은 원자시계를 시간의 기준으로 삼으려고 보니까,
그 전까지 시간의 기준이었던 지구 자전 운동에 미소한 불규칙성이 있는
것이 문제가 됨. 아무리 원자시계가 정밀하다고 해도 인간의 생활은 해가
뜨고지는 것 즉 지구 자전운동을 기준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지구자전
운동의 불규칙성을 시간의 기준에 반영할 필요가 있는 것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방법을 고안했다.

1. 먼저 평균태양일과 비슷하고 규칙적으로 굴러가는 표준 원자시를 정의함.
   이것을 TAI(International Atomic Time)라고 함.

2. TAI에 지구 자전운동의 불규칙성을 반영해 실제 평균태양일과 맞도록
   보정하여 UTC(Coordinated Universal Time)를 만듦. TAI는 원자시계의
   표준시간, UTC는 실제 인간사회 생활에서 쓰이는 표준시간이 되는 것임.
   TAI를 보정해 UTC를 만들 때, 보정하는 단위는 원자시계로 계산한
   1초이고, 이것이 윤초.
   좀 더 정확히 이야기하면 UTC란, TAI에 원자시계 단위 1초 이내로
   평균태양시에 근접하도록 보정치(윤초로 만듦)를 더해 만든 시간표준임.

3. UTC를 GMT의 발전적 대체 표준으로 사용하기로 했기 때문에, 오늘날에는
   국제표준시를 말할 때 UTC를 써야 함. GMT는 원자시와는 다른 맥락에서
   정해진 과거 국제표준이기 때문에 더 이상 사용하지 않아야 함.
   관습적인 이유로 아직까지 GMT 표기를 쓰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GMT=UTC임. 즉 표기만 GMT인 것임.

결국, UTC 또한 원자시의 한 종류이고, 원자시인 TAI를 실제 평균태양일에
근접하게 mapping하는 여러 방법 중 하나인 것임. 그러므로 원자시계를
운용하는 것과 UTC를 운용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임. 그리고 GPS의 원자시계는
TAI를 기준으로 굴러감.



따라서...
처음에 인용했던 글에서 이야기하던 "윤초가 계속 쌓이면 GPS 시각과 차이가
날텐데....... 나중에는 굉장히 귀찮아질" ??? 특별히 그럴 일이 없음.
윤초가 쌓인다는 의미가... GPS 등의 원자시계는 TAI로 계속 굴러가고, TAI를
실제 생활에 맞도록 mapping하는 UTC가 별개로 있는데, 그 UTC와 TAI의 차이가
늘어난다는 의미일 뿐이기 때문.
지구 자전운동의 불규칙성, 특히 지구 자전운동이 느려짐에 대해서 정교한
지구 자전운동 모델을 이용 UTC를 재정의하면 윤초의 필요성을 크게 줄일
수는 있겠지만(wiki 설명에 따르면 이와 관련된 제안이 여러가지 있는 듯),
역시 원자시계나 TAI가 굴러가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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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 drifter off to see the world
                                            there's such a lot of world to s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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