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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arbages ] in KIDS
글 쓴 이(By): limelite (a drifter)
날 짜 (Date): 2012년 01월 26일 (목) 오전 04시 25분 06초
제 목(Title): [어나니]별... 별... 별...


어나니에 블랙홀이 별이냐는 질문이 있어서 적어보는데... 이런 얘기를
아들과 같이 한다니 꽤나 좋아보이는? ^^
근데 이게 두사람의 합의로 해결할 문제인가... 흠... 뭐 그럴 수도 있긴
하지만, 일상적인 용래에서의 의미와 천문힉적인 정의를 이해하고 나서
어떻게 합의할지 생각하는 게 나을 것 같다.

*~~*

일상적인 용래에서 '별'의 의미는 "하늘에서 점광원으로 보일 수 있는 천체"
이런 정도의 의미이다. 지구 하늘에서 관측하는 것을 기준으로 역사적으로
의미가 형성된 용어이므로 딱 떨어지는 정의는 아니고 모호성도 있다. 이런
의미로 별을 보면 우리말이나 한자어, 영어 등에서 여러나라 언어에서 비슷한
의미의 말을 찾을 수 있다. 일상적인 용래에서 별 = 星 = star라고 봐도 큰
무리가 없는 거다.
그럼, 관심을 갖고 있는 의문 "블랙홀은 일상적인 용래에서 별로 분류할 수
있는가?" ... 이 문제에 바로 답을 내기에는 블랙홀의 특성이 다양하다.
그래서 이 문제에 대한 답은 뒤에 적어보자.

한편, 천문학적으로 star는 우리말로 '별'이라고 번역되지만 사실은 우리말로
항성(恒星, 핵융합으로 에너지를 발산하는 구형 천체) 내지 그 계열의 천체라는
의미이다. 일상적인 용래에 비해 의미 폭이 좁고 모호성도 적다. star를 더
좁게는 항성만 star로 보는 경우도 있고, 약간 넓혀서 항성의 진화 결과로
생성된 백색왜성(white dwarf)이나 중성자성(neutron star), quark star 등등도
star에 포함시키기도 한다.

천문학적 정의에 따른다면 항성의 진화 결과 생성된 블랙홀도 star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이게 상황이 간단치 않은 것이, 블랙홀은 항성의 진화
결과로만 생성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 다음 글에 적겠지만, 블랙홀이
물질을 무조건 흡수만 하는 것은 아니고 방출도 함)
은하계 중심부에는 태양질량의 수십만배에서 수십억배 정도 되는 거대 질량의
블랙홀이 존재하는데, 이런 거대 블랙홀은 항성 단계를 거치지 않고 바로
블랙홀이 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이론적으로는 우주의 시작인
빅뱅 때부터 블랙홀이었던 그러니까 처음부터 블랙홀이었던 천체도 예측되고
있다. 이런 종류의 블랙홀도 천문학적 정의의 star로 볼 수 있을까?
아쉽게도 내가 이에 대한 답을 내줄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 그렇지만 항성의
진화 결과 형성된 블랙홀과 다른 기원에 의해 생성된 블랙홀도 존재하며,
이들을 star라는 범주 하나에 묶어버리는 일이 간단치 않아 보인다는 것은
확실하다. 


블랙홀이 여러 종류여서 생기는 문제 외에도, star의 학문적 정의가 일상적인
언어 습관, 특히 한국어의 언어 습관과 배치되는 것도 문제이다. 이에 대해서는
가비지보드의 아래 글에도 한번 적었었다.

>91438   limelite(a drifter ) 8.18  222 행성, 혹성, 항성

우리말로는 점광원으로 보일 수 있는 모든 천체를 별=星으로 분류하고 있다.
붙박이별 혹은 항성, 떠돌이별 혹은 행성, 별똥별 혹은 유성, 소행성, 혜성,
초신성 등등... 이런 우리말 언어습관은 영어식 학문용어로 star, planet,
meteor, astroid, comet, super nova로 분류하는 것과 전혀 다른 언어습관인
것이다. 사실 영어에서도 일상에서는 별똥별을 shooting star라고 부르지
meteor 혹은 meteoroid라고 부르는 경우는 드물다. shooting star는 항성이
아니기 때문에 shooting star라는 말을 쓰지 말고 meteor라고 해야 한다고
누군가 주장한다면 미쳤다는 소릴 들을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어이 없는 일이 우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다. 일부
사람들이 영어식 학문적 분류에 맞춰 우리 한국어의 일상어휘도 의미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는 거다. 나도 소시적에 이런 주장에 "그런갑다"하면서 동조한
적이 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뭐 이런 경우가?" 싶더군. 어떤 어휘의 학문적
의미와 일상적 의미가 다른 것은 종종 있는 일인데, 그것도 영어식 학문용어에
맞춰서 우리말 어휘의 의미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다니... 정말 뭐 이런
경우가 -_-;;;


암튼... 우리말의 언어습관에 따르면 블랙홀도 별로 분류하는 것이 별 무리는
없어 보인다. 그렇더라도 은하계 중심부에 있는 태양의 수십억배 크기의 거대
블랙홀까지 일상적인 의미의 별로 보기는 역시나 좀 그렇다.

*~~*

결론적으로 이 문제에 대한 내 개인적인 의견은... 이런 정의 가지고 다투는
것이 전혀 필요 없는 일은 아니지만, 이런 과정을 통해 대상의 특성을 좀 더
자세히 생각해 볼 수 있으니까, 지나치면 말장난 같은 것에 집착하는 폐단이
있다고 본다. 때문에 분류방법보다는 대상의 물리적 특성에 집중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

일전에, 국제천문연맹(IAU)에서 명왕성을 행성에서 왜행성으로 재분류했고,
이에 대한 반발이 일부 특히 명왕성을 발견한 나라인 미국에서 있기도 했다.
그런데, 명왕성을 행성으로 분류하건 왜행성으로 분류하건... 명왕성이
지구형 행성과 달리 얼음질 암석형 천체로 다른 카이퍼벨트 천체와 유사한
성질을 지녔고 혜성과 친척뻘이다... 이런 명왕성의 물리적 특성이 달라지지
않는다. 행성에 대한 적절한 정의와 그에 따르는 분류가 중요한 상황도 있지만,
일차적으로 중요한 것은 명왕성의 물리적 특성을 제대로 아는 것이다.

때문에 블랙홀을 별로 분류하느냐의 문제보다 블랙홀의 여러 특성을 이해하는
쪽에 초점을 두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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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 drifter off to see the world
                                            there's such a lot of world to s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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