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garbages ] in KIDS 글 쓴 이(By): oric (늘푸른오리) 날 짜 (Date): 2011년 03월 03일 (목) 오후 12시 38분 46초 제 목(Title): Re: [어나니] malloc 과 인력의 질.. IT업계가 날림이 된 가장 큰 이유는 공공 시장이라는, 묻지마 시장이 존재하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2000년 초부터 민간 발주 물량보다 훨씬 많은 공공 발주 물량이 나오면서 SI가 과거 정부가 이끌었던 토건족의 틀에 맞춰진 것이 불행의 시작입니다. 동네 동사무소 홈페이지, 정보화 마을 사업 그리고 지금도 이루어지고 있는 수많은 정부 주도 IT 프로젝트는 문서상 성공이면 아무도 그 책임 을 지지 않고 있고, 산간벽지와 농어촌 구석구석까지 이루어졌던 프로 젝트는 값싼 인력 파견해 놓고 본사에서 열심히 서류 작업만 하면 되는 것이었죠. 문제는, 관급공사와 계열사 공사로 큰 대형 SI 업체들이 정말 중요한 프로젝트조차 같은 방법으로 시도하고, 상당 수가 실패로 귀결된다는 것입니다. 결국 비싼 수업료 치룬 회사도 꽤 됩니다. 코더 수준에서 코딩만 하면 됩니다. 사실 대부분의 프로젝트 문제는 똘똘하다고 믿어지는 관리자가 실제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며, 단지 보도방 수준의 인력파견업체 관리와 스케쥴 관리만 한다는 것이죠. 결국, 프로그램은 돌아가는 것 처럼 보입니다. 내부적으로는 시스템이 왜 주기적으로 심각한 장애가 생기고, 내부 정보가 왜 빠져나가는지 잘 모른다는 것이죠. 한국에서 그나마 총 매출액 가장 높은 IT 업계인 SI 업계는, 똑똑한 프로그래머의 기준이 순수 소프트웨어 업계와 좀 다르긴 합니다. 순수 프로그래머가 의술이 뛰어난 의사라면, SI 업계는 환자의 입장에서 병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대장암이 걸렸는데 가장 확실한 치료책은 항문을 없애고 변주머니를 차는 것이라고 한다고 하더라도, 환자가 20대 여성이라면 아주 위험하지만 변주머니를 차지 않도록 방법을 찾는 것이 이 업계의 똘똘한 엔지니어가 할 일입니다. 그러나, 외과 의사가 기본적으로 수술을 할 수 없다면 의사가 아니듯, 프로그래머도 프로그래밍을 할 수 없다면 업계가 SI라고 할지라도 프로그 래머나 설계자의 영역에 설 수 없는 것이죠. 유능하고 잘 하는 기준이 조금 다른 것이지, 이 업계에서도 똘똘한 프로그래머는 매우 필요한 상황입니다. 사실 한국의 토건족의 반성은 삼풍백화점이나 성수대교에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단언하건대, 이런 식으로 SI 업계에서 계속 프로그램을 만들다가는 언젠가는 대형 사고가 반드시 일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청계천 값싼 시다는 옷에 들어가는 바느질이나 좀 잘못할 수 있겠지만, 철도, 항공, 금융, 발전, 생산시스템의 일부 프로그램의 오류가 발생할 경우 그 파급 효과 는 어떻게 될까요. 다행히도 아직 대부분의 시스템은 외산입니다만, 슬슬 여기도 학원 몇 개월 다닌, 자기가 뭘 했길래 시스템이 정지되는지 모르는 이들이 슬슬 늘어나고 있습니다. IT 업계가 화이트칼라처럼 보이는 블루칼라 직종이라 (실제 대부분 청바지에 면티 입고 다니죠--) 실업자 이쪽으로 10년 이상 보내고 있지 않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