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freeeXpression ] in KIDS 글 쓴 이(By): noname () 날 짜 (Date): 1994년05월02일(월) 03시40분55초 KST 제 목(Title): [후후] 나의 사랑스런 자식들 보아라.. 간단히 써야 겠다. 아빠는 지금 매우 아프다. 그날이 오늘일지 내일일지 모르지만 머지않아 곧 하늘나라로 갈 것 같다. 잘 들어라.. 내 살아있을 나이가 90세 되는때 까진 사망신고를 하지 마라. 그러면 아마 회사에서 매달 18만원 정도의 간병비가 지불될 것이다. 물론 더 적어지겠지만 말이다. 선영아 너는 이젠 어엿한 고등학생이 되었으니 2만원 갖도록하고, 둘째 미영아 너는 만 5천원, 막내 철이는 만원씩 쓰도록 해라. 나머지는 사글세 치르고 어머니 몸 보신 해드려라. 그게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아버지의 생일은 1953년 5월 12일, 호적상에는 54년으로 되어있다. 잘 기억해둬라. 나중에 필요할게다. 제사 같은 건 필요없고, 아빠의 썩어 문드러진 살점은 모두 태워 강에 흩날려 다오. 그게 가장싸다. 그리고 죽어서라도 자유롭게 떠 다니고 싶구나. 휴~ 문득 살고싶다는 생각이... 너희들을 모두 이 아빠가 받았다는 거 너네는 몰랐겠지? 그 때 동네 구석 구석 뛰어다닌걸 생각하면... 후후~ 이 못난 아빠는 끝까지 이런 초라한 모습만 보이는 구나.. 미안하다. 너희 어머니는 참 훌륭하신 분이다. 항상 존경하고 감사해 해라. 어머니가 먼 훗날 자리에서 일어나시거든.. 아빠는 멀리 돈 벌러 갔다고 그래라. 그 빌어먹을 돈 말이다. 이젠 좀 쉬어야 겠다. 의사 선생님이 부지런히 들락날락 하시는구나.. 여보~ 미안하구료.. 부디.. 당신만이라도 건강해 진다면... 나 먼저 가야 될거 같소.. 나중에 하늘에서 다시 만납시다.. 얘들아~ 부탁한다. 제발.. 꿋꿋하게 당당하게 살아다오. 이 아버지의 마지막 소원이다.. �� /z/e/u/s/... --------------------------------------------------------------------- 나의 무모함이 이 그늘진 땅에 따뜻한 햇볕 한 줌 될 수 있다면... --------------------------------------------------------------------- ps.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꾸뻑~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