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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reeeXpression ] in KIDS
글 쓴 이(By): Nara (of Baram)
날 짜 (Date): 1993년11월19일(금) 18시17분35초 KST
제 목(Title): re: bingo





   안녕하신가? 자네에게 이렇게 공개적으로 편지를 쓰게 되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네. 하지만, 나도 생각이 있는 사람이니만큼 내 생각을 말하고자 하니 
이해해 주게. 사람이란 남과의 교류로 발전하는 것 아니겠나?
   방금전에 카우보이 이름으로된 guest의 "나라 씹새끼"라는 글을 발견했네. 아무 
내용이 없이 제목만 달랑 있더군. 다른 글을 읽고 나니 지워져 있더군. 대단한 
키즈의 자정작용이야.. 허허.. 카우보이는 자기 글이 지워졌어도 별로 섭섭하지 
않을걸세. 내가 그의 글을 조금도 빠짐없이 이렇게 다른 사람에게 전해주고 있지 
않은가?
   참, 자네에게 축하를 해 주어야 할 것 같군. 자네는 모든 이들로부터 정의의 
사자로 인정받고 있으며, 자네의 의견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가니 말일세. 
더군다나, 장래 마누라까지 소개해 주겠다는 사람까지 나타났으니, 여자친구 하나 
없는 나로써는 무척 부러운 노릇일세. 
   여담은 그만 하고 본론으로 들어가세.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나는 도덕을 믿지 않는다네. 소위 인간의 도리라는 
것도 도저히 신뢰할 수 없더군. 내가 인정하는 가치는 단지 '삶' 뿐이라네. 나는 
진실한 '삶'을 방해하는 모든 것을 싫어한다네. 그중에 으뜸을 차지하는 것이 
'도덕'일세. '도덕'이라는 것은 매우 보편타당한듯이 사고를 제약해 버리네. 그 
제약이 싫은 것이라네. 
   사실 소위 도덕이라는 것을 안  지키면 상당한 불이익을 받지. 나는 얼마전에 내 
나이의 두배쯤 되는 사람으로부터 경고성 메일을 한방 먹었네. 하지만, 나로써는 
제약을 당하느니 불이익을 당하는 편을 택하겠네. 나는 나에게 허락받지 않은 자가 
내 삶을 침해하려 하는 것을 참을 수 없다네. 그게 누구든 말일세. 내 세상의 
주인은 나이어야지 어째서 남이 되어야 하는가?
   말이 자꾸 다른 곳으로 새는군. 결론을 내려 보세.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인간은 
자기 자신의 삶에 충실하면 됐지, 도덕이니 인간의 도리니 하는 소리는 말짱 
헛소리라는 말일세. 노자가 말하길 불효가 있고나서 효가 생겼고, 불충이 있고나서 
충이 생겼다고 했네. 도덕이니 인간의 도리니 하는 말은 자기자신에게 충실치 못한 
인간의 자기 합리화일 뿐이네. 하지만, 나도 누군가가 저 자신의 삶에 얼마나 
충실했냐고 물어오면 할 말이 없다네. 단지, 충실하려고 노력한다는 말 뿐이지. 
'하늘을 우러러 부끄러움이 없는 인간'이라는 말을 누군가가 했네만, 나는 '나 
자신에게 부끄러움이 없는 인간'이라는 말을 좋아하네. 하지만, 나는 정말 내 
자신에게 부끄럽다네.
   이제 우리는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기로 하세. 아무래도 내 주장과 자네의 주장은 
많이 부딪힐 것 같군. 하지만, 서로에게 짖어대는 것은 삼가하기로 하세. 
   그럼 이만 나는 가겠네. 자네의 답장을 기대하지. 답장은 자네 좋을 대로 
하게나.


                                              나라 F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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