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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reeeXpression ] in KIDS
글 쓴 이(By): qkim (김 용 운)
날 짜 (Date): 1994년02월22일(화) 23시27분44초 KST
제 목(Title): To ilusion(푼수환상)



처음으로 환상(호칭을 빼는 것을 양해바랍니다, 호칭을 붙이니 이름을 부를
때와는 달리 좀 어색해서요)에게 글을 씁니다.

저도 처음에는 환상에게 대해 '왠 미친놈'하는 사람들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그래서 좀 심하게 한 마디 할까 하고 맘 먹었던 적도 한두 번이 아니지요.
세상의 삶이란 것은 혼자만으로는 존재할 수가 없는 것인데 어쩌면 그렇게도
유아독존적인 언행을 할 수가 있을까 그래서 어쩌면 그렇게도 여러 사람들의
분노를 초래케 할까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 수밖에 없었지요.

그런데 환상이 올려 놓은 수많은 글들을 빼놓지 않고 읽으면서 많은 면에서
이해를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100%는 아니지요. 다만 많은 사람들의 손가락질의
대상이 되는 것들이 결코 손가락질 받을 것들이 아니란 이해 정도는 했습니다.
(여기서 말꼬투리를 잡자면, '아니, 어째서?' 하면서 쌍심지를 돋울 수 있겠지요)
그러면서 조금씩 믿음이 가져졌음이 솔직한 고백입니다.

글쎄요, 이런 비유는 건방지겠지만 서른의 나이에 이르고 보니 세상에 좀 닳고
닳아서 생각이 나네요. 뭔가 하면, 제대 무렵의 고참이 되면 일일이 보지 않아도
졸병들이 무얼 하고 있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손바닥 들여다 보듯이 알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렇다고 해서 환상의 생각과 번민 등을 손바닥 보듯이 알고
있다는 뜻은 결코 아닙니다. 그럴 수도 없지요. 그러나 많은 것들이 이미 저도
겪었고 겪었던 사람들과 함께 살아왔기 때문에 많은 점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환상이 자주 제공하는 상반된 견해와 엉뚱한 생각과 뒤집어 놓는 관점들을
점차 좋아해 왔습니다. 한 쪽만 보다가 그야말로 뒤돌아 보게 또는 다른 쪽을
보게 해주는 점이 마음에 들었던 것입니다. 이 점은 많은 사람들이 긍정할 것
같으네요. 환상의 표현법이 많은 사람들에게 도전적이게 또는 기분 나쁘게
들리게 하지만, 저도 처음에 그랬고, 나이탓일까 지금엔 어리광부리는(부정적인
뜻이 아닙니다, 절대 오해없기를) 아이의 투정처럼 별로 심각하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건 고독한 자의 자기존재에 대한 투쟁으로 느껴지기도
해서 용쟁호투하는 투사를 떠올리기도 했습니다. 그런만큼 아웃사이더에 대한
고난의 측면에서 대중속의 한 사람인 저는 측은함도 또한 느꼈지요. 그러나
이러한 것은 주변적인 느낌일 뿐이지 주된 느낌은 고독한 투사로서의 굴하지
않는 용기의 용사란 점입니다.

저는 모든 역사시대 가운데 존재해왔던 오곬수들을 존경하고 좋아합니다.
그들이 결연한 의지와 용기를 갖고 고독과 맞싸우며 역사의 물결을 이끌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그 나머지 사람들의 공헌과 기여를 무시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도도한 역사의 흐름은 그들에 의해 이루어졌으니까요.

환상의 약한 모습을 보며 좀 더 미더운 마음을 가집니다. 그런 모습이 없다면
정말로 어릿광대짓에 지나지 않는 꼴이 될 겁니다. 그런 모습이 다시금 인간을
생각하게 하고 더 따뜻한 가슴을 가지게 하고 이로써 성숙한 과학도의 한 사람으로
될 것입니다. 이기고 아파하고 극복하고 도전하고 그런 가운데 보다 완성되는
인간으로 거듭날 것이라 생각합니다.

환상의 아픔을 보면서 오히려 더 신뢰를 보내고 있고 불난집에 부채질하는
꼴인 것도 같은데, 어쨌거나 저는 기분좋게 그걸 바라보고 있습니다. 환상의
따뜻한 피를 확인하고 있으니까요. 철저하게 자신을 학대하라면 너무 매정한
말이고 좀 더 힘내라면 겉치레 인사말이고... 위로는 하지 않겠습니다.
환상의 고통은 환상의 몫이니까요. 다만 미덥게 바라보고 있다는 것은 기억해
줘요. 그리고 환상 혼자만이 덩그라니 놓인 외로운 존재란 생각은 버려요.
당신에겐 보이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당신 곁에는 저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당신에게 신뢰를 보내고 지켜보고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당신은 결코 외로운
사람이 아닙니다. 말 한 마디 없어도 세상 누군가가 당신을 기억하며 알아주는데
더 무엇이 필요합니까? 언제나 자만을 경계하며 열린 가슴으로 사람들을 대하면
그들은 당신을 떠나지 않고 따뜻하게 지켜볼 것입니다. 물론 당신에게 비수를
날리는 사람도 많을 것입니다. 환상에겐 별 문제가 안되겠지요?

자, 그러면 세상사람들에 대한 또다른 뻔뻔스러운 글들을 기대하면서 그만
마칩니다. 이제 웃어봐요... smile.....    ^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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