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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쓴 이(By): Bshaft (거 봉)
날 짜 (Date): 1993년12월23일(목) 23시36분41초 KST
제 목(Title): 486 똥침 [1]


[1]

이곳은 치악산 깊은 계곡에 위치한 아마죠네스 할망파의 소굴,
기괴한 음기가 산짐승조차 접근을 꺼리는 무서운 곳, 울던 아기도 '할망파
망구가 잡아간다'하면 울음을 뚝 그치는 곳...
물론 그 누구도 전거련 회원들만큼 그 고통과 아픔을 잘 알 수는 없으리라.

오늘은 할망파의 정식 출범을 위하여 망구들이 모이는 날이다. 안건은 회칙의
제정, 그리고 덤으로 할망 부시삽 J양의 오대산 기습 작전의 실패에 대한
차후 대책이 논의되고 있었다.

L(시삽): 오늘 우리가 이렇게 모인 건 이화동 회칙의 제정을 위해서 입니다.
  이미 문서로 배보하였습니다. 대부분 연세대 회칙을 그대로 베낀 거니까
  뭐 읽고 자시고 할 것도 없겠죠. 중요한 건 그동한 말썽 많았던 외부인 들에
  대한 거세 원칙을 문서화 하여 마음놓고 거세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단
  겁니다.
  우리의 적은 둘입니다. 먼저 외부인들, 이들은 여자 동호회라는 이유만으로
  껄렁거리는 날라리 족들과 설득력 있는 논리로 감놔라 밤놔라 하는
  언론 자유룰 요구하는 잔소리 족들입니다. 그리고 요새 들어 깝죽거리고 있는
  거봉이라는 미친놈이 있습니다. 이놈은 미친데다가 정공법을 쓰지 않고 있어
  우리의 J양이 심한 타격을 받은 바 있습니다.
  둘째는 내부의 적 여성입니다. 아주 소수이지만 이들은 많은 남성들로부터
  여론의 지원을 등에 없고 동호회 물을 흐리는 골치 아픈 존재들입니다.

이렇게 장황하게 한치의 흐트러짐 없이 조잘거리는 L양은 입술 주위의
근육이 유난히 발달되어 있어 얼마나 말발이 센 지는 미루어 알 수 있었다.
또 그녀의 히스테릭하고 카리스마적인 분위기는 누군가 반대 의견이
있다해도 감히 얘기를 꺼내기 힘든 그런 것이었다.

L: 그러면 언제나 그랬듯이 회칙은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치고
   오늘의 총회를 모두 마치겠습니다.
   이제부터는 거봉에 대한 대책 회의를 오프 더 레코드로 진행 하겠습니다. 
   먼저 J양의 지난번 오대산 기습작전에 대한 결과 보고가 있겠습니다. J양!

J양은 거봉에게서 받은 심한 타격으로 아직도 변비로 고생을 하고
있는지 아락실을 링게르로 맞으며 휠체어에 앉아 있었다.

J: 많은 회원님들에게 면목이 없군요.
   너무나도 그놈을 모르고 있었다는 게 패인입니다. 이제 우리는 그놈에 대한
   정보를 모아야 합니다. 그놈은 정말이지 아주 밥 맛 없는 놈이였어요. 
   모든 점에서 내가 아주 싫어하는 전형적인 타잎이랄 까요, 수려한 용모만 
   빼놓고요. 신성우하고 심형래의 장점만 섞어놓은 듯한 얼굴이었어요.
   추는 춤도 아주 유신 시절에나 볼 수 있던 구닥다리 개날라리예요.

망구1: 부시삽님! 님께선 지금 인신 공격을 하는 듯 하군요. 물론 똥침의
   아픔이야 크시겠지만 지금은 분풀이 자리가 아닌 이화인 다운 이지적이고
   현명한 대책을 마련해야할 때죠. 그리고 웬 춤 얘기까지 하시나요?
   님께선 춤이나 추다 왔나요?

J: 끝까지 들어봐요. 이게 다 정보입니다.
   그놈한텐 이지적이고 현명한 그런 게 통할 놈이 절대 아니라구요.

망구2: 그래요. 우리는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자료를 수집 분석하여
   알짜배기 정보만 추려야 해요. 이게 바로 데이타와 인포메이션의 차이죠.

망구3: 거봉은 현재 한국과학기술원 왕십리 분원장직을 맡고 있죠.
   그러나 허깨비같은 조직이에요. 녀석은 계속 신입생을 모집하고
   기부금을 받는다고 계속 비비에 광고를 때리고 있지만 아직까지
   아무도 지원자가 없어요. 들리는 말로는 곧 삼성에서 인수할 거라더군요.

망구2: 그놈은 승교수라는 인물이 버리다시피한 포니2를 타고
   다녀요. 세차도 한번 안하는 주제에 요샌 스키캐리어까지 하나
   달았다더군요.

J: 그놈이 돈만큼 밝히는 게 또 하나 있습니다.
   바로 여자에요, 특히 미녀 과부라면 아주 정신을 못차린대요.
   수려한 용모와 그의 춤솜씨가 그의 무기죠. 지루박과 람바다 댄싱을 접목한
   구닥다리 춤인데도 과부들이 그냥 넘어 간답니다.

L: 그래, 바로 그거야!

조용히 듣고만 있던 L양이 갑자기 얼굴이 밝아지며 소리쳤다.

-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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