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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쓴 이(By): apeiron (부레여안녕)
날 짜 (Date): 1996년03월20일(수) 19시13분23초 KST
제 목(Title): 왜 불러...



너를 향해 편지를 쓰고 싶어.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너에게.

너는 내가 누군지 알까.  아니, 나는 네가 누군지 알까.

모른다.  너도 나를 모르고 나도 너를 모른다.

그러나 확실하게 나는 있고, 너도 있다.  이전에는 결코

없었던 너'와' 나가 이 수신자가 누군지, 발신자가 누군지도 모르는

편지에 의해 존재하게 된다.  이 편지를 쓰기 시작한 그

순간부터 발신자는 나이며 수신자는 너이다.  이것 외에 또

무엇이 필요한가.  '나'와 '너'라는 말처럼 폐쇄적이며 또

개방적인 말도 없을 것이다.  누구나 '나'가 될 수 있고

누구나 '너'가 될 수 있다는, '대명사'가 갖는 본연의 임무에 

의한 흔한 이유에서가 아니다.  오히려 나-너의 관계에서 보았을 때 나와 

너 이외에는 '나', '너'가 될 수 없다.  오로지 '나'와 

'너'만이 '나', '너'라는 타이틀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또 나와 너가 아니면 나, 너도 있을 수 없다.  그러므로

나와 너라는 말은 그들 사이 다른 아무것도 '관계'로 묶어두지 않기 

때문에 폐쇄적인 것이고 나와 너가 아니면 

곧 와해될 관계이기에 개방적이다.

기실, 이 편지(를 쓰게된 마음가짐)를 제외하고는 나와 너의 [관계]란 없다. 

대체 너는 누구이길래, 왜 나로  하여금 너를 부르게 만들었지?  아니,

너가 누구냐고 묻지는 않겠다.  왜 날 불렀는가.

혹시 너는 내가 아까 물었던 대로, 너 스스로의 존재가 어떤 것인가를 

규정하기 위해 나를 끌어들인 것은 아닐지?  얼마든지 좋다.

상호적인 일이 될테니.  물론 나의 동의없이 시작된 일이긴 하지만.

이런 일에 일일이 화를 내며 거부하기엔 난 너무 한가하다.  (용케 알았군)

자, 이젠 네 차례다.  나에 反해서 비로소 드러나게 될 너의 존재로,

나를 증명해 주길 바란다.





.....................


알게 모르게 잠들었다가 화들짝 놀라 깨어난 순간부터 그 이후

나는 무언가를 잔뜩 썼었다.  






                          .......................내 속에 태양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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