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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쓴 이(By): garfield ()
날 짜 (Date): 1996년03월01일(금) 22시08분14초 KST
제 목(Title): 이쁘지도 말고 날씬하지도 말자!


내가 그렇지 않기에 이 정도로 다행이지..내가 아주 이쁘고 아주 날씬했어봐, 길 

다니는게 아마 지겨웠을거야.

엊 저녁엔 런던에도 서울에서처럼 좀 이상한 남자들이 있음을 깨달았다.

서울에서는 자칭 '외롭다'는 남자들의 추근거림을 받아 오랜만에 간 서울 나들이를 

마음껏 즐기지 못하게 하더니, 어제 그 아저씨로 인해 난 나의 귀가 시간을 

조정해야 하는 그런 사태에 처해 있는거다.

부모님이 서울에 계시는 요새 내게 귀가 시간은 무한대다.

그런 자유를 내게서 박탈하려고 하는 그 아저씨는 미워..:(

예전엔 길 가다가 가끔씩 말 시키고 어디서 왔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었어도 

못 들은 척 들어도 일부러 안 본 척 하고 지나가면 별 탈 없이 끝났는데, 어제의 

그 아저씨는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나를 졸졸 따라 다니며 말 좀 하자고 

하는고다.

처음엔 모르겠더니, 가만 보니 술까지 자셨네.  

말 한마디 할 때마다 술 냄새가 풍기는거다.

내가 좀 튕기는 투로 얘기를 하자 이 아저씨의 입에서는 곱지 않은 'f******' 

단어가 무지막지로 나오시더라.

이리 저리 피해 다니며 같은 정류장에 있던 사람들을 흘낏 보니, 동양 사람도 둘이 

있는데 그 중의 한 사람은 아무래도 한국 사람같이 보이는 거라.

물론 이건 나중에 생각한 거지만..그 아저씨 입장에서는 같은 한국 사람이 난처한 

입장에 빠져 있는데 도와주고 싶은 생각도 안 들더란 말인가...

관둬라, 관둬..라는 생각을 하며 난 다른 정류장을 향해 발길을 돌렸고 그 아저씨도 

더 이상 나를 따라 오려는 생각을 버린 듯 했다.  다행이지...

신사의 나라란 말도 이제는 헛것인듯 느껴지던 날이었다.

하긴..그런 고정관념이 깨진 것은 어제가 아니라 몇 년전 입에도 담지 못 할 살인 

사건들이 일어났을 때가 아닌가 싶다.

얘기가 조금 빗나갔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신사까지는 아니어도 그런 기운이 남아있지 않나 싶은 일은..

어제 술을 자신 그 아저씨는 손가락 끝 하나 내 몸에 대지 않았다는 것이다.

서울의 그 '외롭던' 아저씨들과는 달리...

아무래도...

나의 검정 리바이스가 화근인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지금 돌이켜 보니..기분 나쁜 그런 일들이 몇 번 있었을 적마다, 나는 그 예의 

블랙진을 입고 있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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