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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reeeXpression ] in KIDS
글 쓴 이(By): Luka ()
날 짜 (Date): 1996년02월08일(목) 08시26분19초 KST
제 목(Title): 재수없는 사나이



1960년대의 어느 눈내리던 날. 그는 태어났습니다. 세월이 세월이니만큼 잘나가는 
집안 자손이 아니었던 그는 병원이 아닌 초라한 달동네 바람들어오는 방에서 
태어났습니다. 그의 어머니는 그를 잉태했을 때부터 그에게 엄청난 기대를 갖기 
시작했습니다. 비록 가난하게 태어날 아이이지만 예수님은 그나마 방안에서 
태어나지도 못했다는 유명한 이야기를 위로로 삼았습니다. 삼개월쯤 되었을 때 
지나가던 스님을 잡고 아이의 운명을 점쳐 달라고 그의 어머니는 부탁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 스님의 말씀은 차라리 안들었으면 좋을 듯한 이야기였습니다.
"이 아이는 세상에 꼭 태어날 운명을 지녔으나 죽을 때까지 고생을 면치 못할 
것이며 하는 일마다 재수가 없는 일이 생길겁니다... "
하지만 그의 어머니는 아이에 대한 기대를 버릴수 없었습니다.

어제까지도 영상 10도를 기록하던 기온이 그가 태어나던 날에는 영하 30도를 
기록했습니다. 도와 주러오던 산파는 그만 빙판에 미끌어져 병원에 입원하고 
말았습니다. 이렇듯 그의 인생은 시작도 하기전부터 멍들었던 겁니다. 그날 
KBS라디오 저녁 8시뉴스에는 다음과 같은 보도가 나갔다고 합니다.
"이상기온으로 말미암아 서울 **동 일원에만 눈이 내렸습니다. 기상대는 이 기이한 
기상변동을 빙하기가 도래하는 징조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리포트에 의하면 **동 
주민의 70%정도가 빙판에서 넘어지는 불상사를 겪었으며 **동 상공을 배회하던 
정체불명의 헬리콥터한대가 꽁꽁얼어 떨어지는 참새한마리를 미처 피하지 못하고 
부딪혀 불시착했다고 합니다. **동 주민 여러분 께서는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그의 어머니는 그것을 한세기에 한번쯤 있을까 말까한 길조였다고 훗날 동네 
스피커에 대고 방송하다가 욕을 바가지로 먹었다고 전해지고도 있습니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그의 이름은 "길동"이라고 지어졌습니다. 그것은 길할길 자에 
얼어죽을 동자를 쓴것이라고 짐작이 됩니다만 그가 태어난 동네 이름하고도 같으니 
무슨 영문인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이런 류의 이야기가 늘 그렇듯, 그의 어렸을때 일화를 쓰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가 세살적에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지나가던 15톤 덤프트럭이 그를 피하지 
못하고 들이받았던 것입니다. 그런데 무슨 조화인지 아이는 멀쩡한데 트럭이 전치 
1년의 중상을 입고 인근 차고에 입고되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채 하루가 못되어 
개인택시를 다시 들이받았는데 운전기사 아저씨만 병원에 입원했다고 전해집니다. 
모든것을 공평하게 내려주시는 하늘 덕분인지 어떻게든 목숨만큼은 부지하게 
운명지워진 것인가 봅니다.

이런저런 일을 겪으며 그는 모락모락 컸습니다.  길동의 이야기는 동네방네로 
퍼져나가 그가 8살이 되었을 때는 근동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가 
걸어오는 것이 보이면 동네 상점들은 모두 문을 닫았습니다. 가까스로 마련한 
새집으로 이사하자마자 동네 집값이 반으로 폭락했습니다. 아무도 길동이네하고 
가깝게 지내고 싶어하지 않았습니다. 길동이는 이미 "재수없는 아이"로 불려지고 
있었습니다. 그가 국민학교에 입학했을때 봄바람불던 교정은 어느덧 비바람 
몰아치는 태풍지역으로 돌변하기도 했습니다.  교장선생님은 길동을 위해서 특별히 
전담교사를 위임했다고 합니다. 그 선생님의 전공이 동양역학 이었음은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길동의 담임선생님은 그때 야간 대학교에서 파트타임으로 석사를 
하고 계셨습니다. 그는 길동을 주제로 삼으면 박사학위까지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에 부풀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오로지 희망사항이었을 뿐입니다. 
그 선생님은 그후 애인과 헤어지고 야간대학에서 퇴학을 당하셨으며 화김에 
집어던진 담배꽁초가 하숙집을 태웠고 방화및 살인미수로 입건되는 수모를 
당했습니다. 그런데 그가 퇴학당한 사유가 왜 군기문란이었는지는 아직도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이렇듯 길동이가 가는 곳마다 만나는 사람마다 재수 옴붙은 일을 
당했던 것입니다. 친구들도 하나둘 멀어졌습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길동이와 같이 
가는 길목에는 왜 똥덩어리가 놓여있었는지 길동이가 던진 야구공은 왜 하고 많은 
유리창을 다 놔두고 그릇가게 유리창을 뚫고 들어가 온갖 그릇을 다 깨는지... 
그러고도 친구로 남을 아이는 하나도 없을 겁니다. 길동이도 철이 들어 자신이 
재수없는 아이라는 자각이 일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늘 죄책감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어느날 어머니께 물었습니다. 왜 자신은 그런 운명을 타고난 것인지... 
그의 어머니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길동아 너는 대한민국에서 일세기에 하나 날까 말까한 위인의 운명을 타고난 
아이란다. 비록 초반엔 고생이 많을지라고 나중엔 좋은 일이 있는 거란다. 너가 
뱃속에 있을때 지나가던 스님한분이 너는 중반부터 활짝 필 운명이라고 했단다... 
용기를 잃지 말아라..."

어린 길동은 어머니의 말씀을 듣고 마냥 부풀었습니다. 
그럭저럭 세월은 가고 중학교를 거쳐 고등학교까지 파란만장한 일을 겪으며 진학할 
수 있었습니다.  시간관계상 그동안의 이야기는 하지 않겠습니다만 그가 다니던 
고등학교는 재학시절 단한명의 전기대 합격자도 배출하지 못했다는 것만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어찌 어찌하여 그는 대학을 가게 되었던 것입니다. 
대학의 명예를 위하여 어떤 대학인지는 말씀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그는 
철학ㅤㄱㅘㄷ에 입학했습니다. 오묘한 인생에 대한 공부를 하고 싶었던 것이 
이유였던 겝니다.  그리고 어찌하다 미팅이란것도 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때 길동은 
자신의 눈에 꼭드는 어여쁜 여학생을 만나게 되었고 여러번 데이트도 했습니다. 그 
미팅에 나간 5쌍의 남녀들은 다음학기에 학사경고겸 제적이라는 이유없는 일을 
당해야 했습니다. 그 공식적인 이유는 시국이 시국인지라 불법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위반이라는 것이었습니다. 학생들은 그것이 학사경고하고 무슨 관련이 있는지 
그리고 길동은 왜 제적되지 않는지를 따졌으나... 길동의 경우는 고성방가죄에 
해당되어 하위법률이 상위법률을 초과구속하지 못하며 집회시위법은 길동의 
생일보다 늦게 제정된 것이기 때문에 법률불소급의 원칙에 따라 구속할 수 없다는 
히한한 답변을 대법원으로부터 통보받았다고 전해집니다.  길동이 만나던 여학생은 
데이트 기간중 앞니 송곳니를 포함 치아 다섯대가 행방불명 되었으며 길가다 
하수구에 빠진적이 세번, 튀김먹다가 설사한적이 5번 등등 하는 일마다 되는 것이 
없었습니다. 그녀는 잘나가는 서울 모모여대를 다니고 있었습니다. 축제때 길동은 
파트너의 자격으로서 그녀의 학교를 방문했습니다. 그 축제가 별이유없이 
취소되었던 것은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날 별을 보면서 길동은 그녀에게 모든 
것을 고백했습니다. 자신의 출생의 비밀과 여태까지의 일들 그리고 그녀에게 그 
모든것을 이해하고 받아줄것을 빌었습니다. 그녀는 말없이 자리에서 일어서서 
엉덩이에 묻은 껌을 뜯어내고는 쏜살같이 사라졌습니다. 길동은 말없는 눈물을 
흘려야 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기구한 팔자를 풀어보고자 미아리의 유명한 점쟁이들을 찾아 
다녔습니다. "처녀점장이집" "할매복점" "계룡산개구리점" "운명철학" 등등의 
간판이 걸려있는 집을 차례로 다녔습니다. 그가 다녔던 점장이집들은 훗날 
교회당으로 탈바꿈을 했다는 소리도 있습니다. 어쨋든 그 어떤 점장이들도 
속시원한 답을 주지는 못했습니다. 길동은 자살을 결심했습니다. 안해본 짓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칼물고 엎어지기 달리는 기차에 머리들이밀기 군부대사격장에서 
왕복달리기 해수욕장에서 다이빙하고 숨안쉬기 63빌딩 옥상에서 발 헛디디기 
원자로에 몸던지기 비행기타고 연날리기... 그러나 그 어느것도 길동의 목숨을 
뺏을 수는 없었습니다. 죽고 싶어도 죽지 못하는 운명... 그 과정에서 부러진 칼이 
20자루 탈선한 기차가 5대 군부대 오발사고 10건 해수욕장 오염사고 2건, 63빌딩은 
장기간 수리로 인해 문을 닫았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한국이 자랑하던 원자로는 
가동을 중단했으며 비행기 여러대가 연줄에 휘감겨 불시착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길동은 우연히 서점에서 "비를 몰고 다니는 사나이"라는 
베스트셀러를 읽게 되었습니다. 길동이보다 더 재수없었다는 어떤 사나이가 사랑을 
함으로써 새로운 인생을 살아간다는 논픽션이었습니다. 길동은 그를 찾아 
나섰습니다. 기상대까지 찾아간 그를 그 비를 몰고다닌다는 사나이는 따스히 
맞아주었습니다. 하지만 그를 만난후 대한민국 일원은 삼개월간 집중호우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어느 여름날 밤... 길동은 정한수를 떠놓고 빌었습니다. 자신의 운명을 
바꾸어달라고... 그날밤 꿈에 하나님이 나타나셨습니다. 
"길동아~ 너와 같은 운명을 타고난 여인을 만나면 운명이 바뀌리라..."
새벽에 잠이 깬 길동은 꿈속에 나타나신 하나님의 말씀에 힘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세상 넓은 곳 어디에서 그 여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인지...
길동은 생각에 잠겼습니다. 자신이 만나는 여자들중 재수없는 일을 겪지 않는 
여인일 것이라고 결론을 얻었습니다. 세월은 갔습니다. 또 오기도 했었습니다. 
결국 시간이 갔다는 말씀입니다.


그도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을 했습니다. 그가 취직한 곳은 영화관이었습니다. 
아무도 그를 받아주지 않았던 것입니다. 면접만 했다하면 회사가 망하는 판국이라 
취직시킬려고 해도 시켜줄 회사가 남아나질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영화관 
영사기 돌리는 일만큼은 어두운 곳에서 하는 일이라서 인지 별이상이 없었습니다. 
길동은 매일 매일 여러편의 영화를 반복해서 보면서 담배만 퍽퍽 피워댔습니다. 
그러면서 길건너 찻집에서 커피를 시켜 들이켰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은 다른 
아가씨들이 날라다주는 때는 별 희한한 일이 다 생기는데 유독 "상희"라는 
아가씨가 배달할 때만큼은 별일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눈치채지 
못했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녀의 존재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어느날 
그는 상희라는 아가씨에게 물었습니다. 
"그동안 별 재수없는 일은 없었어요?"
그 아가씨는 깜짝놀라며 말했습니다.
"저는요 다른일도 많이 했었는데 꼭 무슨 일이 생기고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거였어요... 그런데 이일 만큼은 아무사고가 없더군요.. 그리고 더 
신기한것은 아저씨는 제가 커피를 배달하면 그렇게 좋아하시는 거였어요. 여태 
그런 손님이 없었거든요..."

둘은 그때부터 매일 만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더 신기한것은 둘이 붙어다닐 
때만큼은 어떤 재수옴붙는 일도 벌어지지 않는다는 거였습니다. 당연한 
일이겠지만... 둘은 드디어 사랑을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결혼까지도 약속했습니다. 길동은 영화관을 고만두고 상희와 함께 조그만 
선물가게를 열기로 하였습니다. 물론 결혼부터 하고 말이죠. 가게를 열기로 한것은 
하루종일 같이 있기위함이었습니다. 둘은 결혼을 했습니다. 그리고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도 인간인지라 가끔 부부싸움을 하기도 합니다. 그럴때마다 
우리나라는 좋지않은 일을 겪고는 했었습니다. 둘은 TV에 나오는 뉴스를 보면서 
다짐합니다. 다시는 싸우지 말자고 말이죠. 그들이 운영하는 선물가게에서 제일 
인기있는 상품은 자그만 찻잔입니다. "사랑의 찻잔"이라고 씌여 있습니다. 그 
찻잔을 사간 커플들은 행복하게 지낸다고 합니다. 또 그 소문을 듣고 많은 
사람들이 사갑니다. 단하나 그 찻잔은 꼭 커플이 와서 하나씩만 사가야 한답니다. 
둘이 손을 꽉잡고 번갈아 차를 마실 수 있게 말이죠...

이제 이야기를 마칠까 합니다. 오랫동안 지루하셨죠? 
아참 잊은 것이 있습니다. 둘 사이에 아이가 생겼습니다. 
이제 세살이 되었죠. 동네 사람들은 그 아이를 "복덩이"라고 부른 답니다.

그럼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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