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freeeXpression ] in KIDS 글 쓴 이(By): sunbi (#Hyeon#) 날 짜 (Date): 1995년12월20일(수) 07시44분47초 KST 제 목(Title): 개이야기 얼마전엔가 어느 보드에선가 개이야기로 꽃을 피운적이 있었다. 한참 읽다 보니 나도 뭔가 한마디 하고 싶었건만 이래 저래 미루다가 오늘에야... 내 기억속에서 가장 오래된 개는 이름이 똘똘이라고 불리웠던 진도견과 어떤 다른 종이 혼합된 개량종(?)이었다. 한 4살적 이야기라서 자세한 기억은 없지만 나중에 어른들의 말씀을 종합하고 어렴풋한 기억을 더듬어 생각해 보면 그놈 정말 똑똑한 놈이었다. 할어버지께서 그놈입에 십원짜리 지폐(이돈도 큰돈이었어요 :)를 물리시고 "점방에가서 소주한병 사와라!"하시면 신기하게도 100미터정도 되는 가게에 가서 주인할머니가 이거 저거 가리키면서 "이거냐? 저거냐?"하시면 '넵 조거에요.. 경월소주! 멍멍 (작가주: 원래 강원도 지역엔 진로가 안들어갔던 시절이었죠)"하고는 종이봉다리에 담긴 그 소주병을 쏜살같이 물구 오는거다. 그 똘똘이 하는 짓이 어린 내게도 신기했었을 것이다. 할아버지께서 심부름 시키실땐 난 옆에서 "똘똘아 빵도 하나조" 이랬을 것이고... 어린 시절 누구나 그렇듯 아무나 못말리는 가출벽이 있었다. 어른들의 감시가 소홀해 진틈을 타서 대문밖을 나서서 무작정 걷는 거... 앞으로 앞으로 가다보면 돌아갈 길을 분간하지 못하고 그냥 막 간다. 앞으로 전진 또 전진 하다보면 엄마가 있을것 같은 착각속에서... 그래서 미아들도 생기나 보다. 그 날도 대망의 가출을 했나 보다. 집에선 물론 난리가 났겠지만... 나야 알리가 없었다. 여름철이라 아직은 어둡지 않았더랜다. 어르신네들이 모두 나서서 장손을 찾아 헤메셨단다. 행길(신작로라 불리우던, 하하 옛날말 나오니깐 괜히 즐겁네요..)을 따라 여기 저기 어린아이가 갈만한곳을 ... 그때 우리 똘똘이가 막 뛰어가더랜다. 불러도 돌아보지도 않구... 그리구 밤이 으슥해서 내가 똘똘이 꼬리를 잡구 대문에 들어서더라고 ... 나도 그때는 기억한다. 갑자기 낯익은 개한마리가 막 뛰어오와서는 꼬랑지를 막 흔들어 대던 기억... 꼭 그때문은 아니었지만 난 어려서 부터도 개를 무척 좋아했었다. 그때까지도 동생이 없었던 것도 한 이유였겠지만.. 우리 똘똘이 그때 무척 포식했었다고 한다. 장손을 찾아왔으니 얼마나 대우가 좋았을까? 똘똘이에 대한 이야기는 또 있다. 너무많아서 다 쓰지도 못할 정도 지만... 예나 지금이나 동네꼬마들 극성은 대단 했을 것이다. 어느날 똘똘이가 예의 심부름을 나섰는데 동네 장난꾸러기 아이 하나가 입에 물고 있던 지폐를 빼앗을려고 길을 막아서고 있었던 거다. 손에는 작대기를 들구서.. 그 골목대장의 부하들은 요소요소에 잠복해 있구.. 사태를 짐작한 우리의 충견 똘똘이는 몇번을 시도하다가 결국 실패하구는 그 길을 포기... 산길을 돌아 산을 세개 돌아서 기어코 임무를 완수 했다고 한다. 그런 자랑스런 우리의 똘똘이가 자녀를 두게 되었다. 후후 이제 말이지만 똘똘이는 여자였다. 그런데 어느 동물이나 마찬가지로 그놈도 성질이 무척 사나와 진거다. 그러더니 기어코 친척집에 놀러내려온 서울사는 아이를 물어버린 것이다. 그 놈이 잘못한 거지... 멀쩡한 개집에 가서 새끼를 덜컹 꺼내려 했으니 나같아도 물겠다. 그때는 내가 좀 커서 거의 6살이 넘었나 되었나 그랬을 때였다. 아뭏든 덕분에 우리 똘똘이는 우리 할아버지의 변호에도 불구하고 안타까운 일을 당하게 되었던 것이다. 아직도 기억 나는 것은 창밖으로 내다본 마당에서 대 여섯되는 동네 장정들에 쫓겨서 처참하게 울부짖던 누런 똘똘이의 모습이다. 집안에서도 난리가 났던건 물론이다. 내가 가만히 있지를 않았었으니까.. 할머니께서는 나를 꽉 잡고 계셨고 난 막 울어댔다. 그때 그 우리집 마당에 서있던 서울서 급하게 내려 왔다는 무슨 국회의원 비선지 뭔지하는 그 다친아이의 아버지가 기억난다. 그 아이는 몇일후 정말 입원할 정도로 크게 다쳤다. 그런들 뭐할까? 우리 똘똘이는 이미 세상에 없었는 것을... 난 그 아이를 막 밟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너 XX! 나 한번 죽여봐 이XX야!" 누가 말리지 않았으면 그녀석 아마 사망했을지도 모른다. 아뭏든.. 그 똘똘이가 나의 기억속에 첫 멍멍이었다. 그후로도 많은 개들이 있었지만 똘똘이 만큼 똑똑한 개는 없었던 것 같다. 그놈들 이름을 기억나는 대로 열거 하자면 갑순이 갑돌이 (도사견 한쌍) 차돌이 멍멍이 누렁이 세피(세퍼드) 예쁜이 흰둥이 바둑이 점백이 아톰(이건 내가 국민학교 들어가서 그 만화여화를 보고 지어준 거다) 기타 기타... 어느때는 너무 많은 개들 이름을 다 지어줄수 없어서 번호를 붙여 주기도 했다. 1순이 2순이 삼순이.... 문제는 우리 어머니께서 너무 개를 좋아하시는데 있다. 새끼를 낳으면 남을 주든지 해야 할텐데, 키워서 잡아먹을 집은 주지를 않으려 하신다. 그러니 시골동네에서 누가 우리집 개들을 데리고 가나? 언젠가는 개들끼리 싸움을 했더란다. 우리 어머니 말로 야단을 치시다가 드디어 막대기를 드셨다. 순간 휙하는 바람 소리와 함께 개들은 다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는데... 어머니께서는 그때 한 20분을 찾아 다니셨단다. 마당이 유난히 넓고 (한 500평) 나무들이 밀림같아서 여기저기 찾으셨단다. 그리고는 포기하시고 안방에 가 봤더니 요놈들이 전부 이불속에 코만 쳐박고 덜덜 떨고 있더란다. 아직도 강원도의 우리집에는 12마리의 개들이 있다. 그중 최고참이 10년을 살고 있는 너구리... 그밖에 순돌이 막둥이 예삐 못난이....et al (헤헤) 며느리 골르는 첫째 조건이 개를 좋아하는지 여부라고 하셨는데.. 언젠가 정말 선보는 자리에서 진짜로 물어보셔서는 무척 쑥스러웠던 적도 있다. 오늘따라 고향집이 그리워진다. 너구리도 예삐도... 물론 그 옆에서 평온히 계실 부모님도 :) 아버님 어머님 새해 복많이 받으셔요. 불효자는 올해도 못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