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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쓴 이(By): chopin (** 쇼팽 **)
날 짜 (Date): 1995년08월22일(화) 23시24분05초 KDT
제 목(Title): 첫사랑 <6>

약속한 날 그녀는 나타나지 않았다. 무슨 일일까 전화번호를 받아놓는 건데
다시 그녀와 만나지 못하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휩싸였다. 불안하고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리하여 나는 두번째로 그녀를 찾아 나서게 되었다.
이름도 알고 학년도 알기 때문에  아는 사람에 수소문하여 쉽게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내가 들은 소식은 그녀가 일년전에 중간고사 시험을 보던 중
학교에서 갑자기 쓰러진 이후로 계속 병원을 다니게 되어서, 학교에서 밤에
하는 자율학습에 빠지고 일찍 나온다는 것과 일주일전 부터는 계속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그녀의 주소를 알아내서 그녀집을 찾아가리라 마음을 먹었다. 내가 찾아가기
전에 나를 찾아오는 사람이 있었다. 어느날 교무실에 불려가서 만난 사람은
하얀 피부와 동그란 눈동자, 입가의 웃음이 그녀를 떠올리게 하는 중년의 세련
보이는 외모의 그녀 어머니였다. 그녀의 부탁으로 나를 데리려 온것이다.
그녀의 어머니와 함께 그녀의 집으로 가면서 믿지 못할 소리를 들었다.
백혈병이었다. 그것도 말기의 아주 나쁜 상태... 나와 약속한날 쓰러져서
여태 의식불명이다 이제 깨어난 것이다. 나와의 약속, 내 이야기를 어머니에게
했다. 그 상황에서도 지키지 못한 약속때문에 걱정하고 있었던 것이다.
창백한 그녀의 얼굴과 일년전 학교서 쓰러진 이야기, 그녀가 다니던 병원생각과
그녀의 앳띤 미소, 눈망울들이 뒤엉켜 머리속이 어지럽고 혼란스러웠다.


잔디가 깔린 정원의 저택같은 집으로 들어갔다. 어머니의 안내에 따라
그녀의 방문을 열고 침대에 주사바늘을 꼽고 있는 그녀를 보았다. 
아 이렇게 얼굴이 마르다니 손마디뼈가 불거져 나오고 눈은 푹 들어가고 
입술은 새파란 핏줄이 보일 지경이었다. 그녀는 떨리는 손을 내밀어 내손을 
꼭 쥐어주었다. 손을 펴보았다. 버스표 한장이었다. 나는 그녀를 그저 조용히
바라보았다.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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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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