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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쓴 이(By): chopin (** 쇼팽 **)
날 짜 (Date): 1995년08월22일(화) 00시50분02초 KDT
제 목(Title): 첫사랑 <4>

이번엔 확실히 확인을 해야지 .. 나는 기부스한 다리를 어렵게 끌고 다가가서 
다시 확인했다. 틀림없다.. 그녀가 틀림없다. 이제 무슨 말을 해야지. 나를 몰라
보는 것은 아닐까..그녀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그때처럼 고운 얼굴이다.
어쩌면 저렇게 하얀피부를 가질 수 있을까..처음 만난 그날 우리가 섰던 거리
만큼 다가갔을때 그녀는 창구에서 약봉지를 받아서는 곱게 땋은 머리를 흔들거리며 
병원을 나가버렸다. 뒤를 쫓아가려 했는데 젠장 이놈의 다리가.. 
오리처럼 뒤뚱거리다 우스꽝스럽게 넘어져버렸다. 병원글씨가 쓰여진 뿌연 출입문
유리 너머로 점점 사라져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봐야했다.

그날 이후로 난 그녀를 만날 수 있다는 기쁨에 찬 밤을 보낼 수 있었다. 언젠가
다시 병원으로 오겠지.. 출입구나 창구에서 기다리면 다시 만날 수 있으리라.
그다음 날부터 나는 병원출입구에서 아예 문지기가 되어버리리라 작정했다.
하지만 내 뜻대로 이야기의 줄거리가 만들어지진 않았고, 다음날 부모님이 오시고 
나는 원하지 않는 태원수속을 받고 병원을 나와야했다.
발에 기부스는 그대로 였지만 학교에 계속 빠질 수 없었던 것이다. 부모님은
다리가 부러진 것도 아니니 학교에 다니면서 치료하기를 원하셨다.
그후로 발이 낫기까지 가끔 병원을 오갔지만 그녀모습은 찾을 수 없었고
다시 지겨운 학교생활에 짓눌려 나는 다시 더운 여름저녁 그녀를 만나기 전으로 
되돌아 가버렸다.
푸른 하늘은 점점 높아지고 매미소리가 점점 멀어지는 가을이 되자
그녀 모습도 사라지는 매미소리와 함께 멀리 잊혀져 갔다.
그때만큼 누구를 잊는다는게 싫었던 적이 없다. 기억이 점점 희미해지는 눈동자를
기억하려 아무리 애써도 저너머로 숨어버리는 것이 마치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것 
처럼 너무나 괴로웠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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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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