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freeeXpression ] in KIDS 글 쓴 이(By): macatom (마 가 통�8) 날 짜 (Date): 1995년05월06일(토) 22시14분53초 KST 제 목(Title): 테레비젼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 어릴 적에 많이 부르던 노래다. 그러한 노래를 부르며 커왔어도, 막상 TV카메라에 내가 비췬다면 부끄러워 얼굴을 못들것 같다. 심지어 친구들과 함께 찍는 사진에서도 난 그놈의 렌즈 앞에선 온 몸이 굳어져버려, 앨범을 뒤적거려보노라면 언제나 동일한 포즈인 나 자신을 본다. 그러나 탈고딩어와 함께 탈내성적 성격을 표방하여, 대학교 시절부턴 뻣뻣한 차렷자세의 포즈에서 벗어나 다양한 이미지를 만들어내었던 것이다. 거기엔 사진에 대한 관심이 많이 늘었다는 것도, 렌즈 앞에 익숙해졌다는 사실도 한몫 했을 것이다. 이제는 렌즈 앞에 어쩔줄 모르고 서있는 순진한(?) 친구들에게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교수님들에게도 이렇게 서 보십쇼, 단순한 다큐멘타리성 사진이 아닌 '작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학교 안에서 드라마 촬영을 하는 때는 일부러 그 근처를 지나가면서 은근히 TV 화면에 내가 비춰지길 희망하고, 더 나아가서 촬영진의 일부가 지나가는 나를 보고서 학생, 인물이 출중하오니 지나가는 엑스트라라도 해주시오라고 하길 바라는 마음 없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던 어느날 십수명의 카메라를 든 사람들이 무언가를 놓고 열심히 사진을 찍어대고 있는 현장을 지나고 있었다. 지각의 선상에 서 있던 나는 그저 무감각하게 지나고 있는데, 그 무리중의 한 여자가 날 보더니만, 갑자기 카메라의 촛점을 맞추는 것이 아닌가? 그래도 어디선가 내 얼굴을 대문짝만하게 찍은 사진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내겐 기회가 없는 건가? 아니다. 한 번 나왔다. 그것도 한참 인기를 누리던 드라마에 한 2, 3초쯤. 마지막 장면이라 정지된 화면을 보던 누나가 가통아, 너 아니냐? 묻는거다. 잉? 나잖아! 언젠가 길을 걷는데, 촬영을 하니 빨리 비켜달라는 말을 듣고 학교에 전세냈냐 기분나빠하며 걸었던 일이 있었고, 당연히 내가 지나간 다음에 촬영했는줄 알았는데... 그 일이 대단한 일도 아니었어도, 가통이는 크게 기뻐할 수 있었다. 역시나 방송의 힘은 대단하구만, 주인공도 아니고 그냥 지나가다가 우연히 찍혔는데도 기분이 좋으니. "소방서에 신고하지 않았어요. TV에 나가고 싶어서 거짓말을 했습니다." 어제 신문을 못 읽어서, 어제 신문을 오늘 신문인 줄 알고 읽다가 충격을 받은 기사의 서두였다. 대구폭발사고의 원인분석에 결정적 매듭을 풀어줄 그 아저씨가 단지 TV에 나오고 싶어서 그러한 거짓말을 했단다. 이를 어찌 받아들여야 할까? 난, 이러한 일이 영화 속에서나 벌어지는 일인줄 알았다. 영화 속에서 거짓 제보자들이 관심을 받고 싶어서, 방송에 나오고 싶어서 그러한 거짓을 행하고 사건을 미궁에 빠뜨리며 이야기전개를 고조시켜가는 것을 보면서도 난 영화속의 그 거짓말 장이들에게 엄청나게 화가 나곤했다. 그런데, 이번은 영화가 아닌 실제 상황이다. 많은 국민들이 이번 일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었으며, 언론통제라는 상황에서 터져나온 일이라 더더욱 그의 말을 믿고 분개하고 있었으리라. 양치기 소년의 거짓말은 마을 사람들을 조롱했고, 결국 자신의 피해로 이어졌다. 이 아저씨의 거짓말은 국민, 특히 소방파출소 직원들과 언론을 조롱하고 피해를 주었다. 어떤 이유라도 정당화될 수 없는 것이다. 과연 방송출연이 기분좋은 일임에는 틀림없어 보이지만, 그것에 자신의 정직과 신용을 팔아버릴만 하다고, 많은 사람을 속일만 하다고는 누구도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정직은 목숨과 같이 지켜야 한다는 친구의 말에 내심 부끄러워 했던 기억이 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