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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쓴 이(By): isis (아이시스)
날 짜 (Date): 1995년04월02일(일) 01시29분08초 KST
제 목(Title):  네리 이야기 [*-6]



이렇듯 우리는 그저 스쳐가듯 하루 피狗� 짜투리 시간을 공유하며 대화를 이어 
나갔던 것이다. 그녀가 나의 생활이나 인생에 어떤 관심을 갖던 말던 그것은 나의 
관할 사항이 아니었으나, 진지함이 서린 그녀의 한마디 한마디에서 또 가끔씩 
예리함이 번뜩이는 그 물음의 내용으로 해서 그저 무시하며 넘어갈 수만은 없었던 
것이 나의 고민이었다.

나와 네리는 마치 나의 자그만 책방이 세상의 전부이기라도 하는 듯, 그 밖에서는 
마주친 적도 없다. 아마 그녀에게 다섯번째쯤 월급봉투를 건네줄 때 한번 외식이나 
하자고 말할려다가 그녀의 눈빛으로 인해 그만 두고 만적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녀의 눈빛은 봄볕에 녹기 시작하는 하얀 눈빛을 닮았다. 물기가 
잦아드는 하이얀 눈 말이다. 

그녀가 속해 있다는 써클, 10년도 더 지난 어느때인가 나역시 그 자리에 섰었다. 
비록 시끄러운 시국으로 원래의 취지와는 판이하게 다른 일들을 주로 하고 
있었지만 ... "영문학 연구회". 
실제로 어떤 문학을 연구했다는 기억은 없다. 다만 몇권쯤 되는 원서를 읽고 
토론이라는 것을 약간 했고, 그리고 엄청난 After 를 가졌다는 것 밖에는...
그곳에 분명, 그 써클룸에, 나의 사진이 담긴 회원 명부가 있을 것이었다. 네리는 
그것을 보았을 것이다. 그리고 아마도그 다음 페이지의 얼굴과 이름도 보았을 
것이다.
'서 혜 린"

그저 이렇듯 하나씩 수수 께끼는 풀려 나가는 듯했다.
우연히 네리가 나를 조금씩 조금씩 알게 되었고 그 나이의 영민하고 감수성 많은 
젊은이가 그러하듯 일종의 호기심을 계속 발전시켜 나가는 듯 했다.
한번쯤 불러서 주의겸 부탁이라도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왜 편안한 나의 삶이 남에 의해 침해 받아야 한단 말인가?

[다음]


(C) 1995-1996 ISIS, Hyeon S 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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