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freeeXpression ] in KIDS 글 쓴 이(By): Gentle (Single) 날 짜 (Date): 1994년11월08일(화) 17시16분32초 KST 제 목(Title): 끝없는 님의 노래 .....(8) 그해 겨울 J는 부모님과 의사 선생님들과 싸웠읍니다. 제발 산에 보내 달라고. J는 솔직하게 말을 했읍니다. 자신의 삶이 얼마 남아있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고, 병원에서 이 삶을 조금이라도 더 연장하는 것보다, 마지막으로 보고 싶은, 눈 덮힌 산을 보게 해 달라고. 결국, 부모님과 의사 선생님들은 승락을 하셨고, 산행이 금지되기 전인 12월 말에 지리산으로 떠나기로 했읍니다. K와 단 둘이서. 산행은 비교적 짧게 잡았읍니다. 중산리에서 출발하여 장터목 산장으로 올라가서 일박하고, 백무동계곡으로 내려오는, 일반인들은 당일치기가 가능한 코스를 일박이일로 계획하고 지리산으로 내려갔읍니다. 집과 학교, 병원만이 '세상'이었던 J에게는 처음보는 웅장한 산세에 그저 놀랄뿐이었읍니다. 여섯살짜리 꼬마가 놀이터에서 신이나 뛰어다니듯, 뛰어도 보고, 눈싸움도 해보았읍니다. 중산리에서 장터목 산장까지 2 시간 걸리는 길을 여섯시간 동안 올라갔읍니다. 눈 덮힌 산. 누가 눈이 차다고 하나요 ? 산이 추울것 같아, 하나님이 포근히 이불처럼 덮어 놓으신 것인데. 밤에 바라보는 별들. 서울에서는 주위의 불빛때문에 보이지 않았던, 수많은 별들이 그 모습을 드러냅니다. 산장옆 바위에 걸터앉아 K의 품에 등을기대고 별들을 바라봅니다. 처음보는 은하수... 은하수 가운데 구멍이 뚫려 있더군요. 하늘에 별이 저렇게 많은줄은 정말, 정말 몰랐었읍니다. 산에는 착한 사람들만 올라오나요 ? 만나는 사람마다 따뜻한 시선으로 K와 J의 모습을 바라보았읍니다. 신혼 부부도 시샘을 낼만큼 다정해 보였읍니다. ........ 산장안에서 곤히 자는 J를 바라보며, K는 기쁨과 슬픔, 즐거움과 괴로움, 가슴 저미는 아픔과 사랑, 이 모든 것들이 동시에 밀려드는 것을 느꼈읍니다. 기쁨과 슬픔은 같은 것이 아닐까요 ? 무엇으로 기쁨과 슬픔을 구분하나요 ? 엔돌핀 ? 아드레날린 ? 어떻게 둘을 떼어놓을 수 있나요 ? 둘은 처음부터 둘이 아니라 하나인 것을. 죽음이 둘을 떼어놓을 수 있나요 ? 둘은 이젠 둘이 아니라 하나가 된것을. ------ K는 이제 지금껏 달려온 막다른 길의 끝에 와있음을 느꼈읍니다. 벼랑이 있는줄 알면서, 온 힘으로 달려왔었읍니다. 눈앞에 절벽이 보입니다. 절벽이 있는줄 알면서도 절벽으로 달려온 자신을 이해할 수가 없읍니다. 그리고, 이젠 어떻게 해야 합니까. 지금껏 달려온 길을 다시 돌아가야 하나요 ? 미친듯이 달려온 그 먼 길을.... 아니면, 그냥 그렇게 서 있어야 하나요.... [계속] 나의 시작속에 나의 끝이... Gentle Singl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