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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쓴 이(By): seagull (갈매기)
날 짜 (Date): 1994년08월30일(화) 02시45분43초 KDT
제 목(Title): 오빠는 숫총각이예요?


작년 회춘팅때 직접 들은 말이다.

으악! 모골이 송연해지고...  추워서...

J대 90인가 91인가랑 2대2로 미팅을 하는데...

커피숍에 들어가자마자 나와야 했다.

이 영계 여학생들이 술먹으러 가자는 바람에...

우리는 벙 찐 상태에서 따라가고...

우와 인사도 하기전에 술먹으러 가기도 하는구나!

주선자와 함께 남자3 여자2...

분위기는 좋았고, 우리는 흐뭇...  :)

내 파트너였던 애는 귀엽게 생겨서 마음에 들었었는데...

얘가 술이 좀 약한가, 얼마 먹지도 않았는데 혀가 꼬부라 진다.

사실 우린 쫄았었다. 먼저 술먹으러 가자길래...

우리는 학부때 워낙 술을 즐기다보니 지금은 다들 속이 간 상태라...

술이 취해서 그런지, 잠시동안 말이 없더니...

우리를 보고 차례로 갑자기 묻는 것이었다.

- 오빠 총각이예요.

친구1: (뻔뻔하게) 당여하지...

- 오빠 숫총각이냐구요?

우리: (황당.. 식은땀을 흘리며...)

친구1: 아니... (그래도 뻔뻔하게 미소띤 얼굴)

친구2: 야, 내 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숫총각이겠냐!!!

나: 국가기밀이다.

- 대답해 봐요.

나: 모르겠다. 극비라 밝힐 수 없다. 법적으로 총각인 건 확실하다.


왜 대답을 안했냐 하면요, 별로 중요하다고 생각되지가 않아서.

그리고 말해봐야 이래저래 좋을 것도 없고...

만약 숫총각이라고 하면...

좋게 말해줄 때: 야~~ 마지막 순정파시네요. 어쩜...

안좋게 말해줄 때: 얼마나 능력이 없으면, 하긴 그 얼굴에 여자가...


만약 숫총각이 아니라고 말하면...

좋게 말해줄 때: 하긴 그 나이에 숫총각이면 문제가 있는 거죠. 오빠는 제법
 
                인기가 있었을 것 같에요.

안좋게 말해줄 때: 야심도 없어요. 어쩌면 순 날강도 같이 생겨가지고...



뭐 좋게 봐줄라면 좋게 보이고 안좋게 볼라면 안좋게 보일테니까...


하여튼 그 질문 후에 분위기는 썰렁~~~

다음에 전화가 오긴 왔던데 도저히 겁이 나설라무네...

어쩔 수 없이 바쁘다는 핑계로 요리조리 피해야 했다...

그런 질문 하는 여자도 있다는게 우리에겐 쇼킹한 일이었다.

그런거야 서로 안 물어보는게 좋은 게 아닌지...

정 궁금하면야 직접 확인하면 되는 거고...



왜 쓸데없이 이런 글 적었냐고요???

anonynous란에 순결논쟁이 한창이길래, 그냥 작년생각이 나서요...



    -- 괜히 읽었다는 생각이 들죠? 괜히 적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 용환, the Seagu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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