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freeeXpression ] in KIDS 글 쓴 이(By): lukas (루 카) 날 짜 (Date): 1994년08월22일(월) 00시12분03초 KDT 제 목(Title): 살아가는 너에게 ... 그 곳은 붉은 빛이 아련하게 감도는 벽돌을 보도 블록으로 깔아놓은 남 프랑스의 자그만 도시였다. 시내를 가로지르는 트램이 머무는 곳에 TGV가 지나가는 역이 있었고 그 옆엔 커다란 분수대가 한여름의 열기를 식히고 있었다. 스탕달이 태어난곳, Fourier가 살았던 곳 그리고 프랑스 대혁명의 시발이 된 바스티유 감옥이 있는 곳. 그해 한 여름을 그 곳에서 보냈다. 케이블카를 타고 끝없이 올라가 산정에서 바라본 그 도시의 풍경이란... 그곳에서 사귄 프랑스인 친구는 프랑크란 이름을 가진 조금은 괴퍅한 그런 물리학자였다. 괴퍅하기로 치자면 나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은 그친구 그리고 프랑크의 여자친구 베로니크, 우리 셋은 그 산의 정상에서 코카콜라를 손에들고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었었다. 어느날의 일이다 프랑크(불어로 읽자면 퐝크 이렇게 되지만)가 내게 긴히 할얘기가 있단다. 코오피잔을 사이에두고 푸른 하늘을 위로하고 마주앉아 별 중요할것 같지도 않은 많은 이야기를 나눈 끝에 프랑크는 내게 말했다. "현은 사랑해 본적 있어요?" "그런것 같기도 해요. 그런데 왜 그러죠 프랑크?" 나는 서양사람이 내앞에서 그렇게 우는 것을 그때까지 본적이 없었다. "베로니크가 나를 떠나려해요" "프랑크, 왜 그러죠?" "그녀는 나를 더이상 사랑하지 않는데요." 나는 프랑크의 얼굴을 의아하게 쳐다보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아는 범위내에서는 프랑스인이란 쉽게 사랑하고 쉽게 떠나보낸다든데... "그럼 베로니크를 정말 사랑했나요?" "지금도 사랑하고 있어요." 베로니크는 같은 건물 바로 옆 실험실에서 학위과정을 하고 있는 여자다. "그럼 프랑크 당신은 그녀에게 애원이라도 해보셨나요? 떠나지 말라고..." "아니요.그냥 떠나 보내는 것이 더 나을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그런다고 해결되겠어요? 어차피 앞으로 몇달은 계속 볼건데요..." 프랑스인은 남자나 여자나 참 잘생겼다. 프랑크도 베로니크도 너무너무 멋지게 생겼다.물론 더 멋진 남녀가 즐비한 곳이 그곳이었지만...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