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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reeeXpression ] in KIDS
글 쓴 이(By): hjchoi (최 항준)
날 짜 (Date): 1994년08월17일(수) 05시02분23초 KDT
제 목(Title): 왕십리 분원 비망록 (7)


그녀의 칼끝을 따라 좌회전을 하니 조그마한 마을이 나왔다.  계
속 직진하라는 그녀의 칼신호(?)에 따라 계속 나아가다 보니  금
새 마을은 사라지고 북한강을 오른편에 끼고 계속  달리게  되었
다. 경치 하나는 기가 막혔다. 

마을이 끝나고 얼마 안있어서 부터 이상한 건물들이 길 양옆으로 
드문드문 서있는 것이 보였다. 그 건물들 앞에는 예외없이  대형 
입간판이 서 있었다. 처음에는 공포에 질려 주변 경관을  쳐다볼 
심적 여유가 없었지만, 인적도 드물고 도로상에 다니는 차도  별
로 없고, 하도 그런 건물들이 자꾸 보이다 보니 본의아니게 자세
히 쳐다보게 되었다.

        "XX 산장"  

거봉 : ('잉? 산도 아닌데 왠 산장?')

        "YY 모텔" 

        "ZZ 호텔" 

거봉 : ('이런 촌구석에 왠 모텔? 호텔?')

길 주변에는 온통 숙박시설 뿐이었다. 참으로 이상했다.  대규모 
위락 시설이나 유원지가 있는 것도 아니었고, 뛰어난 문화유적이 
있는 것도 아닌 인적마저 드문 이곳에 도대체  왠  숙박시설들이 
저토록 많은 걸까?

구경할 것이라곤 길옆으로 도도히 흐르는 북한강 밖에 없는 한적
한 이곳에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와서 자고 간단 말인가? 이  대
낮에도 건물들 주차장에는 왠 차들이 저렇게 많을까?

거봉이 이런저런 잔머리를 굴리고 있을 즈음, 그녀의 칼끝은  길
옆의 한 건물을 가리키고 있었다. 

        "장미 산장"

거봉은 그 곳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차가 멈추자 그녀는 거봉을 
향해 알 수 없이 이상야릇한 미소를 띄워 보냈다. 매혹적인 눈웃
음이었으나, 그녀가 들고있는 날이 시퍼렇게 서있는  사시미  칼 
때문에 약간은 소름이 돋았다. 그녀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남주희 : "거봉원장님, 이 칼 때문에 그렇게 딱딱하게 표정이 굳
          어계시는 거예요? 어머~ 제가 주책스럽게 아직까지 칼
          을 들고 있었다니 죄송해요..." 

그렇게 말한 그녀는 차창을 열고 칼을 휙~ 하니 던져 버렸다.

거  봉 : "또 다른 흉기는 없소?"

남주희 : "어머~ 흉기라뇨? 저 칼은 강아지털 떼는 테이프를 자
          르려고 가위 대신에 가지고 다니는 칼이예요... 저희
          집은 강아지를 많이 키우거든요... 얼마전에 저랑 같
          은 이유로 가위를 가방속에 가지고 다니다가 강도로 
          오해를 받아 쇠고랑 찬 여자가 있죠? 전 그걸 우려해
          서 가위 대신에 사시미 칼을 가지고 다녀요... 정 그
          렇게 의심 나시면 뒤져보세요..."

거봉은 그말을 듣자마자 그녀의 모란봉 삐삐의 겉가죽에  붙어있
는 주머니들을 샅샅이 이잡듯이 뒤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녀 
말대로 잡털이 다닥다닥 붙은 테이프 이외에 우려할만한  물건은 
발견되지 않았다.

거  봉 : "그래도 난 몸수색을 하기 전까지는 안심할 수 없소... 
          아까도 허리춤에서 그 칼을 꺼내지 않았소?"

남주희 : "그래서 오해가 풀린다면 직접 뒤져보세요... 자아~"

그녀는 이렇게 말하면서 삼단같은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제치며 
고개를 뒤로 젖히고 새하얀 목을 내보이면서 가느다란 팔을 번쩍 
들어올려 보였다. 그 모습은 너무도 고혹적이었다.

그녀의 몸을 향해 가고 있는 거봉의 손은 어느새  떨고  있었다. 
아까의 공포심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찾아볼 수조차 없었다. 참으
로 사람의 마음은 알 수 없는 것이다. 

통상적인 몸수색 절차에 따라 그의 손은 그녀의  양  옆구리부터 
시작하였다. 그의 손이 옆구리 상단부에 닿는 순간,  이루  말로 
형언할 수 없는 뭉클한 감촉이 그의 손바닥을 타고 전해져 왔다. 

거봉의 의식이 아련해 졌다. 그대로 가만히 있고 싶었다. 하지만 
만지는 명분이 단지 '몸수색'이었을 뿐이니까 손은 아래로  움직
여야만 했다. 

점점 옆구리를 타고 흐르는 양손의 간격이 좁아지더니 어느새 허
리까지 왔다. 손가락이 맞닿을 듯한 잘록한 허리... 콱~  움켜지
면 부러져 버릴 것만 같은 가녀린 허리였다. 하지만  역시  손은 
아래로 내려가야만 했다. 

갑자기 양손이 멀어지면서, 푹신한 쿠션을 누르고 있는 듯한  느
낌이 전해져 왔다. 자기도 모르게 거봉의 손아귀에 힘이  들어갔
다. 미칠것만 같았다.

남주희 : "이제 몸수색이 끝나셨으면 이 손 좀 치워주시겠어요?"

거  봉 : "흠~ 흠~ 흉기는 없구만... 됐소... 이제 오해는 풀렸
          소... 그런데 궁금한 게 하나 있는데... 왜 이곳으로 
          오자고 했소?"

남주희 : "갑자기 흐르는 강줄기를 보고 싶어져서요... 그렇다고 
          한강은 전 싫어요... 너무 사람들이 많아 운치가 없어
          요... 이곳에 오면 한적하게 강가에 앉아 흐르는 물을 
          바라보며 이야기 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이리로 오
          자고 한거예요..."

거  봉 : "그럼 단지 흐르는 물을 보고 싶어서 여기로 왔단 말이
          오? 다른 이유는 전혀 없고?"

남주희 : "네... 단지 그 이유뿐이예요..."

거  봉 : "그럼 실례지만 삐삐 번호 좀 가르켜 주시겠소? 나중에 
          깜박 잊어버리고 연락처를 안 물어 보고 헤어질까
          봐... 내가 워낙 건망증이 심해놔서..."

남주희 : "015-588-8949 예요..."

거봉은 그 번호를 듣자마자 자신의 핸드폰을 열나게 두들겨 대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그녀의 무릎위에 있던 모란봉 삐삐는  사
정없이 진동하기 시작했다. 

남주희 : "아아~ 아아~ 오호홍~~~"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삐삐가 진동하기 시작하자 그녀는 이상한 
비음이 섞인 신음소리를 내며 몸을 베베꼬기 시작했다.

속도를 빨리하기 위해서 거봉은 그녀의 삐삐번호를 메모리  시킨 
다음에 리다이얼 스윗치를 깨져라 눌러댔다. 

남주희 : "아아~ 오호홍~ 원장님 제발 그만하세요... 아아~"

삐삐가 멈추지 않고 진동을 계속했다. 그녀의 얼굴은 극도의  흥
분이 계속된 탓에 불그스름하게 변하고, 그녀의 짧은 미니스커트
는 비비꼬는 다리에 밀려 올라가 허연 허벅지까지 보였다.  점점 
더 에로틱하게 보였다. 그런 모습을 보고 거봉은 더더욱  미칠것
만 같았다.

남주희 : "아이~ 원장님 여긴 차안이잖아요...  너무 챙피해
          요... 하악하악~ 그만하고... 우리 저리로 들어가
          요... 제발... 제... 발... 오호홍~ 아~~~ 아~"

그녀의 부르르~ 떨리는 손가락은 장미산장을  가리키고  있었다. 
거봉은 회심의 미소를 얼굴 가득히 띄우고 비로소 핸드폰에서 손
가락을 떼었다. 삐삐는 진동을 멈추었고, 게슴츠레하게 뜬  그녀
의 눈망울은 한껏 풀려 있었다.

그런 그녀의 손을 붙잡고 부축하다시피 하여 안내를 받아 들어간 
곳은 푹신한 의자 두개와 테이블, 커다란 거울이 달린 경대 그리
고 가장 중요한 침대가 덩그러니 놓여진 아담한 방이었다.

거봉은 축늘어진 그녀를 침대에 누이고, 계산을 치루자 마자  바
깥쪽 철문을 걸어잠궜다. 찰칵~ 하고 들리는  기분좋은  소리... 
지금까지 참을 만큼 참았다. 

거봉은 신발을 벗자마자 침대를 향해 몸을 날렸다. 그의  육중한 
몸에 충격을 받은 침대는 하염없이 출렁거렸다.

거  봉 : ('역시 침대는 쿳션이 생명이야... 크하하~')

침대에 몸을 누인 거봉은 그대로 그녀의 입에 입술을 포개고  입
맞춤을 시작하였다.

남주희 : "아이~ 샤워도 안하고..."

거  봉 : "그럴 시간이 어디있어... 한판 끝내고 보자구..."

강렬한 프렌치 키스를 퍼부우며 우악스러운 그의 손은 그녀의 미
끈한 다리를 주무르고 있었다. 

거  봉 : ('아까는 아래로 내려갔지만 이젠 위로 올라가는 거
          다... 크하하~')

장딴지 근처를 왔다갔다 하던 손은 어느새 허벅지를 주무르고 있
었다. 그러더니 이내 그녀의 스커트 속을 파고 들었다. 

앗!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밋밋~ 하리라 예상하고 있었던 그자리에 물컹~ 하고 잡히는 것이 
있었다. 

소스라치게 놀란 거봉은 불을 켜고 스커트를 들췄다.

거  봉 :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거봉은 외마디 비명을 지르고 곧이어 오바이트를 시작했다. 

거  봉 : "우웩~ 우웩~ 우웨에엑~"

남주희! 그녀는 말로만 듣던 게이였던 것이었다. 이런일은  소설
이나 영화속에서나 생기는 일인줄만 알았었는데...  아~  이럴수
가...

오바이트 기운이 어느정도 진정되자마자 거봉은 문을 박차고  뛰
어나가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왕십리 분원 비망록 제 7편 끝!!!

저자 주 : 그 이후로 어느 누구도 압구정동에서 거봉의 
          '포니2 V6 3000'을 본사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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