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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쓴 이(By): sagang (카밀라빠돌)
날 짜 (Date): 2003년 7월 22일 화요일 오후 05시 16분 54초
제 목(Title): Re: 먹거리/먹을거리 (추가해서 새로 올림)


억지라고 여기셔도 상관 없습니다만 '먹거리'는 쓰는 사람이 거의 없지도 않고
오해를 야기하지도 않으니 때거리라는 예를 꺼낸 것 자체가 이 논의에 그다지
도움이 되는 것 같지 않습니다.


'먹거리'란 단어가 어느 먹물에 의해 처음 제안되었던 때엔 

'먹거리'를 쓰는 사람이 거의 없었고, 그 말을 처음 듣는

사람들 중 상당수는 그 말에 의아해했습니다. 전 '먹거리'가

처음 만들어질 때에 이미 틀린 말이었다는 얘기를 하는 것이므로, 

때거리의 예가 그 논의와 별로 다르지 않은 거라고 생각합니다.


때거리라는 말이 딴 용도로 쓰이고 있다는 것이 무슨 크게 심각한 문제거리인
듯이 언급하셨기 때문에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씀드린 겁니다. '무슨 상관이죠?'
라는 말씀은 제가 드리고 싶네요. 그리고 아주 흔할 정도로 일반적인 프로세스냐
아니냐 라는 것 역시 '무슨 상관이죠?'


'땔거리'와 '때거리'가 다른 뜻으로 통용되고 있는 것은 일종의

사회적 합의사항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몇몇 개인이 지네들 멋대로

'땔거리' 대신 '때거리'를 쓰는 것은 어법에 '틀린 말'이라고 하는

것이고, '먹거리'의 시작 역시 그와 다르지 않다는 것인데, 그게

어째서 상관이 없다는 것인지 모르겠군요.


아뇨, 그런 얘기 꺼냈다가 그게 과연 제대로 된 논란이냐 일부 돼먹지 않은
먹물들의 어거지냐 라는 쪽으로 흘러 구구절절이 장황한 답글 쓰게 되는 상황이
솔직이 두렵습니다. 그냥 그런 논란 없었다고 인정할테니 넘어갑시다. 제가
졌습니다.


일방적인 주장 말고 객관적으로 인정될만한 근거를 제시한다면

그런 식으로 흘러갈 일이 뭐가 있을런지 모르겠군요.


이 문제에 대해서는 제가 혼란을 일으킨 것 같군요. 저는 사강옹께서 '먹거리
라는 말은 틀린 말이다'라고 하셨고 '막무가내로 쓰여진다'라고 부정적인
뉘앙스로 말씀하시길래 먹거리라는 말을 쓰는 것에 대해 불만이 있으시거나
먹거리라는 말을 쓰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시는 줄 알았습니다만 먹거리라는
말을 쓰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이 아니라고 명쾌하게 밝혀주시니 다행이군요.
(불만이 있으신 건 맞죠?) 저는 앞으로도 먹거리라는 말을 계속 쓰게 될 거
같기 때문에... (장담할 수는 없지만요)


저는 처음 들었을 때에 쉬이 뜻이 통하지도 않았던, (기존의 어법에

잘 맞는 기존의 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어법에 맞지도 않는

억지말을 만들어 내어 그것을 퍼뜨리고자 한 이들과, 그런 일을 

보면서도 그건 바른 말이 아니라는 것을 알리는 데에 소홀히 한 

국어학자들과, 그러기는 커녕 '먹거리'가 아무런 문제가 없는 말인 

것처럼 오도한 엉터리 국어학자들을 같잖게 생각하거나 경멸하며, 

그런 엉터리 말이 마구잡이로 퍼지는 것을 싫어할 뿐입니다.


오늘 회사에서 직원들이랑 '먹거리' '먹을 거리'에 대해서 간단히 설문조사를
했는데 (거창하게 한 건 아니고 자아 손 들어보세요 정도...) 일단 90% 정도가
먹거리라는 말을 이미 '통용어'로 인정하고 있으며 2/3 정도는 먹거리라는
말이 표준어라고 생각하고 있더군요. (맞춤법 시험 봤으면 감점이겠죠?) 그리고
먹거리라는 말은 첨 듣는다 라는 2사람을 제외한 나머지 19명에게 먹거리의
뜻을 물었더니 대부분 '식품'이라는 한자어 또는 food라는 영어와 완전히 똑같은
의미로 생각하고 있더군요. '먹을거리'라는 단어에 대해서는 대부분이 '무슨
뜻인지는 알겠는데 그게 사전에 표제어로 올라 있는 단어 맞냐?'라는 분위기였고
(물론 실제로 국어사전에 수록되어 있죠) 먹을거리의 의미에 대해서는 먹거리와
똑같은 의미로 생각하는 사람, 저처럼 좀더 구체적인 상황에서의 식품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그게 경우에 따라 다른 거 아니냐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충
비슷비슷했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3번째 경우가 조금 많은 편이더군요.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먹거리'란 말을

생소하게 여겼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현재 많은 이들이

'먹거리'에 거부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그만큼 TV 등의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매체의 출연자 등이 아무 생각 없이 '먹거리'란 말을 함부로

사용했을 뿐이고, 대다수의 일반인들은 TV 등에서 표준말을 사용하는

아나운서 등이 쓰는 말이니 으레 그 말은 표준말일 걸로 여기고 

그냥 그런가 보다 하며 받아들였기 십상이니까요.

그러므로 '먹을거리'를 표준말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먹거리'란 

말을 퍼뜨리려고 했던 이들이 했던 것에 견줄 만한 노력을 기울인다면

10여 년 후쯤엔 지금과는 상황이 완전히 다르게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기존의 어법에 위배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또 다르므로,

'먹거리'의 예는 '짜장면'과 같은 예들과는 또 다르다고 생각하고요.

그러므로 전 아직은 '먹거리'를 통용어로 쳐주지 않으며, 저와 같은

생각인 학자들과 일반인들이 적지 않게 있는 것으로 느껴져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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