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reeeXpression ] in KIDS 글 쓴 이(By): staire ( 강 민 형 ) 날 짜 (Date): 2003년 7월 21일 월요일 오후 06시 41분 00초 제 목(Title): Re: 먹거리/먹을거리 (추가해서 새로 올림) '먹을거리'라는 말이 누구나 아는 말이라면, 그게 표준어인지 아닌지 모르는 사람이 많건 적건 그게 무슨 상관인지 모르겠군요. ----------------------- 한국어를 사용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무엇이 표준어이고 무엇이 표준어가 아닌지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사실은 '표준어'라는 개념 - 알고 보면 편리하고 좋은 도구일 수도 있는 - 자체가 일부 제한적인 용도 이외에는 그다지 우리의 생활을 지배하지 못한다는 의미죠. 따라서 저처럼 '먹거리'에도 '먹을 거리'에도 별 불만이 없는 사람은 어느 편이 표준말이냐 라는 논의에는 관심이 없다는 얘깁니다. (사강옹이 표준말 논의에 관심이 많은 듯 하므로 그 점을 성토합니다 라는 얘기가 아닌 줄은 아시죠?) 국어연구원이란 국립 기관에서 먹거리는 틀린 말이라고 했답니다. 그정도면 대다수의 학자들은 의견 일치를 본 걸로 봐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 저는 '국립'이라는 이름이 붙은 연구 기관이라면 오히려 '대다수의 학자'와 별로 상관없는 어용 학자들의 집합소라는 인식이 있어서요... 그리고 과거에 맞춤법이 개정될 때마다 잡음이 많았던 거 지금도 기억합니다. '먹거리는 기존의 어법에 맞지 않는 틀린 말이다'고 말하는 데에 무슨 문제가 있기라도 합니까? 오히려 먹거리를 선호하는 쪽이 그저 '나는 좋다'고 말할 수는 있어도 '나는 옳다'고 말하기는 어렵겠지요. -------------------- 먹거리파든 먹을거리파든 입장은 마찬가집니다. '먹거리는 기존의 어법에 맞지 않는 틀린 말이다'라는 진술에 동의할 수 없는 것은 첫째, '먹거리는 기존의 어법에 맞지 않고 먹을거리가 기존의 어법에 맞다'는 주장이 '대다수의 학자'의 동의를 얻어냈는지가 의문이구요... 둘째, '기존의 어법에 맞지 않는 말'이 곧 '틀린 말'이라고 단정해도 되는지 역시 의문이구요... 마지막으로, 그런 과정을 거쳐 어느 한 쪽이 옳다고 '학자들끼리' 협의를 하든 말든 저는 제가 편한 대로 먹거리 또는 먹을 거리라는 말을 쓸 거라는 점 때문입니다. 저는 먹거리와 먹을 거리 둘다 나름대로 쓸만한 말이라고 생각하며 굳이 어느 한 쪽은 틀린 말이니 쓰지 말아야 한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다만, 바로 위에 있는 guest(123)님의 지적과 같이 '먹거리'는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식품'에 적합하고 '먹을 거리'는 좀더 구체적인 상황 아래에서의 먹거리에 해당한다는 용법에 저도 동의하고 있다는 점은 밝혀 두는 편이 낫겠군요. (물론 그런 용법이 아닌 딴 의미로 쓰는 것을 말릴 생각은 없습니다만...) ----------- Prometheus, the daring and enduri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