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freeeXpression ] in KIDS 글 쓴 이(By): hjchoi (최 항준) 날 짜 (Date): 1994년08월14일(일) 23시58분13초 KDT 제 목(Title): 왕십리 분원 비망록 (5) 장딴지가 환상적으로 굵은 그 여인네는 거봉의 외침을 듣고 그의 '포니2 V6 3000' 쪽으로 다가와서 운전석에 앉아있는 거봉과 그 의 애마를 한참동안이나 번갈아 쳐다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마차는 마음에 드는데 마부가 변변치 않군... 안! 타!" 그러고는 횡하니 발걸음을 돌려 현대아파트 골목으로 사라지는 것이었다. 아뿔사~ 거봉은 너무 차를 튜닝하는 데만 집착한 나머지 자신에 대한 튜 닝을 소홀히 한 것이었다. 거봉 : "니미 제기럴~ X빠빠다... 이년아... 압구정동에 장딴지 굵은 년이 니 년 하나뿐이냐~" 사라지는 그녀의 등뒤에 대고 이렇게 궁시렁 댔지만 그의 마음은 착잡하기만 했다. 문득 자기자신에 대한 회의감 같은 것이 밀려 와서 견딜 수가 없었다. 거봉 : ('으~ 저런 그지 같은 년한테 딱지를 맞다니... 내가 이 짓을 계속 해야 한단 말인가?') 거봉은 그렇게 한참동안 갈등을 하며 길가에 차를 세워놓고 망연 자실 하고 있었다. 한 30분쯤이나 지났을까? 갑자기 똑똑~ 하고 차창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거봉은 반사 적으로 그쪽을 쳐다봤다. 왠 미지의 여인네가 창가에 서서 매혹적인 눈웃음을 흘리며 이렇 게 말하는 것이 아닌가? "나 타?" 순간 지금까지의 번뇌와 갈등이 씻은듯이 사라지고 거봉은 다시 금 껄떡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런 약한 모습을 벌써부터 그녀 에게 보여줘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차분하고 안정된 어조로 이렇 게 말했다. 거봉 : "어디까지 가시는진 모르겠지만 어차피 저도 같은 방향입 니다... 비록 누추하지만 타시죠..." 이말은 들은 여인네는 기다렸다는 듯이 문을 활짝 열고 조수석으 로 쏘옥~ 들어와서 앉았다. 그와 동시에 거봉은 거의 본능적으로 시선을 그녀의 다리 쪽으로 옮겼다. 순간 거봉은 눈쌀을 찌푸렸다. 그가 좋아하는 굵은 장딴지 스타 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새빨간 미니스커트를 입은 그녀의 다리는 얄미우리만치 미끈하게 좌악~ 빠져있었다. 거봉 : ('제기랄~ 이럴 줄 알았으면 태우기전에 다리부터 확인하 는 건데...') 하지만 이미 태웠는데 SNU 보드의 그 누구처럼 야속하게 "너 내 려!" 라고 말할 수는 없었다. 어차피 거봉의 오늘 일진은 초장부 터 안좋았다. 꿩대신 닭이었다. 미지의 여인네를 태운 거봉의 '포니2 V6 3000'은 어느새 영동대 교 밑을 지나 올림픽 대로로 진입하고 있었다. 필자 주 : 다음 이야기는 6 편에서 계속하겠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