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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쓴 이(By): hjchoi (최 항준)
날 짜 (Date): 1994년07월31일(일) 01시48분17초 KDT
제 목(Title): re] 사람을 많이 죽이고 싶다.


사람이 술에 취하게 되면 통상적으로 다음과 같이 네가지 유형의 
반응을 나타낸다 합니다.

1. 말이 많아지는 수다파
   
평소에 별로 말이 없고 무뚝뚝하던 사람도 술을 먹게 되면  유창
한 언변을 구사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평소에 자신의 주관은 뚜렷히 있지만 숫기가 없어서 밖으로 표현
하지 못하다가 술기운을 빌려 자신의 평소 생각을 털어놓는 경우
가 많습니다. 

2. 장소에 상관 없이 잠을 청하는 잠보파

이런 사람들은 술에 취하게 되면 장소에 상관없이 머리만 고정시
킬 수 있는 자리라면 어디에서든지 잠을 청합니다. 술먹던  자리
에서 테이블에 머리를 누이고 잠을 청하는 것은 그래도 양반이고 
심지어는 차들이 씽씽~ 달리는 아스팔트나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
다가 화장실 바닥에서 잠을 청하기도 합니다. 

3. 별 시덥지 않은 이유에 눈물을 글썽이는 청순가련파

평소에 아주 강인해 보이던 사람이 술에 취하면 뜻밖에도 자신의 
주위에 일어난 사소한 일에도 한탄하며 눈물을 글썽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눈물만 글썽이면 양반에 속하고 엉엉~  소리내어 
테이블을 치며 대성통곡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실제  마음은 
아주 여리지만 다른 사람에게 얕잡혀 보이지 않기 위해서 의식적
으로 강인한 척 하던 사람들이 술 기운에 사로잡히면 이런  반응
을 보이곤 합니다.

4. 이사람 저사람에게 시비를 거는 과격파

사회에서 가장 문제시 되는 유형이죠. 이런 유형의 사람들  때문
에 애매하게도 죄없는 술이 함께 엮어져서 사람들로부터  지탄을 
받는 대상이 되곤 하죠. 옆에서 술마시는 사람이 괜히  쳐다본다
는 이유 하나만으로 시비를 걸어 피투성이가 되도록 싸우기도 하
고, 길가다가 길에 세워져 있는 입간판을 발로 차서  쓰러뜨리기
도 하고, 공중전화박스의 유리를 깨부시면서 자신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반사회적인 유형입니다. 이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술을 마시게 되면 세상이 돈짝만하게 보여서 그런다고들 하
더군요. 이런 사람들이 경찰서나 파출소 같은 곳에 끌려가서  술
이 깬 다음에 그 행동에 대한 제제를 받게 되면 내ⅸ는 스토리는 
대개 뻔합니다. 

        "술 때문에 그랬다." 

        "술이 내 이성을 마비시켰다."

술이 물론 중추신경을 마취시키는 효과가 있어서 신경계의  반응
을 느리게 하고 중간에 마비시켜 의지대로 몸이  콘트롤  안되게 
하고 실수를 유발시키는 역할을 하긴 하지만 결코 원래 없는  것
을 새로이 창출해 내지는 않습니다.
즉, 위와 같은 행동들은 그들의 잠재의식 속에 누적되어 있던 스
트레스들이 술로 인해 폭력성이라는 형태로 왜곡되어 표출된  것
이죠.
이런 사람들은 사회적으로 널리 인정받는 스트레스 해소의  수단
에 전혀 익숙하지 않습니다. 즉, 운동이나 창작과  같은  건전한 
방향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통해 스트레스 해소를 하지 못하고 계
속 생기는 대로 마음속에 담아두었다가 계속 누적된 것이 술이라
는 촉매제를 통해 한꺼번에 폭발해 나오는 것입니다.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서...

앞 부분에 술을 마시고 사람을 많이 죽이고 싶다고 말하시는  분
도 앞에서 말한 것중에 4번째 유형과 같은 맥락이 아닐까 생각됩
니다.

몇년전에 자기 혼자 죽기는 억울하다는 생각하에 자동차를  몰고 
여의도 광장을 질주하여 수십명의 인명을 해친 것을 신문에서 보
셨는지요? 그리고, 그의 종말이 어떠했는지도 아시는지요?
 
어차피 인간이란 사회적인 동물이고, 사회에서 어울려  살아나가
야만 하는 운명을 짊어지고 태어났습니다. 한순간의 객기로 앞길
이 구만리같은 인생을 그르치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다른 많은 사람들이 즐겨 사용하는 스트레스 해소법 중에 자신에
게 알맞는 것을 찾아서 한번 애용해 보심이 어떨지요?

만약, 그래도 사람을 많이 죽이고 싶으시다면 전쟁터에 돈을  받
고 대신 나가 싸우는 '용병'이라는 직업을 선택하시는 것도 좋을 
듯 싶습니다. 별로 편한 직업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유없이  사람
을 죽이는 것에 대해서 어떤 제제를 받지는 않는 좋은  직업입니
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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