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eXpression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목록][이 전][다 음]
[ freeeXpression ] in KIDS
글 쓴 이(By): zeo (ZeoDtr)
날 짜 (Date): 2002년 4월 29일 월요일 오후 12시 12분 39초
제 목(Title): 2002.4.27(토) 11:30 PM 신도림역 풍경 


2호선에서 내리니 뻘건 티를 입은 사람들이 모여 있더군.
그때서야 그날 인천에서 중국과 축구 경기가 있었다는 걸 알았다.

직통 타는 플랫폼으로 올라왔다.

뒤쪽, 그러니까 서울에 가까운 쪽으로 주욱 - 걸어가는데, 바닥에 여자 구두가 
있더군. 그 왼쪽에는... 토사물. 그리고 왼쪽에는... 자판기. 거기에 기대어 서 
있는 여자. 그곳에 토사물 진원지인 듯. 구두는 그 여자가 벗어놓은 것 같았다. 
스타킹 바람으로 토사물 위에 서 있었으니. 자판기에 기대서 토한 듯. 그리고, 
그 여자를 꼭 껴안고 있는 남자. 역시 토사물 위에 서 있었지만, 이쪽은 신발을 
신고 있었다.

나야 땅을 보고 걸으니 괜찮지만, 다른 사람들은 자판기와 여자 구두 사이를 
아무 생각 없이 걸어 지나가다 - 물론 서로 껴안고 있는 남녀에 한눈을 
팔았겠지 - 자신이 토사물을 밟았다는 걸 뒤늦게 알고 꿈틀.

토사물 남녀로부터 상당히 떨어진 곳에 서 있는데, 나한테서 전철 문으로 한 칸 
떨어진 곳에 선 여자는 토사물 남녀 모습을 핸드폰을 통해 누군가에게 
중계하더군. "글쎄~ 여자가 막 토해 놨는데... 신발도 벗구... 근데 남자가..."

부천행 마지막 직통 열차가 도착, 탔다.
토사물 커플이 궁금해서 움직이는 열차 창 밖으로 내다 봤더니, 그제서야 
남자가 여자를 업으려고 애를 쓰고 있더라. 막차를 놓쳤는데 어떻게 하려구... 
아직 일반 열차는 남아 있으려나? 아니면 그냥 둘이서...

청춘!


ZZZZZ             "Why are they trying to kill me?"
  zZ  eeee  ooo   "Because they don't know you are already dead."
 zZ   Eeee O  O
ZZZZZ Eeee OOO        - Devil Doll, 'The Girl Who Was...Death'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 목록][이 전][다 음]
키 즈 는 열 린 사 람 들 의 모 임 입 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