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freeeXpression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exit) <cassandra-as87.l> 날 짜 (Date): 2002년 4월 1일 월요일 오전 08시 38분 20초 제 목(Title): 코 수술 가비지에 갔더니 성형수술에 관한 야그가 있어서 아는 사람들이 몇몇 생각이 났다. ---- A 온냐는 상당히 낙천적이면서도 솔직하고 정이 참 많다. 몇일 전에는 119 소방차가 지나가는 것을 보고 혼자 애가타서 눈물이 나더라고 했다. A는 코에 관한 컴플렉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정말 코만 뚫어져라 쳐다보면 그리 잘생긴 코는 아니다. 코가 낮고 약간 들창코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동그란 얼굴에 크고 서글서글한 눈에 상당히 귀여운 얼굴이다. 하지만 본인이 거울을 보면 코만 보이나 보다. 아니면 다른 사람들 한테서 코 때문에 서운한 말을 들었다거나. A 온냐가 코를 수술하는 걸 심각하게 고민한 적이 있었다. 그때 주위 사람들이 그 온냐에게 해 준 말은, "네 얼굴을 보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게 네 눈이야. 네 눈이 얼마나 예쁜데 그래." 이 말 때문에 그랬는지 A 온냐는 코 수술을 하지 않고도 지금 잘 살고 있다. 아마도 A가 얌체같은 짓을 많이 하는 사람이었다면, 내 눈에는 A의 코만 보였을 것 같다. ---- B 아저씨는 차분하고 부드러운 성격에 탈렌트 유인촌을 닮은 미남이었다. 어느날 교통사고를 당하는 바람에 코를 다치게 되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수술을 하게 되었는데, 수술을 한 후의 모습은 수술 전과 상당히 달랐다. 코만 수술을 했는데도 사람의 분위기가 그렇게 바뀔 수 있다는 걸 그때 알게 되었다. 수술 후의 모습은 약간 이국적인 분위기가 나는 것이, 객관적으로 보면 수술 전 보다 훨씬 더 미남형이었다. 하지만 얼굴에서 수술전의 부드럽고 온화한 분위기를 찾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 아저씨를 대할 때 마다 한동안 어색해 했었다. 하지만 어색해 하기도 잠시뿐, 얼굴은 조금 변했어도 사람의 마음은 변하지 않아서 그랬는지 그 아저씨는 유인촌 닮은 부드러운 남자로 돌아왔다. ---- C는 봄을 많이 타는 낙천적면서도 차분한 성격의 아가씨였다. 공부도 잘하고, 얼굴은 그냥 못생겼다는 소리를 듣지 않을 정도였고, 외모에도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고 사는 것 같았다. 어느날 겨울방학 때 일이었다. 길에서 우연히 마주친 C는 코에 반창고를 붙이고 있었다. "어? 너 무슨일 있었냐? 다쳤어?" "응... 문을 닫다가 코를 부딪혔어..." "엉... 쯧쯧.. 조심하지 그랬어!!" 개학 후 친구들이 네 코가 좀 달라졌다고 집요하게 추궁한 끝에 C는 코 성형수술을 받았다고 털어놓게 되었다. 그 후로 C를 볼 때 마다 코를 유심히 보게 되는데, 어떨 때는 코 주위가 푸르스름해 보일 때도 있다. 하지만 코 색깔이 어떻든 C는 여전히 봄을 많이 타는 낙천적인 아가씨다. ---- 좀더 예뻐지기 위해서 성형수술을 하는 사람들한테 뭐라고 그럴 생각은 없다. 하지만 수술 후에 예뻐진 얼굴로 정말 행복하기만 할까 궁금해 지기도 한다. 주위 사람들이 성형수술 이야기를 하면 괜히 듣기 싫고 민망한 기분이 들 수도 있겠고... 아뭏든 다 자신이 알아서 결정할 문제겠지만, 누구누구는 폭탄이다 이따위 소리하면서 이쁜 거 밝히는 사람들을 대할 때 마다 소크라테스의 말이 생각난다. 알라 네 꼬라지. |